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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큐레이션] 멱살잡은 배달의민족과 쿠팡...냉정히 봐야하는 키워드는?정상적 영업인가, 정보 유출 있었나, 시장 가열 및 독점 이슈인가, 공정위는?

[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국내 배달앱 시장 1위 사업자 우아한형제들의 배달의민족이 소셜 커머스에서 오픈마켓으로 변신하며 소프트뱅크의 간택까지 받은 이커머스 강자 쿠팡과 멱살을 잡았다. 배달의민족이 쿠팡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는 한편, 경찰에도 수사를 요청한 것으로 18일 확인됐다.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공정위와 경찰 모두에 필요한 조치를 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공정위는 지난 17일 등기로 신고해 이르면 차주 초 정식 접수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경찰에도 같은날 직접 방문해 수사의뢰서를 접수시켰다"고 말했다.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국내 배달앱 시장은 현재 3조원 규모로 성장했으며, 1위 배달의민족을 중심으로 2위 요기요와 3위 배달통을 가진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가 주로 활동하고 있다. 다만 최근에는 네이버와 카카오를 비롯해 우버의 우버이츠가 시장에 진입했으며 위메프도 위메프오라는 서비스를 준비하는 등 시장이 확장되는 분위기다. 이 과정에서 쿠팡이 쿠팡이츠라는 배달앱 서비스를 준비하며 1위 사업자 배달의민족을 무너트리기 위해 '꼼수'를 부렸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중이다.

신고를 한 배달의민족에 따르면 쿠팡은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 쿠팡이 쿠팡이츠라는 배달앱을 준비하며 선발주자인 배달의민족과 계약한 점주들과 접촉, 이 과정에서 계약해지를 유도하는 한편 부적절한 정황이 감지됐다는 설명이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기업 간 분쟁의 틀이 아니라, 일종의 변화되는 프레임의 관점에서 냉정하게 살펴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크게 '정상적 영업인가, 정보 유출 있었나, 시장 가열 및 독점 이슈인가, 공정위의 행보는 어떤 변수인가' 등 네 가지 키워드로 정리할 수 있다.

   
▲ 배달의민족 로고가 보인다. 출처=배달의민족

정상적 영업인가
배달의민족에 따르면 쿠팡은 쿠팡이츠를 준비하며 배달의민족 배민라이더스와 계약을 맺은 상위 50대 매출 점주 등과 접촉했다. 이 과정에서 쿠팡 영업직원들이 상식 이하의 행태를 보였다는 것이 배달의민족 주장이다. 배달의민족에 따르면 쿠팡 영업직원들은 점주들에게 배민라이더스와 계약을 해지하고 쿠팡과 독점 계약할 것을 종용했으며 이 과정에서 최근 월 매출 중 최대치에 맞춰 현금을 지급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또 계약이 변경되면서 손해를 입는다면 매출을 보증한다는 약속도 했다.

쿠팡 영업직원들의 행보는 이를 이상하게 본 몇몇 점주들이 배달의민족에 제보하며 알려졌다는 설명이다. 일부 점주는 쿠팡 영업직원들의 이야기를 녹취해 증거로 배달의민족에 넘기기도 했다. 배달의민족은 이를 바탕으로 쿠팡의 행보를 공거래법 위반으로 본 셈이다.배달의민족 관계자는 "쿠팡 영업직원들의 행동은 영업적 관점에서도 용인될 수 없다고 본다"면서 "초기 시장에 진입하며 파격적인 승부수를 던지려고 했으나, 위법의 소지가 있기 때문에 공정위와 경찰에 신고하게 됐다"고 말했다.

향후 법적인 판단이 내려지면 쿠팡 영업직원들의 행동에 대한 책임소재는 명확히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업계에서는 쿠팡의 공격적인 행보를 두고 다소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영업 조직에서 다소 공격적인 행보가 벌어지는 것은 누구나 알고있는 사실이며, 이 과정에서 다양한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면서도 "쿠팡 영업직원들의 행보가 용인될 수 있는 선을 넘어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모든 산업군이 마찬가지지만, 모바일 O2O 플랫폼 기반의 온디맨드 비즈니스는 강력한 플랫폼 사업자가 공급자를 묶는 구조를 가지고 있어 그 어느 때보다 영업관리가 중요하다. 수직계열화가 아닌 소위 생태계를 조성해야 하기 때문에 플랫폼 사업자들이 공급자들과 협력하고 상생하는 의지까지 보이며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특히 상위 매출을 기록하는 공급자들은 해당 생태계의 중요한 핵심이기 때문에 플랫폼 사업자들에게는 민감한 영역이다. 배달의민족이 상위 매출 점주들에 파격적으로 접근한 쿠팡에 견제구를 던진 이유다.

쿠팡은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공격적인 영업을 전개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 과정에서 법적인 논란이 불거질 수 있는 소지는 없다는 주장이다. 외부에서 보기에 일부 '부적절한 행위'로 보일 수 있는 소지는 있지만 추후 법적인 단계를 밟으며 충분히 소명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엿보인다.

