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강민성 기자] 저축은행이 디지털뱅크 전환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다양한 고객층 확보를 위해 비대면거래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이러한 디지털시스템 작업은 자체 전산망개발 작업과 초기 투입자금이 들어가는 만큼 향후 대형사와 중·소형사간에 양극화가 뚜렷해질 전망이다.

◇ 영업점 확대 고충 속 대형 저축은행 중심 디지털 플랫폼 개발

국내 저축은행은 웰컴저축은행을 시작으로 모바일플랫폼을 확대하고 있다. 현재 10대 저축은행 가운데 모바일플렛폼을 진행하는 곳은 웰컴저축은행, OK저축은행, 유진저축은행, 페퍼저축은행까지 총 5곳이며 자산기준 업계1위인 SBI저축은행은 오는 7월 디지털 플랫폼을 오픈할 예정이다.

과거 지점을 중심으로 소상공인과 서민을 중심으로 밀착해 금융 영업을 해온 저축은행들이 디지털 비대면 작업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대면영업을 통한 고객모집에 한계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국내 10대 저축은행의 경우 자산기준으로 1조원 이상으로 저축은행업계에서 대형사로 꼽히지만 지점수가 시중은행과 비교할 때 현저히 낮다. OK저축은행의 영업점은 20개로 가장 많고 SBI저축은행은 20곳 웰컴저축은행은 14곳 수준으로 주요 10대 저축은행의 지점은 평균 10곳 내외다.

저축은행은 시중은행과 달리 영업지점 인가 절차가 까다롭고 당국에서 승인받는데 제약이 존재한다. 국내 저축은행은 당국에 승인받은 정해진 지역에서만 영업점을 둘수 있는데 현재 상호저축은행법상 영업점을 개설하려면 본점이 특별시에 있는 경우에는 자본금이 120억원 이상이어야 한다.

해당 자본금이 갖춰져 있더라고 저축은행은 현실적으로 영업점 확대가 쉽지 않고 현재 보유중인 영업점 수도 적어 대면서비스를 높이기에 한계가 있다는게 저축은행 측의 입장이다.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대면서비스도 중요하지만 당국규제로 지점확대가 쉽지 않은게 현실”이라고 밝혔다.

◇ 대형사 중심으로 비대면 거래 확대 움직임…젊은층 고객 유인에 초점

영업망확대 어려움과 고금리대출 제한으로 저축은행 본연의 업무가 축소되고 있는 가운데 웰컴저축은행, OK저축은행, SBI저축은행 등 대형사를 중심으로 디지털 전환을 확대하고 있어 주목된다.

저축은행들이 비대면 디지털 서비스를 모두 확대해야 하는 상황에도 대형사를 중심으로만 진행하고 있는 배경은 자체 시스템개발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재 저축은행에서 자체적인 개인신용평가시스템(CSS)을 가지고 있는 곳은 웰컴저축은행과 SBI저축은행뿐이다. OK저축은행은 저축은행중앙회 서버를 사용중인데, 중앙회 서버를 사용할 경우 자사 앱으로 활용하는데에 한계가 있다.

저축은행이 자체개발 또는 중앙회 서버를 가지고 디지털 작업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젊은층 고객을 흡수시키기 위해서다.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기존 저축은행 고객층은 모바일 뱅킹이나 인터넷 등 비대면 서비스에 익숙하지 않은 연령대가 높은 고객이었으나 비대면 서비스를 높이면 20-30대 젊은층 고객을 확대할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컸다”고 밝혔다.

지난해 4월 업권 최초로 모바일 풀뱅킹 앱서비스를 출시한 웰컴저축은행은 비대면 서비스인 ‘웰컴디지털뱅크(웰뱅)’을 출시한 이후 젊은층 고객이 많아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달 기준 웰뱅 다운로드수는 55만건으로 이용고객수는 40만명에 달하는데 이용고객 층이 20대에서 40대가 84%다. 웰컴저축은행 측은 “고객모집에 효과적인 방법은 비대면거래 밖에 없는데다 디지털 뱅크를 확대한다면 실질적인 영업구역의 존재를 없앨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웰컴저축은행은 현재 모바일앱을 도입한지 1년밖에 되지 않아 성과보다는 안정화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편의성을 높이는 차원에서 간편결제서비스도 진행중이다. 일명 바코드결제로 알려진 간편결제서비스는 현재 일부 편의점에서 시행중이지만 향후 제로페이와 연계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또한 금융당국이 이달부터 저축은행에도 해외송금서비스가 가능하도록 제도를 개편한 만큼 연내 해당서비스를 진행하도록 추진중이다. SBI저축은행은 올해 7월 자체 전산망을 활용한 모바일뱅킹 앱을 출시하는데, 기존의 모바일 뱅킹과 별개로 쉽고 편하게 쓸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 중이다.

저축은행 업계는 SBI저축은행의 디지털플랫폼에 주목하고 있다. SBI저축은행이 업계1위 빅플레이어이인 만큼 디지털플랫폼을 사용중인 동종 업종의 시장규모도 커질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현재 비대면채널을 운영중인곳은 웰컴저축은행, OK저축은행을 비롯해 페퍼저축은행, 유진저축은행, IBK저축은행, KB저축은행 등이 있지만 사실상 지주 계열사 등은 마케팅이 활발하지 않다.

반면 SBI저축은행이 디지털앱을 출시하게 되면 대규모의 광고를 진행하기 때문제 기존 시장을 뺏아가는 치킨게임이 아닌 시장파이가 커져 비대면 시장이 활발해질 것이라는 게 업계 입장이다.

시중은행에 예적금 넣을 것을 저축은행에 넣을수 있고 고객들이 저축은행간 금리를 쉽게 비교가능해 질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는 것도 하나의 예로 들수 있다. 비대면 모바일 앱을 준비중인 SBI저축은행도 고객측면에서 비대면을 활용할 경우 비용절감효과를 누릴수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비대면으로 상품을 가입할 경우 오프라인보다 수신 금리가 더 높거나 낮은 대출금리로 이용할수 있도록 상품을 구성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러한 비대면서비스는 모바일 시스템계정이 있는 대형사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어 대형사와 아직까지 디지털전환을 추진하지 못한 중소형 저축은행과 실적 격차가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중금리대출을 활성화하는 당국의 기조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시중은행, 인터넷뱅킹간 경쟁심화로 대형사들은 빠르게 디지털시스템으로 전환중”이라며 “영업지점이 적어 대면영업 거점도 낮고 자금이 부족한 중소형저축은행은 점차 경쟁력을 잃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