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학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 연구팀이 75세 이상 노인에서도 고지혈증 치료제인 '스타틴'이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을 41% 줄이고 사망률도 44% 낮출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세브란스 병원 전경. 출처=연세의료원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75세 이상 노인에서 고지혈증 치료제를 시작해도 심혈관질환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에 따라 고령이라도 고지혈증 치료제 복용이 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한 근거가 마련됐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이상학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 연구팀은 75세 이상 노인에서도 고지혈증 치료제인 ‘스타틴’이 심혈관질관 발생 위험을 41% 줄이고 사망률 역시 44% 낮출 수 있다고 밝혔다.

고지혈증 치료제인 스타틴이 협심증과 심근경색증, 심장마비 등 심혈관질환 위험을 줄이는데 효과적이라는 것은 잘 알려져 있었지만, 세계적인 고령화 추세에도 75세 이상 노인에서 스타틴 효과에 대해 진행된 연구가 없었다. 국제적인 치료지침에서도 해당 연령대의 효과와 치료방침은 명확하게 제시하지 않고 있다.

이상학 교수 연구팀은 2005년부터 2016년까지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를 방문한 환자 중 내원 전에 심혈관질환이 없었던 6414명을 대상으로 성향점수 보정분석을 통해 스타틴을 정기적으로 복용하고 있는 639명과 스타틴을 복용하지 않는 639명을 두 그룹으로 나눠 5년2개월간 추적조사했다.

조사결과 스타틴 복용자의 경우 100명이 1년간 위험에 노출될 비율(100 person-years)로 환산했을 때 심근경색증, 뇌졸중 등 주요 심장혈관 및 뇌혈관 사건(MACCE)은 1.25회로 미복용자 2.15회보다 약 41% 낮았다. 사망률 또한 스타틴 복용자의 경우 0.65회로 미복용자 1.19회보다 약 44% 낮다고 조사됐다.

▲ 스타틴 복용자는 심혈관 관련 질환 발생 위험과 사망률이 비복용자에 비해 각각 41%, 44%로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출처=세브란스병원

카플란-마이어(Kaplan-Meier) 생존분석에서도 스타틴 복용자는 심혈관 관련 질환 발생 위험과 사망률이 비복용자에 비해 각각 41%, 44%로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스타틴 복용자는 저밀도지단백 콜레스테롤(LDL-C)이 낮아지는 동시에, 심근경색증이나 관상동맥 재개통술 발생률이 낮았다.

이상학 교수는 “노인인구가 급증하는 가운데 의료비와 복지비용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에서 심혈관질환 예방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면서 “이번 연구로 75세 이상의 고령이라 할지라도 심혈관질환의 예방을 위해 적극적으로 고지혈증 치료제 복용이 필요하다는 근거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심혈관‧대사질환 분야 학술지 ‘동맥경화증(Atherosclerosis)’ 최신호에 게재됐다.

김윤기 고려대 생명과학부 교수, 변형 RNA의 제거과정 규명

유전자 발현 조절과정 중에서 변형 RNA를 제거하는 과정이 밝혀졌다. 한국연구재단은 김윤기 고려대학교 생명과학부 교수 연구팀이 RNA 변형의 일종인 N6-메틸아데노신(m6A) RNA가 분해되는 경로를 규명했다고 밝혔다.

N6-메틸아데노신(m6A)은 RNA의 화학적 변형의 일종으로 RNA를 구성하는 아데닌 염기에 메틸기가 붙은 형태이다. 급성 골수성 백혈병‧간암‧유방암의 발생과 진행뿐 아니라 에이즈와 같은 면역질환에서도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져 있다.

이중나선으로 이뤄진 안정적인 DNA와 달리, RNA는 다양한 화학적 변형이 쉽게 발생한다. 변형된 RNA는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고 암 및 바이러스성 질환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져 있지만, 구체적 분자수준 기작은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RNA 변형의 심층 연구는 관련 질환의 이해를 높여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 꼭 필요한 연구로 꼽힌다.

연구팀은 가장 많이 발생하는 변형 형태인 m6A RNA가 제거되는데 관여하는 새로운 인자들을 발굴하고, 이들이 복합체를 이루어 RNA를 제거하는 메커니즘을 자세히 규명했다.

m6A 변형을 가진 RNA는 ‘YTHDF2’라는 단백질에 의해 인식되고 결합된다. 이 단백질은 RNA 분해효소와 복합체를 이루고 있어, m6A 변형을 가진 RNA를 빠르게 제거한다.

