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태호 기자] 미국의 이란 제재 강화 등으로 급등한 국제유가가 반영되면서 국내유가는 13주 연속 상승했다. 미-중 무역갈등 고조와 국내 성장률 둔화 영향으로 지속 상승 중인 원·달러 환율도 영향을 미쳤다.

18일 한국석유공사 석유정보 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5월 셋째 주 전국 평균 주유소 휘발유 판매가격은 전주 대비 29.2원 상승한 리터당 1525.5원, 경유는 21.6원 오른 1392.0원을 기록했다.

상표별 판매가격으로는 SK에너지가 최고가 기록했고, 알뜰주유소는 최저가를 보였다.

SK에너지 휘발유 판매가격은 전주 대비 28.7원 오른 리터당 1509.3원을, 경유 가격은 21.4원 상승한 1404.9원을 나타냈다.

알뜰주유소 휘발유 판매가격은 전주 대비 31.6원 오른 리터당 1495.5원이고, 경유는 24.1원 상승한 리터당 1365.3원을 기록했다.

▲ 5월 셋째 주 상표별 가격. 출처=오피넷

지역별로는 서울 판매가격이 가장 비쌌고, 광주가 제일 저렴했다.

서울 휘발유 판매가격은 전주 대비 26.0원 상승한 리터당 1613.8원을 기록했다. 전국 평균 가격 대비 88.2원 높은 수준이다.

광주 휘발유 가격은 전주 대비 27.0원 오른 리터당 1504.0원을 보였다. 최고가 지역인 서울 대비 109.8원 낮다.

▲ 5월 셋째 주 지역별 가격. 출처=오피넷

제품별 평균 공급가격은 5월 둘째 주 기준 휘발유가 전주 대비 62.0원 상승한 리터당 1465.7원을, 경유는 59.2원 리터 당 1286.9원을 기록했다.

정유사별로 보면, 최고 공급가 기록한 정유사는 현대오일뱅크로 휘발유 가격이 전주 대비 104.1원 상승한 1485.5원을, 경유 가격은 92.9원 오른 1305.9원을 기록했다.

최저가는 SK에너지로 휘발유 가격이 42.5원 오른 리터당 1449.7원을, 경유 가격은 38.7원 상승한 내린 1268.4원을 기록했다.

▲ 5월 둘째 주 정유사별 공급 가격. 출처=오피넷

국제유가는 전 주 대비 소폭 상승했다. 5월 셋째 주 두바이유 평균 가격은 배럴 당 70.8달러로 전주 대비 1.2달러 올랐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이 4월 원유 생산량을 줄였고, 중동 위기감이 더욱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14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 아람코 소유의 송유관 2곳이 예맨 후티 반군에게 드론 공격을 받았다. 피격된 송유관의 일일 수송 가능량은 500만 배럴로 우리나라 하루 소비량의 1.7배에 이른다.

이틀 전인 12일(현지시간)에는 세계 원유 물동량의 3분의 1이 드나드는 호르무즈 해협에 있는 아랍에미리트(UAE) 북부 푸자이라항 인근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유조선 2척, 아랍에미리트 유조선 1척, 노르웨이 상선 등 선박 4척이 사보타주(의도적인 파괴행위) 공격을 받았다.

공격 주체가 밝혀지지 않은 중에 미국 제재 강화에 대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는 이란이 범인으로 지목되는 모양새다. 현재 이란은 공격을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지난달 22일(현지시간) 미국은 이란 원유 수입 제한 조치에 대한 예외를 연장하지 않을 것이라 공식 발표했다. 이 영향으로 원유 가격은 급등해 같은날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선물 가격은 6개월 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제유가의 국내 반영은 통상 3~4주간의 시차가 적용된다.

▲ 5월 셋째 주 국제유가. 출처=오피넷

미-중 무역갈등 고조와 국내 성장률 둔화 영향으로 지속 상승 중인 원·달러 환율도 국내유가에 일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있다. 원유 거래는 달러로 이뤄지므로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 정유사들의 매입가격이 늘어나 공급가도 상승할 수 있다. 17일 기준 원·달러 환율은 1195.50원으로 한 달 사이에 무려 62원 올랐다.

지난 7일부터 시행된 유류세 인하폭 축소 영향도 있다. 이로 인해 휘발유 가격은 리터 당 65원, 경유는 46원 오르게 됐다. 에너지석유시장감시단에 따르면 전국 주유소 17.8%가 유류세 인하 축소 8일만에 휘발유 가격을 65원 이상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