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글로벌 5G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미 트럼프 행정부가 유예 결정을 내리기는 했으나 최근 행정명령을 통해 사실상 화웨이를 겨냥, 중국 통신사와 자국 칩 부품 제조사의 거래를 막은 이유도 이러한 경쟁의 단면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5G는 ICT 전자 등 모든 영역을 아우르는 광범위한 인프라며 미래이자 글로벌 기술패권의 방향을 보여줄 수 있는 바로미터라는 평가다. 퀄컴이 5G 전략의 큰 틀을 인프라로 집중하는 한편, 밀리미터파(mmWave) 영역에서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하는 이유다.

▲ 두르가 말라디 수석 부사장이 발언하고 있다. 출처=퀄컴

5G는 인프라
두르가 말라디(Durga Malladi) 퀄컴 5G 담당 수석 부사장은 22일 서울 종로에서 열린 간담회를 통해 자사의 5G 전략을 설명하는 한편 밀리미터파를 아우르는 다양한 가능성 타진을 공유했다.

그는 5G가 단순히 속도적 측면에서 업계에 소비되는 장면을 우려했다. 시장 초기에는 5G 속도에 대한 관심이 집중될 수 밖에 없으나 중장기적으로 다양한 영역의 기반 인프라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두르가 말라디 수석 부사장은 "5G로 인해 12조3000억달러의 경제가치가 발생할 것"이라면서 "자율주행차를 비롯해 스마트팩토리 등 다양한 영역에서 5G는 기반 인프라로 작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5G가 이동통신은 물론 미디어와 엔터프라이즈, 스마트 시티의 영역을 아우르는 인프라가 된다는 뜻이다.

두르가 말라디 수석 부사장은 4G의 흐름과 5G의 미래를 비교분석했다. 그는 "10년 전 처음 4G가 상용화 될 때 4개의 사업자만 존재했으나 5G 상용화 첫 해에는 20개가 넘는 사업자가 활동하고 있다"면서 "4G 초기에는 핸드셋 정도에 적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지금은 다양한 사업자가 관심을 보여주는 등 생태계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5G의 방향성은 명확하다는 주장이다. 그는 "스마트팩토리를 비롯해 다양한 영역에서 5G가 작동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면서 "현장에서 즉각적인 작업이 이뤄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협업하는 등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일들이 5G로 가능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QTM 052 mmWave 안테나 모듈이 보인다. 출처=갈무리

5G 밀리미터파 '중요하다'
두르가 말라디 수석 부사장은 퀄컴의 밀리미터파 전략도 강조했다. 5G NR은 3GHz 대역을 중심으로 일반적으로 아래는 로우밴드, 3GHz~6GHz은 미들밴드로 부르며 Sub-6로 표기한다. 그리고 24GHz 이상의 고주파 대역은 밀리미터파 영역의 하이밴드다.

일반적으로 미들밴드를 활용한 5G가 대부분이다. 다만 최근 버라이즌의 5G 상용화는 밀리미터파를 기반으로 시작됐으며, 이에 대한 업계의 관심도 높아지는 추세다. 밀리미터파는 지금까지 크게 활용되지 않던 미개척지의 이미지가 강하기 때문이다. 방대한 데이터를 보내려는 5G가 반드시 정복해야 하는 지점이다.

문제는 밀리미터파의 약점도 선명하다는 점이다. 파동이 멀리 전송되지 않고 쉽게 차단된다. 이에 퀄컴은 단순 미개척지로 남을 수 있는 밀리미터파 개척을 위해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한다는 설명이다. 두르가 말라디 수석 부사장은 "많은 사람들이 밀리미터파의 가능성에 회의적이었다"면서 "퀄컴의 강력한 기술력으로 밀리미터파를 활용한 5G 전략에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퀄컴 밀리미터파 정복의 선봉이 지난해 말 공개된 QTM 052mmWave 안테나다. 지난해 7월 첫 제품이 나온 후 업그레이드를 마쳤으며 현재 삼성전자와 비보 및 오포 등 다양한 단말기에 탑재되고 있다. 새로운 QTM 052 mmWave 안테나 모듈은 기존 안테나와 비교해 사이즈가 25% 감소했다. 단말기 실장면적이 갈수록 줄어드는 가운데 제조사와 통신사들 입장에서는 폼팩터 운용범위가 넓어진 셈이다.

첨단 빔 포밍, 빔 스티어링(beam steering) 및 빔 트래킹(beam tracking) 기술을 지원한다. 통합 5G NR 라디오 트랜시버, 전력 관리 IC, RF 프런트 엔드 구성 요소 및 안테나 배열을 갖추고 있으며 QTM 052 모듈은 26.5-29.5 GHz(n257), 27.5-28.35 GHz(n261) 및 37-40 GHz (n260) mmWave 대역에서 최대 800 MHz의 대역폭을 지원한다.

빔포밍용 배열 안테나를 활용해 무선 에너지를 집중시키는 장면이 눈길을 끈다. 물론 배열 안테나를 소형 단말기에 탑재하기 어렵다는 새로운 문제가 발생했으나 퀄컴은 이를 적응형 빔포밍, 스위칭 및 트래킹을 통해 극복했다. QTM 052 mmWave 안테나 모듈의 가능성에 시선이 집중되는 이유다.

두르가 말라디 수석 부사장은 "다양한 상황에서 와이파이와 5G의 혼합적인 활용 등이 가능해질 것"이라면서 "밀리미터파를 활용한 다양한 가능성 타진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퀄컴이 밀리미터파에만 집중하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밀리미터파에 기반한 강력한 인프라 구축을 통해 5G 전략을 키우겠다는 의지는 여전하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