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정다희 기자]국내외 경기가 다소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부진한 설비투자에 대한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설비투자지수 증가율이 기계류를 중심으로 감소세가 확대되면서 2019년 1분기 현재 작년동분기 대비 19.5% 하락했다. 2015년 이후 최저치다. 이어 실제 설비투자가 장기적인 균형 수준에서 얼마나 벗어났는지를 나타내는 설비투자 갭률도 2019년 1분기 현재 감소폭이 크게 확대됐다. 

▲ 설비투자지수 증가율과 국민계정상 설비투자 증가율 및 갭률. 출처=현대경제연구원

현대경제연구원은 향후 제조업 설비투자 부진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 주력 제조업의 설비투자 여건을 살펴보고 시사점을 제안한 보고서 ‘산업별 설비투자 동향 및 시사점’을 19일 발표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설비투자가 가까운 시일 내에 반등할 가능성은 낮다”고 지적한 한편, “향후 경기 회복에 대응한 선제적인 투자 확대 가능성도 고려하면서 신성장 산업 육성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해야한다”고 제안했다.

설비투자 핵심, 제조업의 계속된 부진

최근 설비투자에 영향을 미치는 제조업 경기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제조업의 생산·출하 증가율이 둔화되는 한편 재고는 확대돼 설비투자 여건이 악화되고 있는 것. 수출 증가율도 2019년 1분기에 감소세를 보이며 외수 경기도 투자 둔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기업의 설비투자전망 BSI(기업경기실사지수) 또한 이달 94p를 나타내며 기준점인 100p를 하회, 기업이 향후 설비투자 확대에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제조업 생산 및 수출 증가율과 출하 및 재고 추이. 출처=현대경제연구원

현대경제연구원은 “제조업 전체의 생산·생산능력이 모두 부진한 가운데 설비투자 조정압력 또한 감소세로 전환됐다”며, “또 다른 설비투자 선행지표인 국내기계수주액·자본재수입액 증가율도 감소세를 유지하고 있어 가까운 시일 내 설비투자가 반등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주력 제조업 중 설비투자 상승세인 산업 없어...조금씩 볕 드는 조선·석유화학·철강

현대경제연구원은 각 주력 제조업별 설비투자 여건과 향후 전망을 생산, 출하, 재고 및 설비투자 조정압력의 기준으로 살펴봤다. 설비투자 조정압력은 생산 증가율(A)과 생산능력지수 증가율(B)의 차이(A-B)로 계산되며 설비투자에 대한 수요를 의미하는 지표로 해석했다. 설비투자 조정압력이 양(+)의 값을 가지며 커진다는 것은 향후 설비투자 확대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진다는 것을 뜻하며 반대로 음(-)의 값을 가진다는 점은 향후 설비투자 여력이 낮은 상황임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제시된 기준에 따르면, 설비투자가 회복 국면에 위치한 산업은 조선, 석유화학, 철강 산업 등으로 나타났다. 조선업은 생산과 출하가 모두 증가하고 생산 가동률은 확대됐다. 설비투자 조정압력은 증가폭이 확장되고 있는 국면이다. 석유화학 산업은 생산과 출하가 모두 증가하고 재고가 감소하는 가운데 설비투자 조정압력이 증가세로 반등했다. 철강 산업은 생산과 출하가 여전히 부진한 상황이나 재고가 쌓이는 속도가 둔화되고 있다. 설비투자 조정압력은 여전히 감소를 유지하고 있지만 감소폭 자체는 축소됐다. 

▲ 산업별 설비투자 사이클 국면. 출처=현대경제연구원

반면, 설비투자가 둔화 혹은 하강 국면에 위치한 산업은 자동차, 정밀기기, 전자, 화학, 기계 산업 등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산업은 생산과 출하 증가율은 둔화되고 재고 증가율은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설비투자 조정압력은 플러스이지만 그 정도는 낮다. 정밀기기 산업은 생산 과 출하는 감소하는 가운데 재고는 증가했다. 설비투자 조정압력은 최근 감소세로 전환됐다. 전자 산업은 생산, 출하, 재고가 모두 감소하고 설비투자 조정압력은 큰 폭의 감소를 기록했다. 화학 산업은 생산과 출하가 감소하는 가운데 재고는 증가하고 설비투자 조정압력은 최근 감소로 전환됐다. 기계 산업은 생산과 출하 감소가 확대되고 재고가 여전히 쌓이고 있는 가운데 설비투자 조정압력은 감소 국면을 지속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주력 제조업 중 설비투자 국면이 상승에 위치에 있는 산업은 없다”며 “설비투자의 부진이 지속될 경우 국내 고용과 성장세 회복을 약화시킬 뿐만 아니라, 중장기적으로는 자본 축적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아 성장 잠재력 또한 낮아지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주력 산업의 설비투자 국면. 출처=현대경제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