김윤기 교수는 “이 연구는 m6A 변형을 가진 RNA가 세포 내에서 분해되는 현상을 보고한 것”이라면서 “이 연구를 통해 m6A 변형의 생물학적, 병리학적 기능이 재조명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성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리더연구)의 지원으로 수행돼 국제학술지 ‘몰레큘러 셀 (Molecular Cell)’에 5월 2일자에 게재됐다.

서울아산병원, 암 방사선 치료 효과 높이는 기술 개발

암 환자의 몸 속에 있는 특정 단백질의 활동을 억제하면 방사선 치료 효과를 최대로 높일 수 있다는 사실이 국내 연구팀에 의해 확인됐다.

서울아산병원은 방사선종양학과 최은경·송시열, 융합의학과 정성윤 교수팀이 암 조직 속의 PMVK라는 단백질의 양을 파악하면 방사선 치료 효과를 미리 예측할 수 있다는 내용과 이를 억제하면 방사선 치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PMVK(Phosphomevalonate kinase)는 체내에서 콜레스테롤 합성에 관여하는 물질로 알려져 왔지만, 이번 연구로 방사선을 활용한 암 치료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밝혀졌다.

암 환자 중 약 절반이 방사선 치료를 받는데, 암 조직 외 주변 정상 조직까지도 방사선에 의해 손상될 가능성이 있어 지금까지 방사선 세기를 일정 수준까지밖에 높이지 못했다.

방사선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해 화학항암제를 병용으로 투여하지만, 화학항암제 자체의 부작용 발생 위험이 있어 많은 암 환자들에게 안전하게 사용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서울아산병원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을 활용, 효과적인 PMVK 억제제가 새롭게 개발되면 폐암, 췌장암을 비롯한 다양한 고형암 치료에 적용돼 기존 치료법보다 큰 효과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원천 기술을 최근 인핸스드바이오에 이전하고 앞으로 신약 항암제 개발을 위한 연구 및 임상시험에 최대한 협력할 계획이다.

최은경 서울아산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는 “암 환자들을 치료할 때 기존 방법으로는 방사선 치료 효과를 최대로 높이는 데 한계가 있었다”면서 “이번 기술 개발을 바탕으로 앞으로 PMVK를 억제하는 신약이 개발되면 비소세포폐암, 췌장암 등 고형암 방사선 치료 시 부작용은 최소화하면서 효과는 최대로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정성윤 서울아산병원 융합의학과 교수는 “이번 기술 이전은 병원이 주도적으로 원천 기술을 개발하고 제약회사가 임상시험을 진행하며 효과적인 항암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 협력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김홍중 인핸스드바이오 대표는 “서울아산병원으로부터 이번 기술을 확보하여  항암제 개발 후보 물질이 다각화될 뿐만 아니라, 혁신 신약 항암제 개발을 완료해 글로벌 라이센스 획득까지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성모병원, 건강검진서 암 발견 1000명당 4명…조기 발견과 예방에 유용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평생건강증진센터는 2018년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개인과 기업소속 총 2만4475명의 검진자를 대상으로 외래진료 연계 및 암 진단 환자를 통계 조사했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3439명을 외래진료로 연계했으며, 이 중 0.4% 비율인 95명이 암 확진 판정을 받았다. 확진된 암의 종류를 살펴보면 위 24건, 유방 19건, 폐 8건, 결장 7건, 갑상선 6건, 전립선 5건, 직장 5건 등 한국인의 사망원인 5대 암으로 불리는 종목들이었다. 

2016년 보건복지부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새로 발생한 암환자 수는 22만9180명이며, 암발생률은 인구 10만명 당 286.8명인 0.28%다. 서울성모병원에서 건강검진을 통해 암 확진판정을 받은 인원과 단순 비교 시, 약 1.6%로 건강검진이 효율적으로 암을 발견해 치료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김영균 센터장은 “우리나라의 인구 고령화는 초고속으로 진행되고 있는 만큼 질환 또한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어 이에 대한 대비책이 필요하다”면서 “평상 시 본인의 건강 상태를 확인 할 수 있는 검진이 암을 확실하게 예방하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김 센터장은 또 “건강검진을 받기 위해 검진 전문 인력이 갖춰진 곳을 선택하는 것이 지혜롭다”면서 “전문의 외에도 영영사와 운동처방사 등 검진 이후도 수진자의 건강을 평생 관리해줄 수 있는 곳을 추천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