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강민성 기자] 금융당국이 텔레마케팅(TM)·홈쇼핑 등 비대면 광고에 대한 심의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텔레마케팅 특화보험사인 라이나생명의 실적이 확대되고 있어 주목된다.

라이나생명은 그동안 보장성중심으로 판매를 확대해온 데다 잉여금이 자본의 대부분을 차지해 지급여력이 업계 상위권 수준으로 안착했다. 이에 따라 라이나생명이 저축성보험을 중심으로 외형을 확장시킨 생보사보다 회계기준(IFRS17)준비가 수월할 것으로 업계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23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라이나생명의 이익잉여금은 2014년부터 2018년까지 5년간 72%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기준 라이나생명의 잉여금은 1조3291억원으로 2014년 7732억원 대비 72% 늘었고 2016년부터 잉여금이 자본의 9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유보비율이 높아졌다.

▲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현재 라이나생명의 이익잉여금 규모는 국내 생보사 24곳 가운데 7번째 수준이며 잉여금이 자본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93.1%로 업계서 가장 높다. 라이나생명에 이어 신한생명의 잉여금비중이 86.3%로 높았고, 푸르덴셜생명(74.5%), 교보생명(68.6%), 메트라이프생명(63.9%)이 뒤를 이었다.

◇ 자본건전성 업계 상위권 비결은? ‘보장성상품 시장 선점효과’

라이나생명은 2004년 한국법인으로 전환한 이후 국내 보험시장에 맞는 상품을 개발하는데 주력했다. 특히 틈새시장을 선점해 상품점유율을 높여왔다. 라이나생명이 틈새시장에서 선점효과를 누린 상품은 2006년 출시한 고령층대상 간편심사 암보험과 2008년 나온 치아보험이 대표적이다.

▲ 출처=라이나생명

2000년 이후 보험산업과 금융당국은 우리나라가 고령화가 심각해질 것이라고 이미 예측했지만 고령층을 위한 상품을 개발할 수 없었는데 라이나생명이 고령층을 대상으로 간편심사보험 개발에 성공해 이후부터 영업이익이 가파르게 성장했다. 당시 주요 보험사가 해당상품을 판매할 수 없었던 이유는 가입자에 대한 데이터가 없었던 데다, 보험 계약심사의 어려움이 컸기 때문이었다.

고령자 대부분이 고혈압, 당뇨 등 유병자들이 많아 계약심사가 어려웠지만 라이나생명은 61세 고령층에 대한 언더라이팅(UW) 심사를 과감히 면제한 암보험상품을 출시했다. 당시 고령층 간편심사 암보험 상품을 승인한 금융감독원 측은 보험업계에 건강한 사람을 기준으로 한 암보험과 유병자가 가입 암보험 두 개를 같이 설명할 것을 요구했지만 텔레마케팅으로 영업을 하는 라이나생명 입장에서 전화로 두가지 상품을 소개하는데 한계가 있어 가입 대상을 61세로 한정해 판매했다.

라이나생명은 기존에 판매한 상품의 가입대상을 60세까지로 정했던 만큼 간편가입 암보험 가입대상은 61세로 구분했다. 이에 따라 전화로 간편심사 실버 암보험 상품을 설명할 때 유병자 구분없이 가입대상을 구분지어 판매할 수 있었다는게 보험업계 전문가의 설명이다.

또한 2008년 라이나생명은 틈새시장인 치아보험을 보험업계서 첫 출시해 한시적으로 독점적으로 판매할 수 있는 배타적사용권을 획득하기도 했다. 라이나생명이 치아보험을 출시할 당시에는 국내 위험률데이터가 없었기 때문에 손해율이 올라 잠시 판매를 중단하기도 했지만 이후 재정비해 다시 치아보험 판매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 TM채널 한계 우려 ‘영업다각화’로 보완…현재는 ‘GA+TM’ 투톱전략

라이나생명은 건강보험 판매 확대로 이익잉여금이 총자본 규모의 90%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등 외형성장이 지속됐지만 전화와 홈쇼핑 채널 중심으로 영업하다보니 수익 확대 제약이 존재했다.

또한 당국이 TM 등 비대면채널에 대해 불완전판매 근절강화 차원에서 광고심의도 강화된데다, 최근 보이스피싱 영향 등으로 고객들이 전화 영업에 피로도가 높아진 것도 부정적인 요소다.

이에 따라 2011년부터 라이나생명은 기존 TM채널 영업과 함께 법인보험대리점(GA) 제휴를 확대하는 중이다. 대면영업을 통해 건강특화보험 등 보장성보험을 더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한해동안 라이나생명이 대면영업으로 벌어들인 초회보험료(신계약)은 130억원에 달했다. 이외에도 방카슈랑스 전용 상품출시, 온라인 정기보험상품, 로보틱 프로세스자동화(RPA) 도입 등 영업채널을 다각화해 보장성 판매를 확대중이다. 라이나생명은 출범 초기부터 저축성보다 보장성중심으로 판매해온 영향으로 2022년으로 예정된 새 회계기준에 따른 제약도 상대적으로 적다.

라이나생명 관계자는 “현재 대리점 제휴 확대와 TM중심으로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