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도별 리츠상품 배당이익률 추이. 출처=리츠정보시스템

[이코노믹리뷰=정경진 기자]  리츠자산규모가 지난해 기준 42조원에 달했다. 2012년 9조원대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6년새에 4배 가까이 급성장한 셈이다. 리츠 수 역시 219개로 2012년 71개에서 3배가 늘어났다.

국내 부동산 리츠시장이 규모는 급성장하고 있지만 문제는 특정분야에만 편중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올해들어 부동산 리츠의 인가와 등록에서 공공주택 리츠를 제외하고 80%이상이 오피스 리츠로 한정되어 있어 다양한 리츠 상품 개발이 시급한 상황이다. 오피스 리츠에 투자자가 몰리는 이유는 배당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을 뿐만아니라 연간 수익률이 꾸준해 장기 투자 수익상품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전히 투자자들이 안정자산으로 꼽히는 일부 투자 자산에만 몰리면서 리츠상품의 유형은 한정적인 모습이다. 리츠(REITS, 부동산투자회사)란 투자자의 자금을 모아 부동산에 투자해 그곳에서 발생하는 임대수익이나 매각차익, 개발수익을 투자자들에게 배당하는 방식으로 운용하는 금융상품이다.

1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현재까지 인가 및 등록을 받은 리츠 수는 19건에 달한다. 이 중 투자대상별 리테일1건, 오피스 6건, 복합형 1건, 주택 11건 등으로 주택과 오피스가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모습이다. 다만 주택은 배당수익률이 1%대에 머무르면서 민간기업의 참여보다는 SH와 LH 등 공공기관위주로 리츠 수가 증가하고 있어 사실상 민간의 참여가 높지는 않은 상황이다. 리츠 운용사들이 오피스 투자 이외의 다른 자산 투자에는 적극적이지 않은 모습이다.

이는 다른 투자자산 대비 오피스 자산이 그동안 안정적인 배당수익률을 유지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지난해 기준 배당수익률은 ▲리테일 19.26% ▲호텔 7.69% ▲복합형 6.40% ▲오피스 6.37% ▲물류 6.1% ▲주택(임대주택 포함) 1.01% 등 순으로 나타났다. 2012년부터 2018년까지 6년간 평균 배당수익률은 ▲리테일 11.08% ▲복합형 6.74% ▲물류 6.40% ▲오피스 6.24% ▲호텔 5.72% ▲주택 1.35% 등 순으로 리테일은 6년치 평균 대비 무려 8.17%포인트의 변동률을 나타낸 반면 오피스는 0.12% 변동률에 그치며 안정자산의 모습을 나타냈다.

이 같은 투자자산의 차이로 인해 공모리츠 중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리츠는 역시 오피스를 기초자산으로 한 상품이다.

문제는 이 같은 자산쏠림현상으로 부동산 금융상품의 성장 잠재력이 저하될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오피스 시장에서 프라임 오피스의 공실률은 10% 가까이 이른다. 프라임 오피스가 3만3000㎡이상인 오피스를 지칭하는 만큼 결국 3300㎡가 비어있다는 셈이다. 공실률은 임대료 수익에 영향을 미치며 공실률 해결을 위해 임차인에게 제공하는 렌트프리(무료임차기간), 입주시 비용 지원 등 임차인 프로모션은 결국 추가적인 비용으로 연결된다.

전문가들은 오피스의 투자매력이 점차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오피스 투자 할당을 축소시키고 장기적으로 수요가 집중될 수 있는 분야를 개발해야 한다는 시각이다.

노상윤 리츠협회 연구위원은 “리테일을 예로 들었을 때 오프라인 시장의 침체와 동시에 e커머스가 각광받으면서 물류센터 시장이 성장했다”라면서 “부동산의 투자법칙이 기본적으로 장기투자인 만큼 마치 우산과 짚신같은 자산이 존재하기 때문에 다양한 부동산에 투자하는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접근한다면 중장기적으로 우량한 포트폴리오를 형성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리츠규모는 1300여조원(1조1000억달러)으로 미국 증권거래소(NYSE)와 장외주식시장(NASDAQ)의 2.8% 규모이며 일본 리츠는 일본증시총액의 2.2% 규모인 148여조원(13조5000엔)에 달한다. 특히 미국 리츠시장은 다양한 투자대상을 확보하며 시장을 넓혀나갔다.

리츠협회에 따르면 미국 상장리츠의 경우 1960년대부터 꾸준히 시장을 개척하며 지역 쇼핑센터와 쇼핑몰은 물론 철도 부동산, 숙박, 리조트시설, 아파트, 물류센터. 오피스, 경마장, 헬스테어시설, 셀프스토리지, 조립식 주택단지, 생명과학빌딩, 영화관, 주립교도소, 시니어 하우징, 데이터센터, 군 숙소, 학생기숙사, 임대오피스, 비즈니스 스토리지, 송전선 등 매년 신규 투자대상을 발굴해왔다.

단순히 리츠 투자대상을 떠나서 코리빙(Co-Living)과 학생기숙사는 새로운 대체 부동산섹터로도 떠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부동산 사모전문 운용사인 큐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 QIP에 따르면 영국 학생기숙사 센터의 시장규모는 올해 말까지 530억 파운드(한화 80조9840억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리츠 등 국내 부동산 대체투자시장은 투자자산이 다양화되지 못하다는 한계상황에 직면해 있다.

이에 대해 메디컬센터나 대학기숙사, 비즈니스 스토리지 등으로 글로벌 틈새시장을 찾아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노 연구위원은 “국내 국공립대학교는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만큼 건물이 노후화됐지만 자체예산으로 노후화된 기숙사를 재개발해서 학생들이 만족할 만한 기숙사를 제공하기가 어려운 실정” 이라면서 “미국이나 유럽이 대학 기숙사에 대해 펀드나 리츠를 조성해 투자를 한 것처럼 대학도 외부에서 자본을 조달해 개발하는 방안을 고려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만약 대학이 노후화된 건물을 현물출자해서 리츠를 설립하면 출자액 만큼 배당을 받을 수 있고 대학 자체가 임차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안정적인 투자수요도 보장받을 수 있게 된다”라면서 “메디컬센터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오피스 공실을 활용해 노후화된 오피스를 리츠나 펀드를 통해 재개발한 후 대형병원에 마스터리스하면 의료시장 강화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츠협회는 지난달 발표한 ‘리츠를 활용한 투자전략’을 통해 가계 구조조정리츠를 활용해 부동산 담보대출 리스크 관리 역시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일반적으로 개인이 주택을 매입할 경우 자기자본(40%)과 은행으로부터 대출(60%)을 받아 산 후 대출금을 갚아나가는 식이다.

그러나 리츠를 활용해 주택을 매입할 경우 자기자본을 리츠에 투자하기 때문에 지분만큼 임대소득을 얻을 수 있으며 차후 매각 차익을 동시에 공유할 수 있다. 또한 리츠를 통해 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을 경우 전체 집값의 60%를 시장에서 조성해 은행에 상환을 하게 되며 개입이 아닌 법인이기 때문에 더 저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노 연구위원은 “다양한 투자대상을 발굴하는 것뿐만 아니라 현재 경제가 어려움에 처한 부분에 대해서도 리츠가 해결책으로 제기될 수 있다”라면서 “끊임없는 연구와 위기상황을 모면할 수 있는 방법들을 발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