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기범 기자] 웅진에너지가 제1채권자인 산업은행의 지원 중단으로 청산절차에 돌입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산업은행은 지난 2015년 2017년 두차례에 걸쳐 만기연장 등의 방법으로 웅진에너지를 지원해왔지만 이번에는 자제 기업신용위험 평가를 통해 회생가능성이 낮다고 평가, 사실상 지원중단을 통보했다.  

▲ 웅진에너지ci. 출처=웅진에너지 홈페이지

웅진에너지는 한국산업은행으로부터 ‘기업구조조정을 위한 신용위험 평가 업무세칙’과 ‘기업구조조정을 위한 신용위험 평가 업무처리 지침’에 의거해 실시한 기업신용위험평가에서 부실징후 기업에 해당한다는 결과를 받았다고 20일 공시했다. 이는 웅진에너지의 경영악화로 인한 채무불이행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한국산업은행은 웅진에너지의 제1 채권자다. 

신용위험평가 결과, 경영정상화 가능성이 없는 기업이란 공시를 낸 것은 의미가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관련 공시는 사실상 '청산' 과정에 있는 회사가 내는 공시"라며 "금융기관의 더 이상 지원이 어려울 때 내는 공시가 맞다"고 평했다. 

▲ 웅진에너지 사채권자 집회. 출처=한국신용평가

산업은행은 웅진에너지에 대해 꾸준히 지원을 했다. 2015년 사채권자 집회를 통해 기존 사채의 만기 연장을 결의했다. 또한 사채권자에게 '신주인수권부사채(이하 BW)조기 상환 청구권'도 부여하지 않았다. 쉽게 말해 단 시일 내로  큰돈이 필요한 상황을 차단한 것이다. 

이것도 부족했다.  2017년 또 한 번 사채권자 집회를 가졌다. 만기 연장과 기존사채의 전환사채(이하 CB)로의 전환을 결의했다. 이 역시 2년 이후 조기 상환 청구권을 부여해 단기 자금 압박의 부담을 줄여줬다. 

이번 웅진에너지의 공시는 산업은행이 웅진에너지의 만기를 연장하는 혜택을 부여하기보다 담보권을 실행할 의지도 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표명한 셈이다. 

21일 현재 웅진에너지는 나이스신용평가의 신용등급상 'CCC/부정적'이다. BB등급 이하인 경우 '투기'성이 짙은 채권으로 본다.  나이스신용평가사의 신용등급 정의상 CCC등급은 '채무불이행이 발생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어 매우 투기적'임을 의미한다. 또한 평균 누적 부도율도 좁게는 11.24% 크게 볼 때는 19.50%에 이른다. 쉽게 말해, 담보가 없는 경우 원금 회수 가능성이 떨어지는 채권이다. 

또한 지난해 3월 감사인인 한영회계법인은 계속기업에 대한 불확실성을 근거로 의견거절을 표명한 바 있다.  

한 회계사는 "계속기업의 가정이 흔들린다는 것은 회사가 더 이상 영업을 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다"며 "청산가치가 계속기업의 가치가 높기에 계속 영업할 가치를 없다는 의미기도 하다"고 말했다. 

▲ 웨이퍼. 출처=웅진에너지

웅진에너지는 2006년 웅진그룹과 미국 SunPower Corp.의 합작투자로 설립된 회사다.  태양전지용 잉곳 및 웨이퍼 제조업을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다. 2010년 6월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되었다. 2019년 3월 말 기준 웅진이 최대주주(지분율 26.69%)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15일 웅진에너지는 1분기 실적 발표를 하며 매출액 93억원, 영업'손실' 89억원 당기순'손실' 111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매출액 93억원은 전년 동기 614억원의 15%수준이다. 

지난 2017년을 제외하고 2013년부터 2019년 1분기까지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적이 없다. 지난해 당기순손실은 1118억 원이었다. 

급격한 태양광 업황 저하로 수익 구조가 크게 훼손된 탓이다. 2017년 주력 제품인 단결정(Mono-Si) 웨이퍼 가격은 0.8$/장 내외를 유지했으나 작년 말 기준  0.4$/장 수준까지 감소했다. 즉, 반 토막 난 셈이다. 또한 향후 전망도 어둡다. 

정익수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최근 중국, 미국 등 주요국들의 태양광 수요 감소에도 불구하고, 신흥국 수요확대에  힘입어 태양광 시장이 성장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면서도 "올해 이후 업체들의 증설 계획을 고려한다면 단기간 내 현재 고착화된 태양광 시장의 공급과잉 구조가 해소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