▲ 박현종 bhc그룹 회장. 출처= bhc

[이코노믹리뷰=최동훈 기자] bhc가 전문경영인에서 오너로 취임한 박현종 회장의 책임경영 기조에 힘입어 실적 상승가도를 달리고 있다. 치킨업계 경쟁사들이 잇따른 최고경영자(CEO) 리스크로 곤욕을 치르는 가운데 bhc 행보가 돋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시장 관심이 모이고 있다.

bhc, 올해 1분기 가맹점 평균 매출 대폭 증가…업계 “괄목할만한 수치”

28일 bhc에 따르면 전국 가맹점의 올해 1분기 평균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32% 증가했다. 월별 상승폭은 1월 31%, 2월 25%, 3월 38%로 집계됐다.

치킨업종 관행에 따라 월별 세부 매출액을 밝히지 않고 있는데다 비상장사라 분기 실적을 발표할 의무가 없어 세부 매출액은 확인되지 않는 상황이다. 다만 1분기가 통상 치킨 시장에서 비수기인 점을 감안하면 이번 상승세는 괄목할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bhc는 매출을 끌어올릴 수 있었던 요인으로 박 회장이 실천해오고 있는 신제품 적극 출시 전략과 상생경영을 꼽는다. 이번 1분기에 기존 사이드 메뉴 4종을 리뉴얼해 내놓고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소떡 강정치킨’을 출시했다. 이 같은 사이드 메뉴는 성인 뿐 아니라 어린이 고객층의 입맛까지 사로잡으며 호실적을 거둘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난 2월 사이드 메뉴의 월 매출액은 작년 2월 대비 350%나 증가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박 회장이 지난해 11월 2일 bhc그룹 오너로 부임한 뒤 경영 안정화에 주력한 점도 성과 창출에 기여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박 회장은 경영자매수방식(MBO)으로 bhc를 인수해 회사 구성원들이 느낄 수 있는 고용불안을 불식시켰다. 기업이 MBO로 인수될 경우 기존 경영체제가 유지되고 전 직원의 고용승계가 이뤄진다. 구성원들은 회사 대표 변경 외엔 기존에 하던 일을 그대로 수행하고 구조조정을 걱정하지 않게 됐다. 이 상황이 임직원들이 각자 업무에 몰입하고 성과를 낼 수 있는 기반으로 작용했다는 관측이다.

또 가맹본부와 가맹점들이 각각 본연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 것이 시너지를 만들어낸 것으로 나타났다. 본부는 신메뉴 마케팅을 실시하는 등 역할을 하고 가맹점들은 조리, 위생, 영업시간 등 영업 규칙을 준수하며 경쟁력을 확보해오고 있다.

가맹본부가 올해 들어 가맹점 관리를 더욱 철저히 함에 따라 점주들이 매뉴얼을 준수하는 점은 서비스 수준의 강화를 이끌어낸 주 요소로 꼽힌다. 본부는 지난 1월 품질관리부서 ‘QCS’의 인력을 확대한 뒤 각 매장에 불시 파견해 운영실태를 파악하도록 했다.

파견된 CS직원이 매뉴얼 위반 사항을 적발할 경우 1차 경고 및 벌금, 2차 벌금 및 영업정지, 3차 폐점 조치 등을 실시하는 삼진아웃제가 운영되고 있다. 이는 기존에도 존재한 내부 정책이었지만 그간 덜 활성화했고 위반 사항에 대한 묵인이 이뤄지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장 관리가 엄격히 이뤄짐에 따라 점주와 직원들 사이에 경각심이 생기고 운영 기본을 잘 지키는 분위기가 정착된 것으로 나타났다.

본부는 처벌 제도만 주로 이용하지 않고 고객 불만을 수렴할 수 있는 콜센터를 더욱 활성화시켜 확보한 고객 니즈를 서비스나 상품에 반영해 가맹점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그동안 고객들 사이에서는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불만이 생겨도 가맹점에 호소할 뿐 본사와의 소통이 잘 이뤄지지 않는 볼멘소리가 나왔다.

본부는 이뿐 아니라 각 지역별 가맹점주들과 간담회를 지속적으로 실시해 본사 방침을 공유하고 가맹점의 목소리를 청취하는 등 소통하는 시간을 가지고 있다. 매장 일선에서는 본사가 이번 해 들어선 후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점에 만족감을 나타내고 있다.

