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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z인사이드] '조커는 배터리', SK이노베이션 '독한 혁신' 선언 왜김준 SK이노 사장 "24시간 배터리 생각"

[이코노믹리뷰=김태호 기자]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사업을 앞세워 ‘독한 혁신’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생존이 아닌 성장을 추구하며 세계 유망 시장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포부다.

27일 SK이노베이션이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출입기자 간담회를 열고 ‘행복한 미래를 위한 독한 혁신’이라는 제목의 성장전략을 발표했다.

이날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 사장은 “2017년부터 추진해 온 딥체인지2.0 경영을 통해 신규 성장 사업과 기존 사업 모두 글로벌 경쟁력이 강화되었다”면서 “하지만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고 강조하며 ‘독한 혁신’의 필요성을 재차 이야기했다.

   
▲ 27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SK이노베이션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 사장이 성장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

독한 혁신이란 간단히 말해 ‘잘하는 것은 더 잘할 것’, 그리고 ‘안하던 것은 새롭게 잘할 것’이라는 경영방식을 의미한다.

정유사업 등 기존 사업을 지속하면서 배터리 등 유망 사업의 비중을 높여 세계 시장 주도권을 쥐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실제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소재∙화학 등 성장 사업의 자산 비중을 현재 30%에서 오는 2025년까지 60%로 키울 목표를 지니고 있다. 이를 통해 기업가치도 50조원으로 늘릴 계획이다.

김준 사장은 이를 두고 ‘알래스카에서 아프리카로의 이동’이라고 비유를 덧대 설명한다.

알래스카는 이른바 ‘생존 경영’으로 정유사업 중심의 경영을 의미한다. 유가 변동 등 시황 의존도가 크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 셰일오일이 예상보다도 빠르게 발전해 이미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잡고 있으므로, 시황 의존도는 더욱 커지고 있는 상태다.

반면, 아프리카는 ‘성장 경영’으로 배터리, 소재, 화학부문에 주력하는 것을 의미한다. ‘약육강식’ 세계에서 살아남을 수만 있다면 드넓은 초원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성장을 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은 이날 열린 간담회에서 “24시간 배터리 생각 뿐”이라며 해당 사업에 대한 관심을 가감없이 드러냈다.

◆ 독한 혁신의 중심, ‘배터리/소재’ 사업

SK이노베이션은 현재 연간 약 5GWh의 배터리 생산규모를 오는 2025년까지 100GWh로 키워나갈 방침이다. 이를 통해 배터리 수주잔고도 현재 430GWh수준에서 오는 2025년까지 700GWh로 확대할 방침이다.

SK이노베이션은 ‘선 수주, 후 착공’이라는 기조를 이어오고 있는 만큼, 수주가 지속될수록 생산능력은 자연스럽게 늘어나게 돼있다. 또한 폭스바겐 등 중대형 배터리 수요처들이 중점적으로 고려하는 것은 공급 안정성이므로, 이 같은 생산능력이 지속 유지된다면 수주 재계약이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사업 확장을 위해 ‘기술력’을 강조한다. 현재 SK이노베이션 외에도 많은 사업자들이 배터리 기술력 확보에 집중하고 있는 상태다.

그만큼 잡음도 발생하고 있다. 실제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에 대해 배터리 기술 침해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자사 인력을 스카우트하면서 영업비밀을 유출했다는 이유에서다. 기술력이 배터리 시장의 화두라는 것을 반증하는 셈이다.

   
▲ 최태원 SK회장(오른쪽에서 2번째)이 SK이노베이션 배터리 공장을 방문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기술력에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현재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양극재 핵심 기술인 「NCM 9½½」를 빠르면 오는 2021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할 방침이다.

해당 기술은 니켈(N)-코발트(C)-망간(M)을 각각 9:0.5:0.5로 조합한 것으로 에너지 밀도가 높아 긴 주행시간을 보장할 수 있다. 통상 1회 충전에 500km 이상을 달릴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소재 사업도 확대한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4월 SK아이테크놀로지를 출범시켰다. 배터리 분리막(LiBS) 사업 생산공장은 아직 한국에만 있지만, 현재 중국과 폴란드에 공장을 추가 건설 중이며 미국 공장 건설 등도 검토하고 있는 단계다.

SK이노베이션은 오는 2025년까지 연 25억m2 이상의 배터리 분리막 생산 능력을 확보해 시장 점유율 30%를 달성할 방침이다.

이 외에도 조기 시장 진입에 성공한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FCW(Flexible Cover Window) 공급도 늘려나갈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 측은 향후 해당 필름 상용화가 이뤄지면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폴더블폰 필름 결함 문제 등은 극복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폴더블폰 중심의 스마트폰 시장에서 경쟁력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노재석 SK아이테크놀로지 사장은 “현재 대두되고 있는 폴더블폰 문제는 필름보다는 설계적 결함이 더 크다”라며 “당사가 완제품을 제작하는 회사는 아니라 단정지을 수 없지만 그래도 문제된 제품과 우리 제품은 달라 이번에 언급된 결함은 생기지 않을 것으로 본다”라고 밝혔다.

