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석우 교수팀은 간암발생과정에서 HDAC6의 발현이 감소하게 되면 종양 microRNA인 let-7i-5p의 발현이 증가하게 되고, TSP1의 발현이 감소돼 간암발생에 기여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를 통해, HDAC6-Let-7i-5p-TSP1 신호전달 축을 타겟으로, 간암치료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팀이 밝힌 조절기전 이상은 간암발생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 확인됐다. 출처=가톨릭중앙의료원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국내 연구진이 간암 억제 유전자 조절을 통한 간암세포 억제 효과와 종양 면역 활성화 기전을 찾았다.

가톨릭대학교중앙의료원은 20일 남석우 가톨릭대 의과대학 병리학교실 교수팀이 간암세포 억제 효과와 종양 면역 활성화 기전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남석우 교수팀은 간암에서 억제되어 있는 유전자 활성을 유도해 간암세포를 억제하고 면역을 활성화하는 기전을 규명하기 위해 ‘간암 억제 유전자 HDAC6의 마이크로 RNA Let-7i-5p’ 조절을 위한 데이터 분석에 앞장서 왔다.

연구결과 히스톤 탈아세틸화 효소(Histone Deacetylases, HDACs)로 간암 억제 유전자인 HDAC6의 종양세포 성장, 전이, 혈관신생 및 면역조절기전을 포함하는 종양 억제 기능이 규명됐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종양 조절 기전 제어에 의한 새로운 간암치료 전략을 제시했다. 

연구팀 관계자는 “본 연구 결과로 ‘HDAC6-Let-7i-5p-TSP1-CD47’ 조절 기전 제어에 의한 간암 치료법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HDAC6는 히스톤 탈아세틸화 효소의 하나로, 대부분 다양한 암종에서 발현이 증가돼 있으며 종양을 형성하고 발달시키는데 기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남석우 교수팀은 지난 2012년 HDAC6가 간암에서 유일하게 종양 억제 유전자라는 것을 규명했다.

HDAC6가 간암 억제 유전자로서 치료적 가능성은 인정됐지만, 아직까지 간암 억제 기전에 대한 연구는 많이 부족한 상황이었다.

남석우 교수팀은 HDAC6가 대표적인 후성유전조절인자 중 하나라는 사실에 근거해 정상 간세포에서 암 발생에 기여하는 다양한 마이크로 RNA(microRNAs)를 제어할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다.

연구팀은 간암 발생 과정에서 HDAC6의 기능이 소실되거나 억제됐을 때 특이적으로 증가하는 종양 유발 마이크로 RNA를 탐색한 결과 Let-7i-5p를 특정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Let-7i-5p가 생체 내 강력한 혈관 신생 및 종양 성장 억제제로 잘 알려진 트롬보스폰딘-1(TSP1, Thrombospondin-1)의 단백질 번역을 저해함으로써 간암 생성에 기여한다는 사실을 규명하였다. 연구팀 관계자는 “Let-7i-5p에 의해 억제된 트롬보스폰딘-1은 대식세포의 종양세포 포식작용(phagocytosis)을 활성화하지 못해 종양 면역 기능 소실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증명했다”고 설명했다.

▲ 남석우 가톨릭대 의대 교수팀은 쥐의 간암모델을 이용한 실험에서 HDAC6-Let-7i-5p-TSP1-CD47 신호전달 축을 조절 후 정기적으로 간초음파를 실시했을 때, 간암발생이 억제되는 것을 확인했다. 출처=가톨릭중앙의료원

쥐를 이용한 동물실험을 실시한 결과 HDAC6의 활성을 유발하면 종양 유발 마이크로 RNA인 Let-7i-5p의 생성이 억제되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 

Let-7i-5p의 생성이 억제됨에 따라 트롬보스폰딘-1의 단백질 생성 증가에 의해 종양세포 성장, 전이 및 혈관 신생화가 억제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종양세포의 CD47 수용체와 대식세포의 면역억제 수용체인 SIRPa가 결합해 종양 면역을 회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남 교수팀의 연구에서는 HDAC6에 의해 조절되는 트롬보스폰딘-1이 종양세포의 CD47 수용체와 우선적으로 결합함으로써 대식세포의 종양 면역 기전을 활성화 한다는 것을 세포주 및 동물실험 수준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 식세포작용(phagocytosis)을 확인하는 실험에서는 HDAC6를 과발현 했을 때, 대식세포에 의한 간암세포의 식세포작용이 증가했고, 동시에 TSP1 항체(3F352)를 처리했을 때, 간암세포의 식세포작용이 저해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출처=가톨릭중앙의료원

남석우 교수는 “이번 연구는 HDAC6를 간암 억제 유전자로 최초 보고한 후, 후속 연구를 통해 종양 미세환경에서 실제 종양세포와 면역세포 및 간세포의 복잡한 조절 네트워크를 규명한 것”이라면서 “이를 통해 HDAC6-Let-7i-5p-TSP1 조절 축에 대한 특이적 제어를 이용한 간암 치료 가능성을 밝혀낸 최초의 연구 성과이며 새로운 간암 치료법의 초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최근 세계적인 간질환 관련 학술지인 ‘간학회지(Hepatology, IF 14.079)’ 게재되었으며, 논문은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의 ‘한국을 빛내는 사람들’에 소개됐다.

한편, 간암은 대부분 증상이 없어 조기발견이 어려워 예후가 불량하고 다른 암에 비해 5년 생존율이 32.8%로 낮은 편으로 암 사망률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간암은 한국인이 많이 걸리는 3대 호발암 중 하나로 해마다 1만5000여명의 신규환자가 발생하는 질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