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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닫는 판에...면세점 기준 완화 개정 왜 ?"의도가 뭔지 모르겠다" 업황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결정...‘전시행정’ 비판도
   
▲ 중국인 고객들이 개점을 기다리고 있는 신세계면세점 강남점. 사진= 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

[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지난해 12월 정부가 발표한 경제정책 추진방향에서 예고한대로 지난 14일 기획재정부는 면세점 사업 진입 요건을 완화와 사업권 추가를 골자로 한 ‘보세판매장(면세점) 제도운영위원회 개최’ 결과를 발표했다. 여기에 대해 국내 면세업계는 “정부가 제도의 개정으로 의도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모르겠다”면서 복잡한 계산을 시작했다.  

17일 업계 등에 따르면 기획재정부(이하 기재부)는 “면세점 제도개선을 통해 기존 특허제의 단점을 보완하고자 시장 진입요건을 완화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기존에 전년 대비 전국 시내 면세점 외국인 매출액과 외국인 이용자수 각각 50% 이상, 지역별 외국인 관광객 30만명 이상 증가 등 2가지를 모두 만족해야 했던 사업권 획득의 기본요건을 전년 대비 지역별 면세점 매출액 2000억원이상, 지역별 외국인 관광객 20만명 이상 증가 등 2가지에서 1가지만 만족해도 되는 것으로 완화했다. 여기에 덧붙여 기재부는 면세점 사업권 5개를 추가를 공표했다. 지역별 사업권 수는 서울 3개, 인천 1개, 광주 1개로 확정됐다. 

   
▲ 출처= 기획재정부

기재부는 이번 결정 내용을 관세청에 통보하고 이 내용을 바탕으로 관세청은 지역별 특허 신청 공고(2019년 5월) 후, 신청 기업에 대해 특허심사위원회 심사를 통해 오는 11월 최종사업자를 선발할 예정이다.  

이는 최근 면세점 업계 전반의 가파른 성장세를 반영한 것이다. 한국면세점협회의 통계에 따르면 아직까지 남아있는 중국발 리스크 그리고 중국의 전자상거래법 개정 등 악재에도 올해 1월부터 현재까지 면세점 업계의 중국인을 포함한 외국인 매출은 계속 증가했다. 이미 올해 2월과 3월에는 사드 보복이전 수준의 매출을 회복하기도 했다.    

   
▲ 출처= 한국면세점협회

그러나 기재부의 결정에 대해 국내 면세점 업계는 “정부가 이것으로 어떤 효과를 얻고자 함인지, 누구를 위한 결정인지를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난감해하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업계의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않은 ‘전형적 전시행정’이라는 다소 격한 반응까지도 나오고 있다. 특히, 업계는 왜 서울시내에 3개의 사업권이 추가됐는가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내막을 살펴보면 이렇다. 2015년 이전 6개였던 시울시내면세점 사업권은 그해에 3개가 추가되면서 총 9개가 된다. 여기에 2016년에 또 4개가 추가되면서 2년 만에 서울시내 면세점 사업권은 2배 이상 늘어난다. 2016년에는 직전에 3개의 사업권을 따낸 HDC-신라, 한화 그리고 SM면세점은 당사가 사업을 시작하지도 않은 시점에서 정부가 사업권을 추가한 것에 대해 기재부에 항의를 하기도 했다. 

이는 면세점을 운영해 본 경험이 부족한 신규업체들이 시장에 안착하기도 전에 참여 업체 수를 늘려 경쟁을 격화시키고 극소수의 업체만 운영을 감당해 수익을 내는 불균형적인 구조를 만든다. 실제로 새롭게 추가된 7개의 사업권을 획득한 업체들 중에서 영업이익을 내고 있는 업체는 신세계면세점 1곳뿐이다. 3년간 1000억원이상의 적자를 낸 한화는 급기야 계약 만료를 1년 앞두고 면세점 사업을 포기하기에 이른다. 지난해 11월 야심차게 면세점을 시작한 현대백화점도 올해 1분기까지 500억원 이상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국내 면세점 업계 전체로 봐도 실제로 ‘수익’을 내고 있는 업체들은 롯데, 신세계, 신라 등 3곳이다.

이상의 3개 업체들의 수익은 오랜 기간 사업을 운영해 온 노하우에 근간을 둔 ‘브랜드 인지도’, 면세점의 가장 중요한 경쟁력인 명품 브랜드들을 적절한 가격에 들여오고 판매할 수 있는 ‘구매력’ 그리고 송객 수수료(해외의 여행업체들에게 주는 모객 수수료)를 감당할 수 있는 ‘자본력’이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의 경우는 업계 상위 업체들도 감당하기 어려운 약 30%의 송객수수료를 감당하면서 모객을 시도했으나, 아직은 구매력이 충분치 못한 현대백화점면세점에게는 분명한 한계가 있었다.    

면세점 업계 한 관계자는 “업계의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일단 통계적으로 업황이 좋아보인다는 이유로 사업권을 남발했다는 것으로밖에 생각되지 않는다”면서 “마치 뭔가를 확실하게 개선한 것처럼 이야기하는 면세점 진입요건 완화도 현실적으로 거의 무의미한 것에 가깝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언제 또 나올지 모르는 사업권이 나왔으니 면세점 사업에 관심이 많은 현대백화점이나 롯데 등이 관심을 보일 가능성은 있으나, 현재 업황을 감안하면 사업권을 가져간다고 해도 원활한 운영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의도한 것과는 달리 면세점 업계는 버리기는 아깝고, 취하고도 크게 도움이 안 되는 면세점 사업권으로 복잡한 계산을 하기 시작했다. 

박정훈 기자  |  pjh5701@econovill.com  |  승인 2019.05.1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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