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다른 것을 다 떠나서 문재인 정부에 대한 평가에 부정적인 의견이 가장 많은 부분은 바로 ‘경제’분야다. 그도 그럴 것이 2019년 1분기에 정부가 한국은행으로부터 받아든 경제 성적표는 실망스럽기 그지없었다. 

그 내용을 대략적으로 정리해보면 2019년 1·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직전 분기 대비 0.3% 감소, GDP 2013년 1분기 이후 ‘최저’이자 2008년 이후 10년 3개월 만에 ‘최저’, 건설투자 직전 분기 대비 0.1% 감소, 설비투자 기계류(반도체 제조용 장비 등)·운송장비 투자 모두 같은 기간 10.8% 감소 등이 있었다. 여기에 국민들의 소비 의지를 나타내는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해 8월부터 올해 1월까지 기준점인 100이하에 머무르다가 2월이 돼서야 100이 됐다. 

그런가 하면 OECD는 2019년 한국 경제성장률을 2.4%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해 11월의 2.8% 그리고 지난 3월에 2.6%로 예상치를 낮춘 이후 약 두 달 만의 하향 조정 예상이다. 여기에 OECD는 2020년의 경제성장률도 현재의 2.6%에서 2.5%로 하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사실 경제지표라는 것이 어느 정도는 해석하는 관점에 따라 긍정과 부정이 바뀔 수도 있기 때문에 이번 정부가 'A부터 Z까지' 모든 것을 잘못했다고 할 수는 없다. 일련의 지표에는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한 불가항력의 대외 변수들도 반영이 됐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백번 양보해서 너그러운 관점으로 해석해도 이번 정부가 주도한 경제정책이 낳은 결과는 잘 된 것보다는 그렇지 않은 부분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어떤 일에서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그것을 지적한 이들의 말을 들어보고 고쳐야 할 것을 고쳐야 한다. 이것은 옳고 그름이 아닌 상식의 문제다. 그런 맥락으로 현 정권은, 아니 더 정확하게 말해 문재인 대통령은 현재 경제 정책에 부정적인 평가를 내놓는 의견들을 잘 들을 필요가 있다.

작게는 이 나라의 경제를 진정으로 우려하는 경제 전문가들의 의견 혹은 필요하다면 경쟁 정당(물론, 맹목적인 비난 성향이 강하지만)의 분석이라도 잘 듣고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결코 달갑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당장 나라의 경제가 위기에 처한 마당에 지금의 무엇인가가 잘못됐다는 이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타당한 부분이 있으면 그를 반영해 고쳐나가야 하는 것이 상식에 의거한 판단이 아닐까 한다.    

즉 정부와 대통령이 해야 할 것은 ‘뭐가 깨져도 뭐’라는 식으로 감싸는 ‘팬덤’들의 말을 듣고 좋아라 할 것이 아니라 정부의 경제 정책을 비난하는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근거를 연구하는 것이다. 이러한 의견들을 정치적 공격으로 간주하고 귀를 닫는다면, 대통령이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이 나라 경제는 바닥 밑 지하로 추락할 것이 뻔하다. 

가뜩이나 미국과 중국 간의 대결구도 심화 등 대외적인 요건이 우리나라 경제에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는 요즘이다. 정당 논리를 떠난 냉정한 현실 파악과 경제 분석으로 어려움을 헤쳐 나가는 것이 우선돼야 할 시기다. 그래서 대통령은 듣고, 알아야 한다. 정부에 대한 비난과 그 이유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