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형 현대 소나타를 구입하려는 고객들은 스마트폰을 열쇠로 사용할 수 있는 옵션을 선택할 수 있다.   출처= 현대자동차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스마트폰은 그동안 카메라, 신문, 책, 개인용 스테레오를 대체해 왔다. 이제 스마트폰이 자동차 열쇠까지 대체하려 한다.

어쨌든, 오늘날 대부분의 자동차들은 실제 자동차 열쇠가 없다. 그저 당신의 몸에 키 리모컨을 휴대하고 차에 탑승하기만 하면 된다. 지갑이나 주머니에서 리모컨을 꺼낼 필요도 없다.

그런데 일부 자동차업체들이 키 리모컨과 똑같은 기능을 하는 앱을 만들어 열쇠 없는 자동차 기술을 한 단계 더 진화시키고 있다고 CNN이 최근 보도했다. 휴대전화에 앱을 설치하면 차에 올라타 시동을 걸 수 있다. 대개는 차와 가까이 있는 것만으로도 시동을 걸 수 있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자동차 문 근처에서 전화기를 손에 들고 있어야 할 때도 있다. 물론 앱을 열거나 뭔가를 누를 필요는 없다. 전화가 잠겨 있더라도 앱이 작동한다.

하지만 이 앱은 아직 메인스트림이 되지는 않았다. 단지 소수의 자동차 회사들만이 특정 모델의 자동차에 한해 이 기술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테슬라는 2017년부터 모델 3에 이 앱을 제공해왔다. 포드의 링컨 럭셔리 사업부도 신형 에비에이터(Aviator)와 SUV 코세어(Corsair)에 비슷한 기술을 제공할 예정이고, 한국의 현대자동차도 2020년형 소나타에 전용 앱을 출시할 예정이다.

스마트폰을 자동차 열쇠로 사용할 수 있는 이런 앱을 사용하면, 다른 사람들과 임시 디지털 키를 공유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만약 내가 아들에게 내 소나타를 하룻밤만 빌려주고 싶다면, 나는 아들에게 단지 밤에만 사용할 수 있는 임시 열쇠를 ‘전송’(send)할 수 있다. 나는 또 그 디지털 키를 사용할 수 있는 시간과 장소도 제한할 수 있다. 발렛 파킹을 맡길 때 사용할 수 있는 얇은 플라스틱 카드도 함께 제공된다.

현대자동차 미국법인 디지털 사업기획부의 매니쉬 메흐로타 이사는 "아직까지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들이 익숙한 리모컨을 선호한다"고 말한다. 현대차는 여전히 자동차 한 대당 리모컨 두 개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는 리모컨을 한 개만 줘도 되는지 연구하고 있지만, (앱을 사용하면) 하나도 주지 않을 수도 있겠지요."

링컨의 SUV 마케팅 매니저인 메간 맥켄지는 "고객 조사를 통해 많은 잠재 구매자들이 자신의 휴대폰을 사용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링컨도 이 기술의 채택을 조사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들은 전화를 사용해 집 안의 전등을 켜는 일이나 전화를 사용해 집 안 온도를 조절하는 일에 대해 매우 높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그는 "휴대폰을 자동차 열쇠로 사용하면 SUV를 개별 운전자에게 즉시 맞춤형으로 조절할 수 있는 추가적 장점도 있다”고 덧붙였다. 어떤 전화기를 사용해 자동차 문을 열었는지에 따라, 에어컨 온도, 라디오 설정, 시트 조정과 같은 기능들을 변경할 수 있다.

▲ 오늘날 문을 잠그거나 열고, 타이어 공기압을 점검하거나 플러그인 자동차의 배터리 충전 수준을 점검하는 원격 제어 스마트폰 앱이 많이 이용되고 있다.   출처= WAFU Electronic

오늘날, 당신이 자동차 근처에 없어도 문을 잠그거나 열고, 타이어 공기압을 점검하거나 플러그인 자동차의 배터리 충전 수준을 점검하는 원격 제어 스마트폰 앱이 자동차를 열쇠로 사용하는 앱보다는 훨씬 많이 이용되고 있다.

그러나 이 두 시스템은 매우 다른 방식으로 작동한다. ‘열쇠로서의 앱 시스템은 전화기와 차내의 센서 사이의 신호에 의존하는 ‘근거리 자기장 통신’(NFC)을 사용하여 작동한다. 전화기가 리모컨처럼 차와 직접 통신하는 것이다(전화기가 차와 얼마나 가까이 있어야 하는지는 제조업체에 따라 다르다. 어떤 경우에는 전화기를 몸 어딘가에 소지한 채 차에 접근하기만 하면 된다).

원격 제어 앱은 차가 멀리 있어도 작동한다. 당신이 나이아가라 폭포 옆에 있어도 샌디에이고의 당신 집 앞 진입로에 있는 자동차에 신호를 보낼 수 있다. 이 앱은 인터넷을 통해 자동차와 전화기 사이에 데이터를 송수신한다.

물론 두 가지 모두 보안 문제가 있다. 예를 들어 누군가가 당신의 앱을 원격으로 해킹하거나 당신의 계좌 정보를 훔치면 당신의 차에 접근할 수 있다.

안전한 모바일 앱을 추구하는 인사이드 시큐어(Inside Secure)의 아사프 아쉬케나지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전화기를 해킹할 필요 없이 애플리케이션만 해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 회사들의 앱이 가장 높은 수준의 보안을 갖도록 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현대자동차의 메흐로타 이사는 "자동차 브레이크, 조향 시스템 또는 엔진 제어 컴퓨터 등처럼,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이러한 유형의 기술을 공급하는 업체들과 협력해 잠재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할 수 있는 모든 보안 검증을 통해, 우리의 생태계와 채널이 완전한 안전을 확보하도록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