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태호 기자] 한진중공업의 주식거래가 완전 재개됐다. 경영정상화 본격 추진에 대한 기대감이 모아지는 중에, 주가는 일시 급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1일 한진중공업은 주식 매매거래가 완전 재개됐다고 밝혔다. 신주권 교부 등 무상감자 제반절차가 마무리되면서 자본잠식 우려가 해소됐기 때문이다.

한진중공업 주식거래는 지난달 23일 일시 재개됐지만, 이후 절차 진행에 따라 지난달 30일부터 5월 20일까지 재차 중단됐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2월 13일 한진중공업 주식거래를 일시정지 시켰다. 한진중공업의 자회사인 필리핀 수빅조선소의 회생신청으로 자본잠식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거래정지 이후 산업은행 등 한진중공업의 국내·외 채권단은 자본잠식을 해결하기 위해 총액 6800억원 규모의 출자전환을 추진했다.

이후 무상감자와 증자 등이 진행됐고, 제반 절차가 마무리되면서 주식 거래가 완전 재개된 것이다.

회생 자구안 순조롭게 진행 중... 부지 개발 기대감도 커져

보유 부지매각 등 한진중공업 회생 자구안 이행도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한진중공업에 따르면 매각추진 자산가치는 1조2000억원에 이른다.

현재 한진중공업은 소유 중인 인천 북항 배후부지 57만㎡(17만평) 중 10만㎡(3만평)를 1314억원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마친 상태다.

매각 부지에는 대형물류센터가 들어설 예정이다. 개발에 한진중공업이 공동 시공사로 참여할 전망이다. 남은 인천 북항 부지 47만㎡(14만평)도 다수의 매수희망자들이 관심을 나타내고 있는 상태다.

매각 추진 대상 부지로 거론됐던 동서울터미널의 경우 서울시가 추진 중인 현대화사업이 조만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총 면적 3만7000㎡에 이르는 동서울터미널 부지는 상업, 업무시설 및 관광, 문화시설 등 복합개발로 추진예정이며 서울 도심의 중심지인 지하철 2호선 강변역에 인접해 있어 개발사업 규모는 총액 1조원을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영도조선소 부지 일부의 개발 기대감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부산시가 추진중인 2030년 부산 세계박람회(등록엑스포)가 최근 정부 추진사업으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영도조선소는 박람회 예상부지인 북항재개발 구역 일대와 마주보고 있어, 박람회가 본격 추진될 경우 개발 수혜를 받을 수 있다. 이 경우 향후 조선소 이전 등에 따른 매각이 진행될 때 더욱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다.  

경영정상화 본격 드라이빙... "조선과 건설 수익성 높일 것"

한진중공업은 경쟁력 제고를 위해 주력사업부문인 조선과 건설 양 부문의 역량과 수익성 향상에도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방침이다.

조선부문은 경쟁우위를 가진 군함 등 특수선 건조와 수주에 힘을 쏟으며 견조한 실적을 이어갈 예정이다.

한진중공업에 따르면, 실제로 조선부문은 4월말 기준 해군 함정 등 특수선 23척 1조 6000억원 상당의 일감을 확보하고 있다.

올해 발주가 예상되는 해군과 해경 함정, 정부 관공선 발주 등에도 적극 참여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건설부문 역시 이른바 ‘선택과 집중’의 경영전략을 기조로 수익성 확보에 주력할 계획이다.

한진중공업은 건설부문 주력사업인 공공공사 분야에서 지난해 약 3700억원 규모의 수주 실적을 올렸다.

올해도 약 2200억원의 수주고를 채우는 등 건설부문에서만 총 4조원에 달하는 공사물량을 확보하고 있다.

한진중공업 측은 “국내외 채권단의 출자전환에 힘입어 재무구조가 개선되면서 클린 컴퍼니로서 경영 정상화를 앞당길 수 있게 됐다”며 “경쟁력을 높여 회사의 체질을 강화하고 새로운 성장기반을 확보해 지역경제와 산업발전에 이바지하는 강견기업으로 재도약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투심은 현재 한진중공업을 외면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진중공업 주식은 거래가 재개되자마자 급락하고 있는 상태다. 10시 30분 기준 전장 대비 9.05% 하락한 주 당 9040원을 기록하고 있다. 10시 경에는 11%대까지 떨어진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