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 전쟁> 오쿠타니 다카시·이와이 다쿠마 지음, 이수형 옮김, 청림출판 펴냄.

아마존을 떠올려 보자. 이 회사는 온라인에 기반을 두고 있다. 그런데 요즘 오프라인 공간에 잇달아 채널을 마련하고 있다. 고객의 집에는 아마존대시와 아마존에코를 들여놓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으로는 아마존고와 아마존북스를 선보였다. 유기농 유통업체 홀푸드마켓도 사들였다.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판로를 다양화하려는 것일까? 아니다.

저자들에 의하면, 아마존은 유통채널을 ‘판매처’로 여기지 않는다. ‘고객과의 접점’이라고 인식한다. 아마존의 목적은 고객과의 접점을 최대한 넓혀 고객의 ‘행동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다. 고객에 대한 상세한 데이터가 수집되면 고객별로 최적화된 마케팅 믹스가 가능해진다. 제품, 유통경로, 판매가격, 판매촉진 등 마케팅의 4개 요소를 고객별로 조절하여 집행할 수 있다는 얘기다.

예를 들어, 아마존은 고객의 행동데이터를 토대로 다양한 자체 상품을 내놓고 있다. 이렇게 탄생한 ‘아마존 건전지’의 경우 미국내 최고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아마존에서 보듯, 온라인을 기점으로 오프라인으로 진출하고 고객과의 접점을 만들어내 마케팅 요소 자체를 바꾸어 기하급수적인 성장을 이루는 전략을 채널시프트(Channel Shift, 채널이동) 전략이라고 부른다.

채널시프트의 핵심은 고객과의 ‘연결’이다. 세가지 요소가 중요하다. ▲선택: 고객이 찾아오기를 기다리지 말고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해 고객에게 맞는 상품을 제안한다. 고객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따로 선택해 구매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온·오프라인이 연계된 채널이 필요하다. ▲구매: 차별화된 구매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경험을 설계해야 한다. ▲사용: 고객이 제품을 사용할 때 사용 데이터를 축적해서 새롭게 상품 제안을 하라. 타사 상품을 추천하는 것이 아니라 자체적으로 상품을 만들어 제안하라.

이 책에는 오프라인을 통해 새로운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고객과 ‘연결’된 온라인 기반 기업들의 다양한 성공사례가 나온다.

◇허마셴셩=중국 알리바바의 회원제 슈퍼마켓 허마셴셩을 보자. 고객은 스마트폰 전용앱을 켜고, 매장을 돌며 상품가격표만 스캔한다. 물건값은 알리바바의 온라인 금융결제 서비스 ‘알리페이’를 통해 정산된다. 구매 결정한 상품은 고객의 집이 매장 반경 5km 내에 있다면 30분안에 배송된다.

◇와비파커=온라인 안경판매점 와비파커는 고객이 웹사이트에서 간단한 설문에 응답하면 안경 추천과 함께 샘플 다섯 개까지를 집으로 무료배송해준다. 고객은 그중에서 마음에 드는 제품을 선택하고 시력검사 결과를 온라인 스토어에 올려 주문한다. 샘플을 모두 반환하면 주문한 안경이 배달된다.

◇보노보스=남성의류 전문 온라인스토어 보노보스는 미국내 약 100여 곳의 오프라인 매장 ‘가이드숍’을 운영하고 있다. 고객은 온라인에서 선택한 옷들을 이곳에서 직접 입어보고 최종 의사결정을 한다. 온라인에 등록된 계좌를 통해 결제하면 주문한 옷이 집으로 배송된다. 가이드숍에는 계산대도, 의류 재고창고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