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자연 기자] CJ제일제당의 올해 1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 이하를 기록했다. 실적 부진의 원인은 원재료 가격의 급등, 사료 부문 적자 전환으로 영업이익률 감소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CJ제일제당의 부진한 1분기 실적은 주가에도 영향을 미쳐 목표주가가 하락했고, 증권가는 이러한 실적부진이 2분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관련업계에서는 하반기에는 회복세에 접어들어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의 올해 1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15.4% 성장한 5조 178억원, 영업이익은 작년대비 14.8% 감소한 1791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 또한 지난해 1분기 4.8%서 올해 1분기 3.6%로 감소했다.

▲ CJ제일제당 고메 프라잉스낵 제품 및 캠페인 이미지. 출처=CJ제일제당

식품사업부문 매출은 1조 7205억원으로, 햇반 컵반, 고메 등 주요 제품과 비비고 죽의 성공적 시장 진입으로 HMR 제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3% 성장했다. 글로벌 식품 매출은 미국  냉동식품 기업 슈완스의 인수효과로 중국과 베트남 등 매출이 증가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198% 상승했다.

반면 소재식품은 제분 시장 경쟁이 지속하며 전년 대비 3% 감소한 4504억원을 기록했다. 쌀 등 주요 원재료 농수산물 가격이 오르며 원가부담으로 수익성이 악화됐다. 또한 진천 신공장을 본격 가동 전 사전 확보한 인건비와 고정비도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 CJ제일제당 바이오연구소 연구원들이 우수한 균주 선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출처=CJ제일제당

바이오사업부문은 매출 5894억원, 영업이익 524억원을 기록했다. 사료 첨가제 성분인 트립토판의 기저효과, 라이신의 전략적 감산으로 매출이 8% 하락했다. 생물자원 부문은 중국의 아프리카돼지열병(ASF)과 구제역 확산에 따른 축산가격 하락과 폐사 발생, 국내 소비 위축으로 돈가가 하락해 적자 폭이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CJ제일제당에 대해 부진한 실적과 주가는 바닥권이라고 말했다. 또한 1분기 영업이익 악화가 2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진단했다. 그러나 하반기 이후 원재료 가격의 안정과 식품 및 바이오 사업 시장 지배력 확대에 따른 고성장세를 전망했다.

차재헌 DB금융투자 연구원은 “CJ대한통운 제외한 CJ제일제당의 매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11.9% 늘어난 2조 8107억원, 영업이익은 15.9% 감소한 1436억원을 기록했다”면서 “매출액은 컨세서스 6.4% 상회했으며 긍정적 매출 성장의 원인은 쉬완즈의 3월 매출 합산과 국내외 가공식품 매출의 고성장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 식품사업 매출 및 영업이익률 추이. 출처=CJ제일제당 IR

차재헌 연구원은 “다만 영업이익은 바이오와 가공식품의 실적 부진으로 컨센서스를 11.1% 하회했다”면서 “1분기 영업이익 부진의 원인은 가공식품 부문의 원가 상승과 진천공장 가동에 따른 초기 고정비 부담, 바이오 부문의 감산 및 판가하락, 중국과 인도네시아 등에서의 축산물 가격 하락에 따른 사료부문 적자 등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심은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CJ제일제당의 올해 1분기 연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시장 기대치를 하회했다”면서 “쉬완스 인수 효과를 제외하면 영업이익은 16.8% 감소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심은주 연구원은 “감익의 원인은 가공 고정비 증가와 원재료 부담 지속, 제분 시장 경쟁 심화, 사료 부문의 적자 전환이다”면서 “2분기에도 소재와 가공 부문의 마진 압박이 지속되면서 영업이익이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바이오 부문 매출 및 영업이익률 추이. 출처=CJ제일제당 IR

CJ제일제당은 국내 식품사업 부문에서 HMR제품의 성장을 극대화하고 판가 인상, 하반기에 진천 식품통합생산기지를 가동 시킬 계획이다. 특히 HMR중에서 국탕찌개가 46% 이상 성장하는등, 비비고 죽이 시장점유율 30%을 돌파하면서 분기 매출 100억웓 달성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한 식품 소비패턴의 변화를 대응하기 위해 지난 4월 밀키트 ‘Cookit’을 론칭하면서 밀키트 시장 진입에 나선 바 있다. 

해외시장에서는 상품과 채널을 더욱 확대하고 다양화할 예정이다. 미국 시장은 만두, 상온·냉동레디밀(Ready Meal), 햇반, 김 등을 위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면서 슈완스와의 시너지로 메인 시장에 진입할 계획이다. 중국은 현지화 만두를 앞세운 냉동 사업의 확대로 광동지역을 중심으로 대형화할 예정이다. 베트남은 지난 4월 현지 냉장·냉동 인프라 조성으로 수익성 제고와 글로벌 성장을 가속화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CJ제일제당의 밀키트 쿡킷(COOKIT) 제품. 출처=CJ제일제당

바이오 부문은 주력 제품의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고 트립토판, 메치오닌, 라이스 등 주요제품의 원가 혁신을 지속해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핵산은 4분기 내 약 30%, 트립토판은 2분기 내 약 35%를 증가할 계획이다. 생물자원 부문에서도 중구의 ASF 영향이 축소되고 지난 4월부터 글로벌 축산 가격이 반등 조짐을 보여 외부 충격 영향에서 회복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수익성 악화가 2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하반기에는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

차재헌 연구원은 “가공식품 원가 부담은 하반기에 안정화될 전망이며, 주요 제품의 가격 인상에 따라 가공식품의 전년대비 손익은 1분기를 바닥으로 개선될 전망이다”면서 “사료첨가제 부문의 감산과 가격 하락으로 수익성 부진이 지속될 전망이지만, 핵산 사업의 수익성 개선과 원가 구조 개선으로 꾸준한 영업이익 창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 CJ제일제당 베트남 빈딘 생물자원 공장 전경. 출처=CJ제일제당

심은주 연구원은 “하반기부터 원재료 투입가가 안정화되고 가공식품 판가 인상 효과가 반영되면서 증익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사업 분할 후 사료부문의 적자가 아쉽지만, 아시아 지역의 축산물 가격 상승 가능성을 감안할 때 하반기 점진적 회복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미국 내 아시안 브랜드의 포지셔닝 정교화로 아시안 푸드 리더 입지를 강화할 예정이다”면서 “슈완스를 중심으로 채널을 통합하고 영업범위의 확대를 추진 중에 있어 글로벌 영역에서도 차별화 우위를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