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일과 채소를 짜서 즙을 내면, 건강에 좋으면서 포만감을 주는 섬유질이 없어진다.  출처= Bryont Rugs and Livings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과일과 채소에서 추출한 주스에는 비타민, 미네랄, 기타 여러 식물 영양소가 농축되어 있다. 만일 당신이 신선한, 또는 냉동된, 또는 통조림으로 포장된 과일과 채소를 그대로 통으로 먹는 것을 꺼려한다면, 짜서 즙으로 만들어 먹는 것도 건강한 영양소를 쉽게 몸에 흡수시키는 편리하고 상쾌한 방법이다.

그러나 과일과 채소를 짜서 즙을 내면, 건강에 좋으면서 포만감을 주는 섬유질이 없어진다. 주스 추출기가 섬유질이 풍부한 과육과 껍질에서 즙을 분리하기 때문이다.

종합 의료 영양사이자 미국 영양 및 식이요법학 학회(Academy of Nutrition and Dietetics)의 대변인인 로빈 포로우탄은 "과일과 야채를 즙으로 만들어 먹게 되면 섬유질을 잃게 되고, 과일이나 야채를 통으로 먹는 것보다 훨씬 더 혈당이 높아질 우려가 있다”고 자적했다.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교(North Carolina State University)의 식품·생물학적가공·영양학과(Food, Bioprocessing and Nutrition Sciences)의 마리오 G 페루찌 교수도 “과일이나 야채를 즙으로 만들면 섬유질 외에도, 감귤류 과일 중과피(pith)나 과일과 야채 껍질에서 발견되는 폴리페놀과 항산화제 같은 영양분도 효과적으로 추출되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어쩔 수 없이 갈아 마시기로 했다면, 즙으로 간 후 오래 두지 말고 바로 마셔야 한다. 포로우탄은 ”항산화제와 효소 활성도가 시간이 지날수록 감소하기 때문에 주스로 만든 후에 바로 마시는 것이 가장 좋다”고 조언한다. 

항산화제는 염증의 균형을 잡는 데 도움을 주고, 효소(파인애플에서 많이 발견되는)는 소화를 돕는다. 만약 미리 주스로 만들어 놓고 나중에 마실 계획이라면, 밀폐된 유리 용기에 넣어 냉장 보관하되 하루 안에 소비하는 것이 최선이다.

주스로 만드는 과정에서 열이 생기면 열이 주스의 효소를 파괴하기 때문에, 원심분리 주스기처럼 열을 발생시키지 않는 냉압식 주스기가 권장된다. 그러나 원심분리 주스기도 효소를 파괴하거나 영양소를 산화시킬 만큼 뜨거워지지는 않는다고 포루우탄은 설명했다.

▲ 주스를 만들기 위해 짜는 주스기 대신 믹서기를 사용하면 섬유질을 보존할 수 있다.   출처= Better Me For Life

영양분 손실을 최소화하기

섬유질 손실을 최소화하려면 과육 덩어리를 주스에 섞는 방법이 있다. 영양 및 식이요법학 학회에 따르면, 과육을 케이크나 머핀 반죽, 요리된 쌀이나 수프 같은 음식에 첨가해 넣으면 과육의 섬유질과 영양분을 다시 살릴 수도 있다.

또 다른 방법은 과일이나 야채 주스를 만들기 위해 주스기 대신 만능 조리기구라 일컫는 푸드 프로세서(food processor)나 믹서기를 사용하는 것이다. 그러면 섬유질이 풍부한 과육이 주스에 그대로 남아 포만감을 더 오래 느낄 수 있다.  

믹서기를 사용하면 주스기에 비해 또 다른 이점도 있다. 특히, 모든 과일을 혼합해 믹서로 주스를 만들면, 주스기로 과일의 육즙을 짜서 만든 주스보다 항산화 작용이 강하고 페놀성 화합물도 더 많이 들어 있다. 그러나 사과, 배, 밀감 주스에 들어있는 비타민 C의 농도는, 믹서로 만든 주스보다 주스기로 만든 주스에서 더 높았다.

마지막 한 방울도 주의

주스로 만들어 마시는 것이 중요한 영양소를 쉽게 섭취하도록 도와주지만, 주스를 마셨다고 해서 과일과 채소를 따로 먹지 않아도 되는 것은 아니다. 또한, 단지 과일과 채소를 주스로 만들어 먹었다고 해서 체중 감량이나 독소 제거에 더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다. 실제로 과일이나 야채를 (과육을 직접 먹지 않고) 주스로만 마시는 것은 단백질과 건강한 지방 같은 중요한 영양소를 놓칠 수 있다.

또 주스에는 천연 당분이 함유되어 있을 뿐 아니라. 당근이나 사탕무우 같은 채소 주스도 칼로리의 집중 공급원이라는 것을 명심하라. 그러므로 만약 혈당 수치를 유지하거나 탄수화물이나 칼로리를 억제하려고 한다면, 반드시 주스의 양도 조절해야 한다. 4온스(113g) 또는 반컵으로 제한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