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정다희 기자] SK텔레콤과 서울시가 서울 시내버스·택시를 5G를 기반으로 하는 똑똑한 대중교통으로 진화시킨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이번 협력을 통해 운전자의 실수에 의한 대중교통 사고율을 낮추는 한편, 시민들의 제보에 주로 의지했던 도로 위 장애물 관리나 포트홀 등 도로 파손 보수도 실시간으로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SK텔레콤과 서울시가 ‘미래교통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HD맵 기술 개발 및 실증 협약’을 체결했다. 출처=SK텔레콤

최일규 SK텔레콤 B2B사업단장과 고홍석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23일 서울 중구 을지로 SK텔레콤 사옥에서 ‘자율주행 시대를 위한 정밀도로지도 기술 개발 및 실증 협약’을 체결했다.

양측은 서울시 시내버스·택시 1700대에 ADAS 장비에 SK텔레콤의 5G 통신장치를 적용한 5G ADAS(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s,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를 장착해, C-ITS(차세대 지능형교통시스템) 실증 사업 구간의 HD맵 실시간 업데이트 기술 개발에 협력하기로 했다. 해당 C-ITS 사업은 국토교통부의 예산을 받아 서울시가 주관하고 있다.

서울시 정보공개포털인 정보소통광장에 공개된 '서울 C-ITS 실증사업 추진' 서류에 의하면 지난해 1월부터 2020년 12월까지 서울시내 C-ITS 실증사업에 290억원 규모의 예산이 투입된다.

▲ SK텔레콤과 서울시가 23일 서울 중구 을지로 SK텔레콤 사옥에서 ‘미래교통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HD맵 기술 개발 및 실증 협약’을 체결했다. 출처=SK텔레콤

서울 시내버스·택시 1700대에 5G ADAS 장착…졸음운전방지 등 사고 예방 효과↑

올 하반기부터 5G ADAS를 장착한 버스와 택시 1700대가 자율주행 시험장이 아닌 서울 시내 일반 도로를 달리게 된다. SK텔레콤과 서울시는 우선 세종대로, 강남대로, 남산1·2호 터널, 신촌로 등 서울 주요 도로를 아우르는 C-ITS 실증구간 121.4km를 달리는 버스 1600대와 일반 택시 100대에 5G ADAS를 설치한다. 양측은 향후 ADAS 설치 규모를 5000대로 확대해, 서울 전역의 도로교통정보를 업데이트 할 예정이다.

서울시 관계자에 따르면 서울 시내버스와 법인택시의 하루 평균 운행거리는 250km 가량이다. 적용 차량이 5000대로 확대될 경우 하루 200km씩으로 잡고 계산해도 총 100만km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 도로가 총 1만km라는 사실을 고려해보면 중복되는 값을 제외하고도 5000대로 서울시 전역을 커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5G ADAS는 차선 이탈 방지 경보, 전방 추돌 방지 기능 등을 갖춰 운전자의 안전 운전을 돕는 시스템이다. SK텔레콤은 “미국연방교통안전위원회(NTBS) 분석에 의하면 ADAS를 장착한 차량의 93.7%에서 사망사고를 예방하는 효과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또한 5G ADAS를 장착한 버스는 차량-사물 간 양방향 통신(V2X, Vehicle to Everything)이 가능해, 이전보다 효율적이고 빠른 차량 운행이 기대된다. 기존 시내버스는 GPS를 활용해 위치 정보를 제공하는 수준이었지만, 5G ADAS를 장착한 버스는 차량 간 통신(V2V), 차량과 인프라 간 통신(V2I) 등 도로 위 다양한 요소들과 통신할 수 있게 된다. 이를 위해 SK텔레콤은 올 하반기까지 C-ITS 전 구간에 5G 인프라 구축을 완료할 예정이다.

▲ 양 측은 5G ADAS 장착 버스는 V2X(차량-사물 간 양방향 통신)이 가능해, 이전보다 효율적인 차량 운행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출처=SK텔레콤

ADAS로 수집한 도로교통 정보, AI로 분석하고 5G로 실시간 업데이트

양측은 1700대의 버스와 택시가 수집한 도로교통 정보를 5G·AI·클라우드·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해 초정밀 네비게이션 개발, 도로 등 교통시설물 관리 자동화 교통정보 빅데이터 분석, C-ITS 고도화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우선 표지판, 도로 표시, 공사 정보, 포트홀(pot hole) 등 총 124종으로 분류된 방대한 도로교통 정보는 5G ADAS의 비전 센서가 수집하게 된다. 비전 센서는 주행 중인 차량 주변에 있는 사물의 크기, 형태 등 시각 정보를 수집하고 처리하는 역할을 한다. 수집된 정보는 AI가 분석해 5G 네트워크를 통해 실시간으로 HD맵에 반영된다.

SK텔레콤은 “지금까지는 HD맵 구축과 업데이트를 전용 차량으로만 진행해, 변화한 공간정보가 있더라도 즉시 업데이트가 어려웠지만, 실시간 업데이트 기술 덕분에 HD맵 업데이트에 드는 비용과 시간이 대폭 절감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SK텔레콤과 서울시는 5G ADAS로 수집한 정보와 HD맵 등 자율주행 인프라를 관련 업계에 개방해 자율주행 생태계 조성에도 힘을 모은다. SK텔레콤은 관련 정보를 HD맵 기술 개발과 고도화에 활용하고, 서울시는 국토교통부와 협의해 자율주행 관련 벤처 기업, 학계 등 필요한 기관에 배포할 계획이다.

최일규 SK텔레콤 B2B사업단장은 “커넥티드카는 막대한 데이터를 생성하는 만큼 초고속·초저지연·초연결이 가능한 5G 네트워크가 필수”라며 “SK텔레콤은 5G와 ADAS를 결합해 서울을 ‘5G 모빌리티 허브’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고홍석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실시간 HD맵 업데이트 기술은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스마트 모빌리티 등 신산업의 초석”이라며 “SKT와 협력을 강화해 서울이 미래교통 시대에도 세계 도시를 선도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