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료회사 컨스텔레이션 브랜드(Constellation Brands)의 밥 샌드 CEO는 대마에서 엄청난 기회를 보았다.    출처= Constellation Brands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위험을 감수한 결정은 때로는 성공하고 때로는 실패한다. 때로는 결과가 나올 때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기도 한다. 위험을 감수한 최고경영자를 다룬 CNN의 ‘리스크 테이커’(Risk Taker) 특집 시리즈를 소개한다.

회사의 로버트 샌즈 회장이 계시(?)를 받았다고는 해도, 미국 메이저 음료회사 컨스텔레이션 브랜드(Constellation Brands)는 대마 사업에 뛰어들지 여부를 한동안 저울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샌즈 회장은, 미국에서는 마리화나 합법화가 서서히 진행되고 있지만 캐나다에서는 빠른 시일 내에 합법화될 것이라고 보았다. 캐나다는 규모가 아주 큰 시장이기 때문에, 그는 이제 움직일 때가 되었다는 것을 분명히 알았다.

60세의 샌즈 회장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그때부터 대마 사업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코로나(Corona)와 모델로(Modelo) 맥주, 스베드카(Svedka) 보드카, 카사 노블(Casa Novble) 데킬라 등을 만드는 컨스텔레이션 브랜드는 마침내 2017년 10월, 1억 8300만 달러(2200억원)를 지불하고 캐나다 대마초 회사 캐노피 그로스(Canopy Growth)의 지분 일부를 취득했다.

컨스텔레이션의 주가는 발표 당일에는 소폭 상승했다가 다음날에는 3% 가까이 상승했다. 샌즈에게는 대마 사업에 대한 투자 전략이 분명이 있었지만, 업계에게는 놀라운 소식이었다.

투자조사회사인 피보탈리서치그룹(Pivotal Research Group)의 식음료 애널리스트 팀 레이미는 "컨스텔레이션이 대마 사업에 투자하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다”고 말했다.

“내가 보기에 대마 사업은 확장성이 큰 전략적 투자라기보다는 수 많은 ‘구멍가게’ 수준이었으니까요. 당시만 해도 컨스텔레이션은 대마 사업을 진지하게 생각한 유일한 메이저 음료 회사였습니다.”

그러나 샌즈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2018년 8월, 컨스텔레이션 브랜드는 캐노피 그로스에 40억달러(4조 7000억 달러)를 추가 투자하며 지분율을 38%까지 끌어 올렸다. 이 계약에는 컨스텔레이션이 향후 지분을 55%까지 올리는 것을 허용하는 내용까지 담겼다. 샌즈는 빠른 시일 내에 이를 실천할 생각이며 더 이상 재고할 여지가 없다고 단언했다.

샌즈가 대마 사업에 그 정도의 거액을 투자한 것이 다른 투자자들을 놀라게 했다.

지난 1월, 컨스텔레이션은 캐노피에 대한 투자 비용과 주력 사업 중 하나인 와인 사업의 부진이 예상되면서 2019년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고, 회사의 주가는 폭락했다.

그러나 컨스텔레이션은 대마 사업의 기반을 다지고 있었고 주력 사업이 주류 사업에서 변화하고 있는 소비자의 기호가 따라잡아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샌즈는 도전을 회피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공격적 기업가'

대마초는 여러 면에서, 음료 회사들을 유혹하는 새로운 시장이다. 소비자들은 카페인 한 방울, 영양 증진제, 또는 이론적으로 대마초 기능을 하는 뭔가 추가적인 것을 제공하는 음료를 점점 더 찾고 있다.

그러나 대마초의 법적 지위가 불명확해 많은 대기업들을 대마사업에 기꺼이 접근하지 못했다.

캐노피 그로스의 창업자이자 공동 CEO인 브루스 린튼은 "다른 주류 회사들은 대개 ‘노’(No)라고 말하거나 어떤 식으로든 우리를 만나는 기회조차 거절했다"고 말했다.

린튼은 샌즈가 대마초가 자신의 회사에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을 언론에서 보고 컨스텔레이션 브랜드에 손을 내밀었다. 그가 2016년 컨스텔레이션의 사업개발팀에게 링크트인(LinkedIn) 메시지를 보낸 후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양사의 거래가 발표되었다.

린튼은 "새벽 1시 30분에 샌즈로부터 이메일을 받았고, 우리는 즉각 결정적인 대화에 들어갔다”고 회상하며 “샌즈는 공격적인 기업가다. 그는 목적과 상호 소통한다."고 평했다.

"샌즈와 얘기를 나누면 3분이면 결론에 도달하지요.”  

샌즈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그레이터 로체스터 상공회의소의 밥 더피 CEO는 “캐노피에 대한 투자 결정은 ‘배짱 있고 용기 있고 대담한 결정’이며 과연 롭 샌즈다운 결정"이라고 말했다.

"샌즈는 주저 없이 행동을 취하는 리더쉽을 가지고 있지요. 행동에 결코 망설임이 없습니다.”

