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CON 전시장 내부에 설치된 조형물에서 인증샷을 찍고 있는 일본 방문객들. 사진= 이코노믹리뷰 박정훈 기자

[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소문난 맛집은 가게의 크기를 늘리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아무리 잘 되는 일이라고 할지라도 적정한 수준의 기대치라는 것이 있어 그를 넘어서면 역으로 잘 안될 수도 있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그러나 이 말은 KCON 앞에서는, 적어도 아직까지는 들어맞지 않는 말이 됐다. 단일 국가 문화 콘텐츠 축제로는 세계최대규모인 KCON의 파급력은 그 범위를 넒히면 넓힐수록 점점 더 강해지고, 많은 주목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보다 일본 최대규모의 전시장인 마쿠하리 멧세 컨벤션 전시장 홀 1개를 추가로 대관해서 규모를 더 확대했음에도 한류 팬들이 발산하는 젊음의 열기로 또 한 번 일본을 뜨겁게 달군 2019 KCON JAPAN 현장을 직접 찾아가 봤다. 

 

▲KCON JAPAN에 가려는 승객로 꽉 찬 마쿠하리 멧세에서 가장 가까운 가이힌마쿠하리 역(海浜幕張駅). 사진= 이코노믹리뷰 박정훈 기자

“지난해와 다른거다! 지난해와는!”

CJ는 이제 콘텐츠로 작정을 했다. KCON은 ‘역대 최대’라는 표현을 매년 다시 쓰고 있다. 일본 지바 현의 마쿠하리 멧세 전시장에서 열린 2019 KCON JAPAN은 같은 장소에서 열린 지난해 행사보다 낮 시간 동안 한류 콘텐츠 컨벤션이 열리는 전시장, 밤 시간 동안 열리는 K-POP 콘서트모두 규모를 더 키웠다.

단적인 예로, 지난해 KCON 컨벤션에서 4~5개 부스의 점포에서 판매됐던 한국 음식 부스는 올해 12개로 늘었다. 또, 지난해 소규모 부스를 열어 마일리지 포인트를 홍보했던 일본의 서점 브랜드 ‘츠타야(TSUTAYA)’는 아예 대형 부스를 만들어 한류 드라마 영상 콘텐츠 판매, 대여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홍보했다.
   

▲ 한국 영화, 드라마 콘텐츠에 대해 소개하는 KCON의 츠타야 특별부스. 사진= 이코노믹리뷰 박정훈 기자

일본 츠타야 관계자는 “지난해 참가한 KCON 부스에서 반응이 너무 좋아 올해에도 참가했다”면서 “지난해에는 마일리지 서비스만을 홍보했다면 올해에는 참여 부스의 규모를 키우고 츠타야의 영상 DVD 판매, 대여 서비스 홍보를 강화했다”고 말했다. 올해의 KCON JAPAN은 규모를 키운 만큼 지난해보다 더 많은 일본 관람객들을 모았고 그들이 한류 문화로 즐길 수 있는 장을 마련했다.

K-POP, '연결의 힘'

특히 반응이 뜨거웠던 순간은 지난해 CJ의 음악채널 엠넷(M.net)의 경연 예능 프로그램 ‘프로듀스48’으로 탄생한 한·일 합작 걸그룹 아이즈원(IZONE)의 컨벤션 특별무대 ‘KCON GIRLS’ 였다. KCON GIRLS는 한국과 일본의 유명 아티스트들의 토크쇼와 공연으로 채워지는 코너로 올해 KCON에 처음으로 도입됐다. 아이즈원의 등장으로 컨벤션장은 마치 저녁에 열리는 K-POP 콘서트 ‘엠카운트다운’을 방불케 했다. 아이즈원의 열렬한 팬이라는 도쿄에서 온 18세 여고생 ‘타카하시 리오(高橋莉央)’씨는 “일본에서 재방송된 <프로듀스48>을 보고 아이즈원의 팬이 됐다”면서 “컨벤션과 콘서트 참가 티켓을 사기 위해 지난 몇 달 간 용돈을 모았다”고 말했다. 

