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웅진코웨이가 웅진그룹의 렌탈 사업 부문을 품는다. 그간 웅진렌탈이 확보한 7만여 계정과 영업인력 1400여명이 웅진코웨이로 흡수될 예정이다. 현재 업계 1위를 지키고 있는 웅진코웨이는 인수합병을 통해 시너지를 일으켜 시장 1위를 굳히겠다는 방침이다. 

웅진코웨이는 지난 17일 공시를 통해 웅진 렌탈사업부문을 오는 6월 30일 인수한다고 밝혔다. 거래금액은 495억원이다. 웅진코웨이가 보유한 계정당 가치(시가 총액/총 계정) 보다 약 25% 할인해 계산했다.

▲ 웅진코웨이 CI. 출처=웅진코웨이

웅진은 지난 2018년 3월 렌탈 사업을 다시 시작했다. 웅진그룹이 2013년 코웨이를 MBK파트너스에 매각할 당시 맺었던 ‘5년간 동종업종 진출 금지’ 약속 기간이 끝난 직후다. 

웅진렌탈은 조약돌 정수기, 타워 청정기 등을 선보이며 영업 시작 40일 만에 1만계정을, 3개월 만에 3만 계정을 돌파했다. 현재 약 7만계정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서비스 전문가 700여명, 영업 전문가 700여명 등 총 1400여명으로 구성돼 있다.

웅진그룹은 웅진씽크빅을 통해 지난 2018년 10월 매각한 코웨이를 다시 사들이는 계약을 확정했다. 이에 지난 3월 코웨이는 웅진코웨이로 사명을 변경했다. 코웨이를 되찾은 웅진이 분산된 렌탈 사업을 하나로 합치는 모습이다. 

이번 인수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우선 웅진이 약 1년간 만든 7만 계정이 웅진코웨이에 편입된다. 다만 웅진코웨이의 국내외 누적 렌탈 계정이 720만개인 걸 감안하면 대세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 

계정 수 증가보다는 영업 인력 증가 효과를 눈여겨 볼만하다. 웅진은 한때 코웨이를 떠나보냈지만 그 후에도 영업 노하우는 남아있었다. 이런 노하우를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는 웅진렌탈의 인력이 웅진코웨이에 힘을 실어줄 수 있을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방문판매의 경우 한 사람이 한 계정만 만드는 게 아니라 한 사람이 10개, 100개를 만들 수 있는 여지가 있는 만큼 영업사원 노하우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웅진 관계자는 “웅진렌탈은 11개~12개 제품을 운영했지만 웅진코웨이가 가지고 있는 제품은 그것보다 더 많기 때문에 웅진렌탈 영업사원 입장에선 팔 수 있는 게 더 많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웅진코웨이의 주력 판매 제품은 정수기(올해 1분기 전체 매출의 33.4%), 공기청정기(15.4%), 비데(11.2%) 등이지만 신제품 확장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 예로 지난 2011년 진출한 매트리스 시장에서 두각을 보여 웅진코웨이는 지난 1분기 전체 매출의 5.1%를 매트리스로 채웠다. 올해 1분기 내놓은 한방온혈 안마의자는 출시 2달 만에 매출 50억원을 돌파하는 등 돌풍을 일으켰다. 그외에도 웅진코웨이는 전기레인지, 사계절 의류청정기 등을 판매하고 있다. 

▲ 출처=DART

그러나 인수 이후 곧바로 영업이익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는 힘들 것으로 분석된다. 렌탈 사업은 초기 투자비용이 들어가는 구조다. 고가의 제품을 고객에게 먼저 제공하고 돈은 나눠서 받는 형태이기 때문이다. 통상 신규 계정은 3년에서 5년 뒤에 실질적인 수익을 내는 것으로 본다. 웅진렌탈의 계정은 아직 이익을 내는 기간이 오지 않았다. 웅진 그룹이 코웨이 인수 과정에서 차입한 금액에 대해 이자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점도 굵직한 해결 과제다. 

커지는 렌탈 시장 속 각축전

2위의 각축전도 치열하다. SK매직은 올해 1분기 기준 신규계정 12만개를 추가하며 누적계정 160만개를 달성했다. 지난 2015년 74만개였던 걸 감안하면 계정 수가 두 배 이상 늘었다. 가파른 성장세다. 

SK매직은 2018년 매출액 6591억원, 영업이익 501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20.3%, 58% 증가한 수치다. SK매직은 정수기와 공기청정기를 필두로 계정 수 증가를 이어나가고 있다. 

SK매직 관계자는 “지난해 국내 계정 154만개에서 지난 4월 기준으로 164만을 넘겼다”면서 “올해 180만 계정 돌파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쿠쿠홈시스는 국내 계정 수가 135만개로 나타났다. 해외 지역인 말레이시아에서도 60만 계정을 확보하며 렌탈 시장 규모를 키우고 있다. 쿠쿠홈시스는 지난 1분기 매출 1312억원, 영업이익 321억원을 기록하며 시장 전망치를 상회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0.4%, 86.5% 늘어난 수치다. 메리츠종금증권에 따르면 국내 매출액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13.2%, 계정 수는 전년 동기 대비 14.2% 증가했다. 

한편 KT경제경영연구소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기준 국내 렌탈시장 규모는 약 25조9000억원으로 추정된다. 금액 비중에선 자동차 렌탈이 11조4000억원 수준으로 가장 크고 가정용품 렌탈 시장은 5조5000억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2018년 추정치는 31조9000억원이며 올해 35조7000억원, 2020년 40조를 돌파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렌탈 누적계정은 2015년 880만개에서 2016년 938만개로 늘어났고 2017년 1070만개, 2018년 1204만개로 증가하는 추세다.

커지는 렌탈 시장에서 렌탈 업체간 각축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웅진코웨이가 시장 점유율을 지킬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