▲ 캐나다 온타리오주 스미스 폴스에 있는 캐노피 그로스의 농장에서 작업자들이 대마초를 수확하고 있다.  출처= Canopy Growth

대담한 행동과 위험한 행동의 차이

의회는 컨스텔레이션이 캐노피 지분을 끌어 올린 지 몇 달 후인 지난해 말에 2018년 농업법안의 일환으로 미국에서 대마 재배를 합법화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대마에는 불안과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알려진 비(非)향정신성 화합물인 카나비디올, 즉 CBD가 많이 들어있고, 사람을 흥분시키는 THC는 낮다.

농업법안이 통과되기 전, 미 마약단속국(DEA)는 이제 대마나 CBD 문제로 기업이나 소비자들을 추적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CBD 음료를 전국적으로 판매하려던 회사들은 뜻밖의 문제에 부딪쳤다. CBD 음료를 판매한다는 이유로 트럭 회사들이 더티 레몬(Dirty Lemon)의 CBD 음료 출하를 거부했고 보험회사들이 잇따라 더티 레몬과 함께 일하기를 거부하자, 더티레몬은 CBD 음료를 모두 회수해야 했다.

그러나 샌즈는 이런 일에 구애받지 않는다. 그는 "대마 잎이 전 세계적으로 빠른 속도로 합법화되고 있다는 것을 이해하기 위해 대마 잎을 자세히 살펴볼 필요는 없다. 대마 사업은 컨스텔레이션에게, 수십억 달러 규모의 사업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대담하지만 위험한 행동 같다고요? 겉보기만큼 위험하지는 않을 겁니다. "

그는 컨스텔레이션 브랜드는 "우리 삶을 즐겁게 만들기 위한 회사”라고 강조했다. 맥주와 와인을 마시는 사람들이 무알코올 대마 음료를 마시거나 대마를 함유한 스낵을 먹고 싶어할 수도 있다. 캐나다에서 대마초가 합법화되면서, 컨스텔레이션은 보장된 시장을 가지고 있다. 미국 정부가 시간을 끌더라도, 회사는 캐나다에서 대마 제품을 판매를 시작할 수 있다.

"캐나다만 해도 우리의 투자는 충분히 보상받을 수 있습니다. 그 외는 모두 추가로 얻는 수익이지요.”

대마 사업은 '엄청난 글로벌 기회'

샌즈는 처음에 캐노피와의 제휴로 컨스텔레이션이 단지 무알코올 대마 음료를 만들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두 번째 깨달음을 얻은 후, 그는 더 크게 생각하기 시작했다.

"단지 음료나 특정 시장에 국한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지요. 대마는 세계적으로 엄청난 기회를 제공할 것입니다.” 

샌즈는 캐노피와의 파트너십에서 원대한 비전을 갖게 되었다. 컨스텔레이션은 캐노피를 통해, 의료용, 식용 등 합법적인 모든 대마 시장에 진출할 것이다.

"캐노피는 대마초 사업에 참여하기 위한 컨스텔레이션의 팔입니다.”

샌드의 계획은 결국 몇몇 애널리스트들에게 확신을 심어주었다.

피보탈리서치의 팀 레이미는 지난해 10월 "컨스텔레이션 브랜드가 ‘성장 궤적'에 있다"면서 "핵심 사업이 다른 어느 회사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캐노피 그로스의 투자가 ‘대박’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썼다. 레이미는 개인적으로도 캐노피 그로스에 투자하고 있다. 

투자은행 코웬(Cowen)에서 음료 및 대마 부문을 담당하는 애널리스트 비비안 아제르도 지난 12월 노트에서 "대마 산업이 계속 탄력을 받고 있고 이 산업에 진출하는 전통적인 임상 회사(CPG)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기 때문에, 컨스텔레이션의 선도적인 대마 투자는 배당금을 지불하기에 충분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썼다.

잇따른 대마 관련 투자

샌즈의 선도적 투자 덕분에 2017년 10월에는 상상할 수도 없었던 대마 사업 투자가 확산되고 있다.

캐나다의 맥주회사 몰슨 쿠어스 캐나다(Molson Coors Canada)는 지난해 8월 캐나다 대마초 회사 하이드로포더케리(Hydropothecary)와 합작법인을 발표했다. 말보로(Marlboro) 소유주 알트리아(Altria)도 지난해 12월 캐나다 대마초 회사 크로노스 그룹 (Cronos Group)에 18억 달러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바로 직후에는 세계 최대의 맥주회사인 앤하이저부시 인베브(AB InBev)가 캐나다의 틸레이(Tilray)와 협력해 대마 함유 음료를 연구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대마초가 좋은 투자일 수 있지만 아직 확실한 것은 아니다. 피보탈리서치의 팀 레이미는 대마를 좋아하는 소비자들의 기호는 항상 있을 지 모르지만 합법화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게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이 개발되는 속도를 잘 못 계산했다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또 단기적으로 컨스텔레이션의 주가에도 위험을 미칠 수 있습니다.”

캐나다에서 기분전환용 대마초가 합법화되자 캐노피 그로스의 주가는 크게 상승했다. 그러나 이러한 변동성이 컨스텔레이션 브랜드의 주가를 하락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캐노피의 주가가 급등하면, 컨스텔레이션의 주가도 동반 상승할 수 있다.

샌즈는 캐노피의 투자가 컨스텔레이션의 주주들에게도 득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공짜로 대마초 사업 덕을 보고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