▲ KCON GIRLS 무대에 오른 AKB48의 인기 멤버들. 사진= 이코노믹리뷰 박정훈 기자

그 외 KCON GIRLS의 게스트로는 프로듀스48에 출연해 우리나라에 많은 팬덤을 보유하게 된 일본의 아이돌 그룹 AKB48의 멤버 미야자키 미호(宮崎美穂), 코지마 마코(小嶋真子),나카니시 치요리(中西智代梨), 치바 에리이(千葉恵里), 아사이 나나미(浅井七海), 사토 미나미(佐藤美波) 등이 있었다.    

KCON은 젊은 관객들 뿐만 아니라 가족 단위로 관람객들도 많았다. 마쿠하리 멧세가 있는 도쿄와는 약 1000km가 떨어진 도시 후쿠오카(福岡)에서 한국 드라마와 K-POP의 열렬한 팬인 중학생 딸과 함께 KCON을 찾은 어머니 43세 아키야마 아이리(秋山愛理) 씨는 “후쿠오카와는 너무 멀리 떨어진 도쿄에 딸을 혼자 보낼 수 없어 데리고 같이 왔다”면서 “딸과 함께 한국 드라마 ‘도깨비’를 보면서 한류의 팬이 됐고 KCON까지 오게 됐다”고 말했다. 
   
기업들도 '미소'  

올해도 KCON JAPAN은 수많은 중소기업들에게 일본의 소비자들과 업계 관계자들의 만남을 이루어냈다. 컨벤션에 참여한 즉석 떡볶이 브랜드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보다 더 많은 일본 고객들과 현지 식품업계 관계자들이 부스를 찾아와서 바쁘다”면서 “시식용으로 준비한 상품들이 모자랄 것 같아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KCON 컨벤션에는 국내 대기업들도 참여했다. 삼성전자는 자사의 스마트폰 브랜드인 ‘갤럭시’를 소개하는 부스와 K-POP 댄스 공연장을 조성하는 등으로 참여했고 제주항공은 우리나라의 대표적 관광지들의 항공 노선을 홍보했다. 

▲ KCON의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 부스. 사진= 이코노믹리뷰 박정훈 기자
▲ KCON에 참가해 국내여행 노선을 홍보하고 있는 제주항공. 사진= 이코노믹리뷰 박정훈 기자

그런가하면 CJ의 여러 계열사들도 참석해 지난해보다 더 적극적으로 브랜드를 홍보했다. CJ제일제당의 한식 브랜드 비비고의 시식행사 부스 앞에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방문객들이 줄을 섰다. CJ ENM 오쇼핑의 패션 브랜드 Ce&(씨이앤) 부스를 마련해 일본의 여성 고객들에게 한류 스타일을 전파하고 브랜드를 알렸다. 이렇게 해서 올해 KCON JAPAN에는 15개 스폰서 업체와 K-라이프스타일 중소기업들을 포함해 총149개 기업이 참여했다. 

▲KCON에 마련된 CJ제일제당 한식 브랜드 '비비고' 부스 앞에 줄을 서서 시식을 기다리고 있는 일본인 관람객들. 사진= 이코노믹리뷰 박정훈 기자
▲ KCON에 마련된 CJ ENM 오쇼핑의 패션 브랜드 Ce& 부스. 사진= 이코노믹리뷰 박정훈 기자

KCON을 주최하는 CJ ENM 관계자는 “KCON은 비록 매년 치르고 있는 행사지만 매년 행사가 주는 느낌은 그 때마다 새롭다”면서 “한 나라의 문화가 언어가 다른 나라의 사람들을 이해시키고 감동을 주고 또 이렇게 많은 이들에게 큰 즐거움을 선사할 수 있다는 것에 늘 놀라곤 한다”고 말했다. 

다시 성장하고 있는 한류의 가능성을 이끌고 있는 KCON은 이제 전 세계인이 즐기는 우리의 축제가 되고 있었다.  

▲ KCON의 한국음식 판매 부스 앞에 마련된 실내 식사공간에서 한국음식을 즐기고 있는 일본 관람객들. 사진= 이코노믹리뷰 박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