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진후 기자] 뉴욕 주식시장의 3대지수는 중국 상무부가 무역협상에 대해 보복관세는 가해행위이며 중국도 필요한 조치로 맞설 것이라고 발표하면서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기대감이 얼어붙어 일제히 하락했다.

17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38%(98.68포인트) 내린 2만5764.00에 장을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지수는 전날에 비해 0.58%(16.79포인트) 하락한 2859.53에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전날 대비 1.04%(81.76포인트) 내린 7816.28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11개 업종 가운데 10개 업종이 하락하는 모습이 연출됐다. 재량소비재(-0.80%), 필수소비재(-0.19%), 에너지(-1.05%), 금융(-0.60%), 건강(-0.17%), 산업(-1.10%), 소재(-0.50%), 부동산(-0.17%), 기술(-0.82%), 커뮤니케이션서비스(-0.48%)가 내렸다. 반면 유틸리티는 홀로 0.48% 상승을 보였다.

종목별로는 미국 기술주의 대표 격인 ‘팡(FAANG)’주도 하락을 나타냈다. 페이스북의 주가는 –0.90% 하락했다. 아마존 주가는 –2.02%, 애플은 -0.57% 하락했다. 넷플릭스는 –1.35%,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의 주가는 -1.33% 내렸다,

반도체 기업인 엔비디아(Nvidia)는 -2.28% 하락했다. 인텔(Intel)은 –1.41% 떨어졌다. 웨스턴 디지털(Western Digital)은 -1.02% 내렸다.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는 –0.67% 하락했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Micron Technology)는 -3.35% 하락했다. AMD는 –1.82%를 기록하면서 전거래일의 상승분 이상으로 하락했다.

자동차 제조기업 GM의 주가는 –1.02% 하락했다. 반면 수출에 영향을 크게 받는 보잉(Boeing)은 0.34% 상승했다. 거꾸로 캐터필러(Caterpillar)는 -3.04% 내렸다. 월마트 주가는 이날 –0.44%를 기록했다.

금융주인 JP모건체이스는 -0.49% 하락했다. 보험회사인 아메리칸 인터내셔널 그룹(AIG)은 0.27% 상승했다.

글로벌 제약사 존슨앤드존슨(J&J)의 주가는 0.29% 올랐다. 스위스계 글로벌 제약사인 노바티스(Novartis)는 0.31% 상승했다. 글로벌 제약사 중 하나인 화이자(Pfizer)는 -0.41% 하락했다. GSK는 0.32% 올랐다. 일라이 릴리(Eli Lilly)는 –0.62% 하락했다.

이날 시장은 미국-중국의 무역협상과 국제 정세를 악재로 인식하는 동시에, 자동차 관세 연기를 호재로 받아들였다. 가오펑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미국의 ‘가해행위’로 무역 협상이 무산됐다고 강하게 비판했고, 이 때문에 증시 변동성도 높아졌다는 지적이다. 가오펑 대변인은 중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 인상 추진과 관련해 중국 역시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양국 갈등이 다시금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를 키우는 모양새다.

브렉시트 상황의 불확실성은 더욱 커지는 양상이다. 영국의 제1야당인 노동당과 테리사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방안 합의가 무산됐다. 6주간 벌어진 협상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해, 메이 총리의 퇴진 가능성이 불거져 나오고 있다.

정유 시설 피격을 둘러싼 중동 지역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이란 혁명수비대 무함마드 살레 조카르 부사령관은 단거리 미사일로 페르시아만 군함에 닿을 수 있다고 위협했고, 이는 최근 페르시아만에 당도한 ‘에이브러햄 링컨’ 항공모함 전단을 의미한다는 지적이다.

반면 수입 자동차에 대한 관세 부과 여부를 6개월 뒤의 시점으로 연기한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표는 호재로 작용했다. 이와 함께 캐나다와 멕시코에 부과한 철강·알루미늄 고율 관세 역시 철폐됐다. 15년만에 최고치를 찍은 미시건대 소비자태도지수 등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톰 마틴 글로볼트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투자자들이 무역 분쟁의 장기화 가능성을 인지했고, 변동성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본다”고 분석하면서도 “현재 시장의 가격은 합리적인 수준”이라고 말했다.

시장 상황과 별개로 경제 지표는 양호한 모습이다. 5월의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 예비수치는 102.4를 기록하면서 전월의 확정치인 97.2에서 상승한 모습을 보였다. 이는 2004년 이후 약 15년 만의 최고치이고, 월스트리트저널(WSJ)가 전망 집계한 97.0를 웃도는 수치다.

콘퍼런스보드는 지난 4월 미국의 경기선행지수가 시장 전망치와 일치하는 0.2% 상승을 보였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