정보 유출 있었나
쿠팡 영업직원들의 공격적인 행보를 두고 배달의민족과 쿠팡이 충돌하는 가운데, 이 과정에서 불거진 '부적절한 행위' 중 일부 의견이 다른 점에 시선이 집중된다. 쿠팡 영업직원들이 점주들에게 배민라이더스와의 계약을 종료하고 독점으로 자사와 계약을 맺도록 종용하는 한편 상당부분의 매출을 책임지겠다는 말을 한 대목은 이미 사실로 확인됐고 증거도 있는데다 쿠팡도 인정하고 있어, 추후 다툼의 소지가 있다. 그러나 '정보 유출'에 대한 논란은 두 회사의 주장이 180도 갈린다.

배달의민족은 쿠팡 영업직원들이 점주들에게 접근하며 배달의민족이 가진 핵심적인 내부정보를 활용했다는 점을 의심하고 있다. 배달의민족 내부 데이터를 쿠팡 영업직원들이 확보해 점주들과 협상했다는 뜻이다. 이는 기업 기밀 유출 사건이기 때문에 사실이라면 문제가 심각해진다.

이를 뒷받침 할 수 있는 정황도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 등에 따르면 배달의민족이 확보한 점주 녹취파일에 '배달의민족과 점주만 알 수 있는 데이터'가 쿠팡 영업직원의 입에서 나오는 대목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쿠팡 영업직원이 점주를 설득하며 "이건 대외비"라던가 "우리(쿠팡) 개발자만 3000명이에요. 다 알 수 있어요"라는 말이 나온다는 설명이다.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분명 따져볼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쿠팡은 사실무근이라고 선을 그었다. 쿠팡 관계자는 "앱 한 번 뒤지면 다 나오는 정보"라면서 "앱에 공개된 업소별 주문 수 정보 등을 바탕으로 자체적으로 시장조사를 했으며, 새롭게 도전하는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정보 유출과 관련해서는 추후 조사 과정에서 시시비비가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현 상황으로는 쿠팡 영업직원이 단순하게 실적을 올리기 위해 점주들을 대상으로 다소 '영업적 언행'을 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지만, 몇몇 직원들이 의미심장한 말을 한 대목이 녹취에 그대로 등장하는 점은 그 자체로 논란이 될 전망이다.

   
▲ 쿠팡 이츠 스토어는 이미 나왔다. 출처=갈무리

시장 가열 및 독점 이슈인가?
배달의민족이 쿠팡을 공정위와 경찰에 신고한 사태는, 그 자체로 대단히 화제성이 높은 사안이다. 배달의민족은 국내 배달앱 시장의 선구자이자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스타트업이며, 쿠팡은 소프트뱅크에 이어 비전펀드의 선택을 받은 한국의 아마존이기 때문이다. 워낙 많은 관심을 받는 두 기업의 충돌이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벌어지는 힘의 균형에도 집중하고 있다. 특히 배달앱 시장이 팽창하며 쿠팡이라는 신진 플레이어가 등장, 1위 사업자 배달의민족과 충돌하는 것을 두고 '긍정적인 효과'라는 말도 나온다.

이러한 논리는 곧 공정위와 경찰까지 등장한 현 상황을 설명하며 '배달의민족이 오버한다'는 쪽으로 수렴되기도 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많은 플레이어가 등장해 서로 치열하게 싸우며 고객에게 손을 벌리는 장면이 나쁘지 않다. 그런데 배달의민족이 쿠팡의 공격적인 영업활동을 트집잡으며 지나치게 민감하게 군다는 지적이다. 이는 시장 독과점을 유지하려는 배달의민족 탐욕 논리로도 발전한다. 실제로 해당 사건을 보도한 뉴스의 댓글에는 이러한 반응도 많이 보인다.

배달앱 시장이 팽창하며 새로운 플레이어가 등장, 건전한 경쟁을 한다면 해당 논리는 설득력이 있다. 경쟁이 때로는 출혈이 아닌 시너지를 내는 사례도 많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글로벌 OTT 플랫폼 넷플릭스의 경우 내부사정은 확인되지 않아도 최소한 표면적으로는 경쟁이 시너지라는 입장이 강하다. 이들은 애플과 디즈니가 경쟁자가 아니라 고객의 시간을 빼앗는 모든 플레이어를 경쟁자로 설정, 글로벌 스트리밍 시장 전체를 장악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건잔한 경쟁은 시장의 성장으로 이어진다.

문제는 아이러니하게도 공정위와 경찰이 등장한 순간부터 시작된다. 쿠팡의 영업직원들이 보여준 행동 중 일부 부적절한 구석이 분명히 있고 이에 대한 법적인 판단까지 논하는 수준까지 갔다면, 이는 100% 건전한 경쟁이 될 수 있는 자격을 일부 상실한다. 그런 이유로 이번 논란은 배달앱 시장이 팽창하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벌어지는 업계의 충돌도 아니며 시장 1위 사업자가 후발주자에게 소위 '갑질'하는 사례도 될 수 없다.