수도권에서 bhc 가맹점을 운영하는 점주 A씨는 “우리 매장을 맡은 슈퍼바이저의 경우 매일 다른 내용의 문자메시지로 매뉴얼 준수를 독려하고 공지사항을 전달하는 등 업무를 하고 있다”며 “본사가 과거와 달리 철저하게 관리하는 행보를 보이는 점에 우리 같은 점주나 직원들도 이에 감응해 긴장감을 갖고 기본적인 부분들을 잘 지키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본사가 확실히 올해 들어 과거보다 더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것은 모든 매장 점주들에게 동기부여가 되고 있을 것”이라며 “본사가 정한 매뉴얼을 잘 준수하는 등 기본에 충실하고 본부와 가맹점이 윈윈할 경우 실적 향상이 가능함을 이번에 증명한 점도 현장 일선에 긍정적인 자극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bhc도 그간 가맹업계에서 경쟁 우위를 점하기 위해 필요한 기본 역할을 수행하는데 있어 다소 융통성을 발휘해왔음을 시인했다. 하지만 최고경영진이 최근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업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기본에 충실해야한다는 의식을 공유하는데 주력함에 따라 변화가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bhc 관계자는 “그간 본부와 가맹점 각각의 고유 역할을 수행하는데 있어 다소 유한 방침을 적용하다보니 일부 가맹점의 영업에 차질이 생기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했었다”며 “이젠 기본을 지키는 게 소비자 신뢰와 직결된다는 점을 인식하고 실천에 나선 상태”라고 말했다.

bhc를 둘러싸고 최근 수년간 이어온 제소건 등 법적 분쟁에서 잇따라 승소한 점이 이번 성장세에 간접적으로 기여했다는 의견도 나온다.

bhc는 2013년부터 모회사격인 제너시스비비큐와 3000억원 규모에 달하는 소송을 이어오며 대부분 승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현재 기준 국제상공회의소 중재 판정 취소 청구 소송, 물품대금 청구소송, 영업비밀 침해 등 민사소송 8건을 진행하고 있다. bhc는 작년 11월까지 8건 가운데 4건에서 일부 또는 전부 승소했다. 양측 분쟁이 아직 진행되고 있지만 연이은 승소로 bhc 경영상 하자 의혹이 해소된 점이 실적 상승세에 간접적으로 일조한다는 관측이다.

영업이익 감소세, 일부 점주와의 마찰 등 과제 남아

bhc 성장에 유리한 여건이 조성되고 있지만 박 회장이 풀어야할 숙제는 여전히 존재한다.

당장 매출액이 꾸준히 상승세에 접어드는지는 1분기 실적만으로는 섣불리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더해 영업이익이 2016년 704억원을 기록한 이후 매년 하락세를 나타내는 등 수익성이 악화하는 점도 해소해야 할 부분이다.

일부 가맹점주들과 마찰을 계속 빚고 있는 점도 bhc 성장을 저해할 만한 요소로 꼽힌다.

bhc는 지난달 10일 서울 송파구 bhc 본사 교육장에서 bhc가맹점협의회와 ‘상생협약 발대식’을 진행했다. 이 협의회는 가맹점주들이 모인 협의회로서 대표성을 인정받을 수 있는 근거자료를 사측에 제출해 수용됨에 따라 이번 협약을 맺었다. 다만 진정호 회장, 안동철 총무 등 일부 점주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기존 bhc가맹점협의회’가 사측의 가맹사업법 위반 의혹 등을 제기하며 마찰이 빚어지고 있다. 이들은 지난달 9일 점포환경개선 강요, 신선육 구매 강제 등 5가지 혐의를 사측에 두고 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앞서 이 가운데 일부 혐의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나 법원에 제소했다.

공정위와 법원은 기존 협의회의 제소 건에 대해 bhc 사측에 각각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기존 협의회는 그럼에도 결과를 인정하지 않고 본부와 부딪치고 있다. 이 협의회가 기자회견을 여는 등 공개적인 활동으로 bhc와 부딪히는 점은 소비자의 불안정한 브랜드 인식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가맹업계 관계자는 “bhc는 최근 트렌디한 신메뉴를 적극 개발해 많은 고객층을 확보함으로써 수익을 안정적으로 만들고 있다”며 “수익성 저하, 가맹점주 갈등 같은 요소들은 1분기 상승세로 미뤄볼 때 당장 위협적이라 볼수 없지만 중장기적 발전을 위해선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bhc는 수익성 악화나 점주 갈등 같은 요소에 대해 의연히 대처해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1분기 호실적으로 실적 상승세를 이어갈 자신감을 얻은 만큼 시장 입지 확대를 위한 전략을 펼쳐나갈 방침이다.

bhc 관계자는 “인건비 상승, 소비심리 위축 등 조건으로 최근 업황이 녹록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bhc는 실적에 있어 나름 선방하고 있다”며 “모든 가맹점을 대상으로 간담회를 여는 등 소통에 주력하고 상생을 실천함으로써 본사 실적을 향상시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