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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창업’에 불나방처럼 뛰어든 소상공인 눈물…방안 없나가맹업계 “현행 제도 개선, 예비 창업자 사전 준비” 한 목소리
   
▲ 지난 3월 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프랜차이스 서울’ 박람회의 관람객들이 한 부스를 살펴보고 있다. 출처= 뉴시스

[이코노믹리뷰=최동훈 기자] #30대 여성창업자 A씨는 작년 12월 초 지인 권유로 기존 가맹점 5개가 운영되는 카페 브랜드의 매장을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인테리어비 등 카페준비금 5000만원을 지인에게 입금했다. 인기있는 카페업종에 기존 가맹점까지 있는데다 지인이 가맹비를 받지 않겠다는 조건까지 내건 점에 혹해 창업 제안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기존 계약과는 다른 방식으로 인테리어를 구성하고 과정 상 하자도 의심돼 지인에게 해결책을 요구했다. 하지만 지인은 “친해서 최선을 다해줬는데 돌아오는 건 모욕감”이라며 가맹해지를 일방 통보했다. 그러면서도 준비금 5000만원을 돌려주기는커녕 작업 상 추가비용이 더 들었으니 1000만원을 내놓으라며 윽박질렀다. A씨는 제소할 금전적 여유도 없는 상황에서 협박까지 받아 자살 충동까지 느끼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 반짝 인기를 끄는 사업아이템을 갖고 매장 운영에 뛰어드는 ‘미투 창업’으로 피해를 보는 경우가 끊이지 않고 있다. 미투창업을 조장하는 제도의 개선을 촉구하는 동시에 사업 희망자들의 철저한 창업 사전 준비를 주문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반짝 인기 아이템에 매달려 너도나도 창업…일각 “현행 제도가 무분별한 창업 조장”

24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작년 프랜차이즈 신규 등록 및 취소 건수는 각각 1380건, 1067건으로 집계됐다. 가맹점이 하루에 3~4개씩 열렸다 닫히는 셈이다. 매장을 출점하는데 드는 비용이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까지 드는 점을 고려하면 금전적 손해 규모가 어마어마한 실정이다.

이 같은 가맹사업 관련 피해가 이어지는 이유로 짧은 기간 큰 수요가 나타나는 상품을 취급하는 매장을 무작정 개점하는 창업 행태가 지목된다.

예를 들어 대만 카스테라, 인형뽑기, 핫도그 등 품목이 미투 창업 아이템으로 최근 주목받았다. 인기가 이어지는 동안에는 매출이 반짝 상승했지만 소비자 관심이 조기에 식을 경우 창업준비금을 전부 회수하지 못한 채 매장이 망하는 경우가 속출했다.

일각에서는 현행 제도가 무분별한 창업 시도를 조장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현 가맹사업법 상 프랜차이즈 가맹점은 신고제로 돼 있어 가맹본부가 직영점을 운영하지 않아도 신고만 하면 가맹점을 내놓을 수 있다. 하지만 반짝 유행하는 아이템에 솔깃한 창업 준비자가 비슷한 아이템을 다루는 브랜드에 출점했다 상품 인기가 식으면 경영난에 접어들어 결국 폐점하기 일쑤라는 분석이다.

해외에서는 가맹점이 무분별하게 만들어졌다가 손실이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이미 마련해놓은 상태다. 중국의 경우 프랜차이즈 사업이 우리나라보다 늦게 발달했다. 하지만 가맹본부가 직영점 2곳을 2년 이상 운영한 실적을 평가한 뒤 가맹점을 낼 수 있도록 하는 등 유용한 제도를 갖추고 있다.

이상헌 한국창업경영연구소 소장은 “우리나라의 창업 행태 가운데 프랜차이즈 가맹점 사례가 27%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며 “하지만 브랜드 간 아이템 모방에 따른 매장 과포화로 창업 시장은 몸살을 앓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해외 사례처럼 우리나라도 제도적 모순을 혁신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창업자의 전문성을 높이고 시장 건전성을 높여야만 창업 시장을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강신욱 통계청장(오른쪽)이 지난 2월 15일 서울시 구로구의 한 프랜차이즈 가맹점에서 사업체조사를 실시하는 모습. 출처= 뉴시스

예비창업자도 브랜드 차별화, 시장성 검토 등 사전준비 철저히 해야

예비 창업자들이 사업 아이템의 중장기적인 시장성을 충분히 검토하거나 브랜드 차별화 전략을 구축하는 등 창업 사전 준비에 미흡한 점도 지적받고 있다.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는데 고민하기보다 눈앞에 놓인 이익에만 집중하다보니 사업 지속 가능성이 낮아진다는 관측이다.

이 같은 초보 예비 창업자의 심리를 파고들어 금전을 편취하는 사기 사건도 자주 발생한다. 일부 지자체는 가맹사업 관련 사기 피해가 이어짐에 따라 실태를 조사하고 구제책을 마련하고 나서기까지 했다. 경기도는 이달 8일까지 한달 가량 기간 동안 예비 창업자와 기존 창업자들을 대상으로 관련 피해 규모를 파악했다.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법률 상담, 분쟁조정 등 구체적인 구제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가맹업계가 활성화할 수 있도록 소규모 가맹본부에게 면제됐던 정보공개서 제출 의무를 지우게 하는 현행법 개정안 발의도 진행됐다. 이날 국회와 공정위에 따르면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모든 가맹본부가 정보공개서를 제출하고 가맹금을 반드시 예치하도록 규정하는 가맹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정보공개서는 가맹점 출점을 원하는 예비 창업자가 참고할 수 있도록 가맹금, 매출액, 최고경영자 위법 사항 등 브랜드 관련 세부 정보가 담긴 자료다. 현행법상 연매출 5000만원 미만, 가맹점 5개 미만 등 조건에 부합하는 소규모 프랜차이즈는 이 같은 의무에서 자유롭다. 이번 발의는 모든 프랜차이즈에 대한 공개를 투명하게 공개함으로써 창업 사기 등 피해를 예방하자는 취지로 진행되고 있다.

가맹업계 관계자는 “더본코리아의 백종원 대표가 최근 TV에서 강조하듯 예비 창업자는 최소 6개월에서 1년 동안은 자신이 뛰어들려는 업종의 기존 매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등 해당 사업에 대한 실질적 경험을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또 창업자 본인의 현재 자산보다 더 큰 규모의 가맹금을 내야하는 브랜드에 대출을 껴 무리하게 창업하는 것도 지양해야 한다”며 “사업에는 불특정 변수가 너무 많기 때문에 일단 시작하면 잘 되겠지라는 자세는 금물”이라고 덧붙였다.

최동훈 기자  |  cdhz@econovill.com  |  승인 2019.05.26  13: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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