'배달의민족이 쿠팡을 공격했다' '너무 심하다' '플레이어가 많아지면 고객은 좋다' '배달의민족이 너무 예민하게 굴었다'는 논리의 전개는 이미 성사될 수 없다는 뜻이다. 이번 논란은 공정위와 수사당국의 판단을 기다려야 하는 사건일 뿐이다.

두 회사의 프레임 전투가 심하게 벌어지는 이유다. 쿠팡은 초반 문제가 불거졌을 당시 일부 영업직원들의 부적절한 행동을 인정하는 메시지를 선택했으나, 시간이 흐른 후 시장 1위 사업자인 배달의민족이 '쪼잔한 행동'을 비판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실제로 쿠팡 관계자는 최근 "시장에서 여러 기업들이 경쟁하면 고객 혜택도 늘어날 수 있는데 시장의 과반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1위 사업자가 신규 가입자를 이렇게 비난하는 것은 안타깝다"는 입장을 내놨다. 배달앱 시장이 팽창하며 경쟁하면 고객들은 좋은 일인데, 왜 '거대기업' 배달의민족이 '약하고 여린' 후발주자를 비난하는가라는 뜻이다.

민감한 영역이다. 쿠팡은 비록 영역은 달라도 자사 가치의 30%에 불과한 배달의민족을 '폭군'으로 지정하고(기업가치 쿠팡 10조원, 배달의민족 3조원) '많은 사업자들이 있으면 고객들이 더 유리하다'는 주장을 내세우고 있다. 이어 자연스럽게 배달의민족이 제기하는 문제제기를 '폭군의 압제'로 환치시키고 있다. 그러나 이 논리는 설명한 것처럼 공정위와 경찰이 등장하는 순간 다툼의 여지가 생겨 설득력을 상실하며, 상황에 맞게 '사업자가 많아지면 쿠폰 받을 생각에 행복해지는 고객들의 마음'을 교묘하게 끌어오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경쟁자가 많아지면 시장이 발전한다고 믿는다"면서 "누구나 시장에 들어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정정당당하게 하자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정위 이슈 눈길
최근 배달앱 시장의 공정위 이슈가 많아지는 대목도 눈길을 끈다. 실제로 배달의민족 경쟁사인 요기요는 최근 일부 점주들을 대상으로 갑질 논란에 휘말려 공정위 조사를 앞두고 있다. 요기요가 일부 가맹점주를 대상으로 지나친 경영 간섭, 무단 해지에 나섰다는 말이 나온다. 요기요가 자사의 최저가보상제를 지키지 않는 가맹점주를 대상으로 무리하게 메뉴 등의 변경을 강제했고 일부 가맹점주는 계약 해지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이라면 갑질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다만 요기요는 아직 공정위의 제재를 받은 것이 아니며, 이와 관련해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배달앱 시장의 주요 플레이어들이 비슷한 시기에 공정위 이슈에 매몰된 이유는 다양하지만, 특히 모바일 O2O 플랫폼 기반의 온디맨드 생태계의 비즈니스 구조가 일상화되며 기존의 법 체계와 충돌을 일으키기 시작했다는 주장에 설득력이 실린다. 플랫폼 운영자의 고민이 깊어지는 이유며, 리스크도 커지는 이유다.

그래도 합리적인 문제해결 필요하다
배달의민족과 쿠팡의 분쟁은 극적인 합의 등이 없다면 법적 단계에서 수습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이 과정에서 두 회사가 브랜딩 차원의 불필요한 소모전을 치르는 것에 업계의 우려가 크다.

쿠팡은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강자며, 혁신의 아이콘이다.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비즈니스 모델을 현실로 구현한 선구자이자 추후 글로벌 시장에서 강력한 ICT 플랫폼 본능을 보여줄 수 있는 업계의 희망이다. 이러한 쿠팡이 만약 비도덕적 행위로 타격을 입는다면 그 손실은 대한민국 ICT 업계 전체의 손해다. 쿠팡의 잘못이 아직 명확하게 확정되지 않았다는 점도 중요하다. 증거를 통해 수사를 요청한 것은 배달의민족이며, 이 과정에서 쿠팡이 새로운 증거를 제시하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수 있다. 그러나 어떤 길을 택해도 이 과정에서 가시밭길을 걸을 수 있다.

배달의민족도 이번 논란을 통해 필요이상의 소모전을 벌이면 브랜딩 측면서 타격이 불가피하다. 현 상황에서의 논란은 증거를 일부 가진 배달의민족에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으나 추후 돌발상황이 벌어지면 쿠팡과는 비교할 수 없는 추락을 경험할 수 있다. 두 회사 모두 대한민국 ICT 업계의 간판이라는 점을 인지하고,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최진홍 기자  |  rgdsz@econovill.com  |  승인 2019.05.18  22:5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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