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온 기준 고효율 유기태양전지를 개발한 한국화학연구원 연구진. 사진 왼쪽부터 송창은 박사, 신원석 박사, 샤프켓라술 박사과정생. 사진=한국화학연구원

[이코노믹리뷰=김태호 기자] 한국화학연구원이 일명 ‘차세대 태양전지’라 불리는 유기태양전지의 대량 생산 활로를 열었다.

21일 한국화학연구원은 신원석, 송창은 박사팀이 상온(25℃)에서 기존 대비(4.81%) 2배 이상 높아진 9.66%의 광전변환효율을 낼 수 있는 유기태양전지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한국화학연구원은 자체 개발한 신소재를 적용할 경우 유기태양전지 광활성층의 고결정성 고분자 규칙성이 부분적으로 용해돼 상온(25℃) 내 효율이 크게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즉, 한국화학연구원의 이번 연구결과는 곧 3세대 태양전지인 유기태양전지를 대량생산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것을 함의한다.

기존의 유기태양전지 상온 내 효율은 4%대로 실험실 온도 조건(110℃)인 9%의 절반에 불과했다.

통상 유기태양전지 대량생산은 윤전기로 신문을 찍듯 생산하는 이른바 롤투롤(Roll-to-Roll) 방식으로 이뤄지는데, 롤투롤 공정은 통상 상온에서 진행될 수 밖에 없는 조건이기 때문이다. 즉, 효율 문제가 있어 대량생산이 사실상 어려운 상태였다.

이른바 3세대 전지인 유기태양전지의 상용화가 가능할 경우 현재 주로 이용되는 1세대 실리콘 태양전지의 주요 단점을 보완할 수 있게 된다.

1세대 태양전지는 실리콘 등 원재료 한계로 최고 효율이 26% 미만에 그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재 최고 효율 달성 직전까지 와있는 단계라 발전 한계 가능성이 지적되고 있다.

반면, 유기태양전지 효율은 이론상 그보다 훨씬 높은 효율을 기록할 수 있다. 특히 제조비용도 1세대 대비 저렴한데다가 보다 유연한 형태로 만들 수 있어 건물일체형태양광(BIPV), 휴대용 웨어러블 소자 등에 쉽게 적용 가능하다.

한국화학연구원에 따르면, 이번에 개발된 유기태양전지는 안전성도 대폭 향상됐다. 비할로겐 용매를 이용했기 때문이다. 통상 광활성층 고분자를 인쇄할 때 이용되는 할로겐 용매는 인체 유해한 물질로 지목돼왔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신원석 한국화학연구원 박사는“롤투롤 공정에 적합한 유기태양전지 광활성 소재의 상용화에 한걸음 더 다가설 수 있게 됐다”고 자평했다.

소자 제작과 분석을 수행한 송창은 박사는 “이번 연구결과가 그 동안 유기태양전지 상업화의 걸림돌로 지적된 고온, 인체에 유해한 용매, 대면적 공정 문제를 해결하는데 중요한 기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달 16일 에너지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에너지 머테리얼스(Advanced Energy Materials) 온라인판에 게재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