이 외에도 SK이노베이션은 FCW의 자동차 디스플레이 등 관련 제품을 출시할 계획도 갖고 있다.

김준 SK 이노베이션 사장은 “자동차 디스플레이에서의 폴더블 디스플레이 적용이 점차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라며 “어플리케이션 확대가 커다란 숙제”라고 밝혔다.

◆  배터리 사업 확대를 통한 ‘밸류체인’ 형성

SK이노베이션은 기술력을 토대로 하여 배터리·소재 사업을 확장하고 나아가 수직계열화를 이뤄내며 전방위적 밸류체인을 형성할 방침이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은 밸류체인의 주축 중 하나로 바스(Baas, Battery as a Service)를 이야기한다.

바스는 배터리와 연계된 새로운 서비스를 창출하는 전략으로 여기에는 5R, 즉 수리(Repair), 임대(Rental), 재충전(Recharge), 재사용(Reuse), 재활용(Recycling)이 포함된다.

이를테면 앞으로 전기차 보급률이 늘어나 각국이 관련 보조금을 축소할 경우, 관련 시장은 일시적으로 위축될 수 있다. 실제 중국은 오는 2020년부터 전기차 보조금 제도를 점진적으로 폐지하겠다는 의견을 밝힌 상태다.

이 경우 전기차 배터리를 임대방식으로 도입하면 공급가격을 낮출 수 있고, 이를 통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어 관련 시장도 자연스럽게 주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배터리를 리스나 렌탈로 보급하면 재사용도 원활히 도모해 단가를 더욱 낮출 수도 있다.

배터리의 경우 통상 8년 정도 이용하면 성능의 70%만 남게 되므로 이를 다시 사용할 수 있다. 재사용을 추진할 경우 제품 회수가 큰 문제 중 하나인데, 리스 사업을 할 경우 소유권은 소비자가 아닌 리스업체가 지니게 되므로 회수가 원활할 수 있다.

즉, 배터리 전반을 관리하게 되면 전기차 생태계 주도권을 쥘 수 있다는 전망이다.

특히 자율주행 기술과 맞물리면 전기차 생태계는 더욱 빠르게 넓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자율주행이 본격 도입되면 운전이 필요없게 되고, 이는 자동차 운행시간은 물론 자동차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게 되기 때문이다.

   
▲ SK이노베이션 증평공장 전경. 사진=SK이노베이션

나아가 배터리 밸류체인이 형성되면,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과도 연계할 수 있게 된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은 산업용, 주거용 등 세분화된 시장 특성에 맞춰 ESS를 개발하고, 전기차 외에 항공, 해양 등 다양한 분야로도 넓힐 예정이다.

동시에 ESS에 투입되는 소프트웨어(SW)등을 이용해 다양한 후방사업 모델도 개발할 예정이다.

이를테면 가상발전소(VPP) 모델이 있다. 가상발전소는 클라우드 방식의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각 가정마다 생산하는 태양광 에너지설비와 ESS등을 연계하는 방식이다.

간단히 말해, 각 가정의 지붕에 있는 태양광 시설로 생산하는 에너지를 한 곳에 모아 필요한 곳에 적절히 배분하므로 신재생에너지의 최대 약점인 공급불안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된다. 태양광의 경우, 구름이 낀 날에는 발전량이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김준 사장은 “배터리와 관련된 밸류체인은 서비스 개념까지 확장해서 포함할 것”이라며 “모빌리티와 관련된 플레이어들과 지속적으로 접촉해 바스 개념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라고 밝혔다.

   
▲ 27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SK이노베이션 출입기자 간담회 질의응답 자리에서 김준 SK이노베이션 관련 질문에 대답을 하고 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김태호 기자

◆ 친환경, 이제는 선택 아닌 필수

이같은 배터리 사업 본격 확장에 대해 SK이노베이션은 선택 아닌 필수라고 설명한다. 친환경 사업에 상당한 비용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자사의 환경 영역 사회적가치(SV) 부정효과는 무려 1조4000억원에 이른다.

이를 두고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은 아프리카에 ‘오아시스’를 파는 일이라고 비유적으로 설명한다. 친환경 사업을 통해 경쟁 속에서 자신만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생태계 전체가 공존할 수 있는 방안을 고심하겠다는 의미다.

실제 SK이노베이션은 이번 성장전략에 ‘그린 이니셔티브(Green Initiative)를 추가했다. 이로써 SK이노베이션의 3대 성장전략은 ’글로벌-기술(Tech)-친환경‘이 됐다.

