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의도 KTB빌딩 전경. 출처=네이버 지도

[이코노믹리뷰=정경진 기자]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NH투자증권 빌딩이 매각 우선협상자를 선정한 데 이어 바로 옆에 위치한 KTB빌딩도 새 주인 찾기에 나섰다. 업계에서는 공실 위험이 높은 여의도에서 NH투자증권 빌딩에 이어 KTB빌딩도 잇달아 매각에 성공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KTB빌딩 매각을 위해 매각 관련 시장 컨설팅 업체 선정을 위해 RFP(입찰제안요청서, Request for proposal)를 발송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매각주간사들이 현재 고려중으로 빠른 시일 내에 매각주간사 선정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 2011년 미래에셋자산운용 부동산펀드로 KTB빌딩을 2400억원에 매입했다. 매입 당시 주 임차인이던 하나대투증권(현 하나금융투자)은 사무실을 옮기고 KTB투자증권이 임대계약을 연장하면서 빌딩이름도 하나증권빌딩에서 KTB빌딩으로 변경됐다.

KTB빌딩은 대지면적 3707㎡, 연면적 4만9826.17㎡, 건축면적 1995.56㎡로 건폐율과 용적률은 각각 53.84%, 699.74% 이다. 총 A동, B동 2동으로 구성돼있으며 A동은 업무시설, B동은 카페와 음식점 등이 들어서 있다.

부동산업계에서는 여의도 오피스빌딩 매매가 지속적으로 이뤄질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바로 옆에 위치한 NH투자증권 빌딩이 최근 2800억원에 마스턴투자운용과 우선협상대상자를 체결하면서 오피스 빌딩의 활용 관점이 넓혀지고 있기 때문이다.

마스턴투자운용은 NH투자증권 빌딩을 매입하면서 기존 오피스를 멸실하고 오피스텔 등을 포함한 공간으로 탈바꿈하는 안을 제시, 아이디어측면에서 높은 인정을 받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손영국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상무는 “여의도 오피스 시장은 향후 2~3년 후에 공급이 대거 쏟아질 예정으로 시장을 단순하게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이 와중에 매물을 투자자들이 검토하는 접근방법이 단순히 오피에서 오피스로 이동하는 관점이 아닌 재개발을 할 건지, 리모델링이나 리노베이션을 해서 밸류애드를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NH투자증권 빌딩을 비롯해 메리츠종금증권 사옥 등이 매각을 진행 중인데다 향후 파크원 완공, 여의도 MBC개발, 여의도 우체국 재개발, 사학연금 서울회관 재건축 등 오피스 대기 물량이 상당하다.

그는 이어 “마스턴투자운용이 NH투자증권 빌딩을 오피스텔로 바꾸는 것처럼 기존의 오피스를 사서 그대로 유지하는 콘셉트가 아닌 부분적이든 전체적이든 개발을 하겠다는 관점에서 오피스를 밸류애드 상품으로 보는 시각들을 넓혀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부동산업계에서는 매각이 진행 중인 NH투자증권 빌딩의 사례로 인해 KTB빌딩 매각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자산운용사들이 상당할 것이란 전망이다. 오피스를 오피스텔로 개발할 경우 3.3㎡당 평당가가 오피스 대비 2배에 가까운 가격에 팔릴 수 있는데다 2~3년 후 예상되는 여의도 오피스 공급과잉에 따른 공실 리스크도 선제적으로 대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의도권역 지난해 빌딩 평균거래가액은 3.3㎡당 1600만 원선이었지만 여의도 고급 오피스텔 매매가는 3.3㎡당 3000만원을 넘는다.

특히 현재 NH투자증권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마스턴투자운용이 높은 관심을 가지고 매각에 뛰어들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국내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마스턴투자운용 입장에서 NH투자증권 빌딩 매각이 확정이 되고 옆에 위치한 KTB빌딩도 인수를 하면 규모가 큰 형태의 개발 고민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관심이 높을 것”이라면서 “오피스를 오피스텔로 바꾸는 아이디어가 그동안 여의도 공실률에 고민이 많았던 자산운용사들의 해결책으로 떠오르고 있는 만큼 KTB빌딩 건물 자체에 대한 매각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