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진후 기자] 국제유가가 보합권 속에서 혼조세로 마감했다. 미-중 무역분쟁 속에서 원유수요의 둔화가 예상되지만, 주요 산유국들의 감산 기조를 재확인하면서 일부 매수에 나서는 눈치다. 중동 내 군사적 긴장감 고조도 호재로 작용하는 모양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6월 인도분은 6월의 만기일인 21일(현지시각) 전 거래일보다 0.2%(0.11달러) 하락한 배럴 당 62.99달러를 기록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브렌트유 7월 인도분은 0.3%(0.21달러) 오른 배럴 당 72.18달러를 기록했다.

이날 유가 시장은 서로 다른 두 방향의 인식으로 큰 폭의 변동은 보이지 못 했다. 미국과 중국 사이의 무역갈등이 장기화하면서 향후 국제 사회의 원유 수요가 불투명해진 것은 하락 요인으로 분류된다. 반면 현재 미국과 새로이 갈등 국면에 접어든 이란 등 중동 내 긴장감 고조는 원유 공급을 불안정하게 만들고 유가를 상승시킬 수 있는 요인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맹주인 사우디아라비아 등은 지난 19일 열린 감산모니터링공동위원회(IMMC)에서 감산 기조를 유지할 의지를 내비쳤다. 이 때문에 OPEC 소속 국가들과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들도 내달 열릴 회의에서 이 같은 노선을 고수할 것으로 보이면서 유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는 모양새다. 해당 국가들은 올해 1월 1일부터 6개월간 하루 120만배럴 분량을 감산하기로 지난해 합의했다.

존 킬더프 어게인 캐피털의 파트너는 로이터통신에 “이란 관련 긴장감과 미국-중국 무역전쟁 상황이 맞부딪히면서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면서 “무역전쟁은 아시아 경제와 수요 전망에 타격을 가했고, 이란 상황은 시장에 갈고리 역할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바트 멀렉 TD증권 원자재 수석 전략가는 블룸버그통신에 “거시 여건의 전망이 그다지 밝지만은 않은 상황에서 원유 가격은 비교적 잘 지지되는 편”이라면서 “위험 선호가 감소한 상황에서 공급 측면의 지지를 받아 원유 시장만의 흐름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