김준 사장은 “환경 마이너스 사업의 부정효과가 크지만 그렇다고 관련 사업을 안 할 수는 없으므로 부정효과를 상쇄할 포트폴리오가 필요하다”라며 “마이너스 SV(사회적가치)를 SK이노베이션의 독한 혁신 모멘텀으로 활용하는 역발상 전략으로 EV(경제적가치)와 SV의 DBL(Double Bottom Line) 경영을 강력하게 실천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 화학사업 키워드는 ‘기술력’과 ‘협력’

화학사업의 경우 기술력을 토대로 신규 주력사업을 설정하고, 기존 사업에 대해서는 세계 유수 기업과 협력해 성장을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신규 주력사업 분야로는 우선 패키징(Packaging) 분야가 있다. 인수합병(M&A)를 통해 고부가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보할 방침이다. SK이노베이션은 이미 글로벌 화학기업 다우로부터 핵심소재 EAA/PVDC 사업부 등을 인수한 바 있다.

오토모티브(Automotive) 사업도 주력 사업 중 하나다. 화학소재 제품을 통해 전기자동차 확산과 경량화 추세를 주도하며 관련 제품 이익 비중을 현재 4%에서 오는 2025년까지 19%로 늘릴 계획이다. 오토모티브 사업에서도 필요하다면 M&A가 이뤄질 방침이다.

중한석화 같은 글로벌 파트너링을 확대할 방침이다. 중한석화는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 SK종합화학과 중국 최대 석유기업 시노펙(Sinopec)이 합작해 설립한 회사로 지분의 35%는 SK종합화학이, 나머지 65%는 시노펙이 지니고 있다.

두 회사는 에틸렌, 프로필렌 계열 제품 생산량을 약 40% 늘리기 위해 총 3조3000억원의 금액을 투자할 방침이다.

또한 폐플라스틱 문제해결을 위해 글로벌 업체와 협업해 친환경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계획도 있다.

당장 플라스틱을 대체하기는 어렵지만, 대신 기술력 발전을 통해 총 사용량을 줄이면서도 기존과 같은 강도의 제품을 만드는 등의 방법으로 점진적인 대응을 이어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글로벌 이익 비중도 현재 24%에서 오는 25년까지 61%로 키운다는 전략이다.

   
▲ SK인천석유화학 전경. 사진=SK인천석유화학

◆ 주유소 공유 인프라 化, 기술력 앞세운 자원개발 추진

현재 주력 사업인 정유, 윤활유 사업에서도 지속 성장을 도모할 방침이다. 해당 사업은 현재 SK이노베이션 전체 계열사를 견인하고 있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우선 석유사업 부문에서는 기술과 친환경 중심의 전략을 병행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높은 성장률이 전망되는 베트남, 미얀마, 필리핀 등 동남아 지역을 중심으로 석유제품 아울렛(Outlet)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현재 SK이노베이션은 지분투자, 파트너링 체결, 조인트벤처(JV) 설립 등 다양한 방법으로 관련 사업을 추진해 나가고 있다.

더불어 SK에너지의 핵심 자산인 주유소를 공유인프라로 삼는 플랫폼 사업에도 주력할 방침이다.

주유소는 자동차가 지나가는 길의 곳곳에 있으며,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모이는 공간인 만큼 신사업 발전을 도모하기 좋은 공간이다. 현재 SK에너지는 주유소를 택배 집하시설로 이용할 방침이며, 우정사업본부와도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우체국도 들일 방침이다.

동시에 시황예측 강화 및 이를 기반으로 한 운영 및 트레이딩 최적화, 친환경 제품 공급 확대도 지속해 나갈 방침이다.

   
▲ 우체국과 주유소가 결합한 복합 네트워크 건물 개념도. 사진=SK에너지

윤활유사업의 경우 전기차용 윤활유 등 차세대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전기차용 윤활유의 경우 이미 공급이 시작됐다.

하이엔드 제품도 지속 개발해 고급 윤활기유인 그룹III 기유 시장의 세계 1위 지위를 지켜나갈 방침이다.

이를 위해 SK이노베이션은 렙솔, 페르타미나, JXTG 등과 진행중인 글로벌 파트너링을 다른 메이저 업체와도 확대할 예정이다.

석유개발사업(E&P)은 중국, 베트남과 셰일오일의 기반지인 미국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시켜 나갈 예정이다.

여기에서도 기술은 화두다. 단순 지분투자 방식이 아닌, 전략 지역 중심으로 직접 탐사/개발을 해서 자원개발의 성공확률을 높여나갈 방침이다.

실제 SK이노베이션은 지진파를 이용해 지하구조를 이미지화 하는 3D Seismic 기술 등을 통해 올해 5월 베트남 남동부 광구에서 오일층을 찾아낸 바 있다.

한편,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 사장을 비롯해 조경목 SK에너지 사장, 나경수 SK종합화학 사장, 지동섭 SK루브리컨츠 사장, 최남규 SK인천석유화학 사장, 서석원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사장, 노재석 SK 아이이테크놀로지 사장과 윤예선 배터리 사업 대표 등 관련 임원 등 20여명이 참석했다.

김태호 기자  |  teo@econovill.com  |  승인 2019.05.27  18: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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