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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혼전 유통4.0시대 ④] 전통 오프라인 유통 자산‘리츠’로 눈 돌려‘부동산’ 소유의 시대 끝...‘활용’에 집중 업황 한계 돌파구 될까

[이코노믹리뷰=견다희 기자] 수년째 실적 부진을 이어온 전통 오프라인 유통 채널들이 대지, 건물 등 영업 자산에 대해 ‘소유’에서 ‘활용’으로 전략을 바꾸고 있다. 부동산 소유의 시대가 저물고 현금조달 재원으로의 효율성을 꾀한 셈이다. 백화점, 대형마트들은 자산유동화(비유동 자산을 현금화하는 모든 행위)를 통해 자금 조달 구조를 변화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같은 조치가 오프라인 유통업계가 직면한 변화에 대한 근본적인 해답은 될 수 없다고 꼬집었다.

한국신용평가(이하 한신평)에 따르면 롯데쇼핑, 이마트, 신세계, 현대백화점, 홈플러스 등 주요 유통업체 8곳의 영업이익률이 2011년 5.9%에서 지난해 3분기 2.4%까지 하락했다. 합산 총매출도 감소세로 전환됐다. 합산 차입규모는 12조원 내외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지난해 영업현금창출력 약화로 재무커버리지 지표는 저하됐다. 

   
▲ 주요 유통업체 실적추이. 출처= 한국신용평가

이는 국내 주요산업 경기둔화와 주택경기 하락국면에 따른 소비심리 저하 요인, 온라인쇼핑 시장의 급성장 등이 주효한 것으로 분석됐다. 낮은 마진의 카테고리 매출비중 증가, 휴일 의무휴업 등 정부규제 리스크도 큰 부담요인 중 하나다.

오프라인 유통업계는 변화하는 소비행태에 대응하기 위해 온라인 채널 강화, 초저가 전략을 내세웠지만 이는 현금흐름 부담을 키우고 있는 상황이다. 현금이 필요한 오프라인 유통사들은 리츠를 활용한 자산유동화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리츠(Real Estate Investment Trusts)는 부동산투자신탁이라는 뜻이다. 다수의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이나 부동산 관련 자본·지분에 투자해 발생한 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당하는 회사나 투자신탁이다. 매력적인 부지가 많을수록 자금유동화에 효율성을 꾀할 수 있는 구조다. 더불어 부동산 펀드, ABS 등 자산유동화 방안 대비 자산 매각 가격과 매각까지 소요되는 시간, 운영 효율화 등에서 유통업체에게 유리하다.

국내 오프라인 유통업계는 매장을 직접 소유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부동산 가격 상승이 적은 상황에서 매장의 매출 하락은 영업현금흐름이 투자현금 확대를 만회하기 어려워진다.

오프라인 유통사들은 홈플러스를 시작으로 롯데, 신세계 등이 올해 리츠를 활용해 재무구조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이들은 리츠를 활용해 현금 확보, 유형자산 회전율(매출액 대비 유형자산의 비율) 개선에 따른 세후영업이익(ROIC) 상승, 보유 부동산 자산가치 부각 등 긍정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들의 공통 목표는 재무구조 개선이다. 그러나 시행 목적과 방식은 회사별로 다소 차이가 있다. 홈플러스는 자산유동화, 롯데는 자산 효율화, 신세계·이마트는 자산 매각이 목적이다.

홈플러스리츠는 전국 홈플러스 매장 51개점을 기초 자산으로 한 리츠로 지난 3월 상장 예정이었다. 홈플러스는리츠 상장으로 최대 1조7274억원(공모가 5000원 기준)을 조달하고 이를 인수 당시 빌린 차입금을 상환하는데 쓰려고 했다. 실제 홈플러스스토어즈의 연결기준 장기차입금은 지난 2017년 2월 기준 3조5972억원, 2018년 2월 기준 2조9315억원이다. 당시 빌린 금액의 상당액이 남아 있었다. 홈플러스 리츠는 재무구조개선과 유동화 측면이 컸다.

그러나 홈플러스리츠의 상장은 무산됐다. 대형마트의 현실이 여실이 드러났다는 평가다. 대형마트는 외형성장은 고사하고 역성장 탈출을 걱정해야할 처지기 때문이다. 대형마트의 성장성에 대한 강한 의문은 수요예측에서 걸림돌이 되면서 흥행에 실패했다.

롯데쇼핑도 지난 9일 이사회를 열고 롯데백화점 강남점을 현물 출자하는 방식으로 리츠 사업의 본격화를 알렸다. 롯데지주가 100% 출자해 설립한 롯데 리츠자산관리회사(AMC)를 통해 리츠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업계는 최근 분위기가 좋지 않은 리테일 리츠 시장의 활성화 마중물이 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홈플러스리츠의 상장 무산처럼 오프라인 유통에 대한 우려가 많다. 그러나 롯데로 편입된 기초자산의 안정성이 앞선 리테일 리츠보다 상대적으로 높다. 롯데쇼핑이 현물출자하는 롯데백화점 강남점은 서울 강남구 한복판인 도곡로에 있어 노른자 입지로 평가받는다. 매출 안정성이나 부동산으로서의 가치가 높다. 더불어 그동안 국내에서 주로 설립된 ‘기간 한정 형 사모 리츠’가 아닌 ‘영속형 공모 상장 리츠’인 점도 기대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롯데리츠는 자산효율화 측면이 강하다. 그러나 향후 예정된 광주점·구리점·창원점과 롯데아울렛 대구율하점·청주점, 롯데마트 김해점·의왕점 등의 리츠 규모가 조 단위를 넘어서면 홈플러스리츠처럼 투자자를 모으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신세계그룹은 홈플러스, 롯데에 비해 리츠에 대해 보수적인 편이다. 신세계는 세일즈앤리스백(Sales & Lease back)으로 자산 유동화 시 임대료 증가로 인해 예상되는 실적훼손 규모가 크고 부동산 직접 소유율도 상대적으로 높다.

신세계의 직접소유 건물 비중은 백화점 25%(부분임대 포함 시 58%), 이마트 83%, 트레이더스 86%다. 임차료 비중은 지난 2017년 기준 1.86%(백화점:9.94%, 이마트0.78%)로 롯데쇼핑(7.31%), 현대백화점(2.87%). 홈플러스(5.16%) 보다 낮다.

신세계는 부실자산 매각을 목적으로 리츠를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는 그룹 내 중장기 성장 동력을 온라인 사업부문으로 잡은 만큼 자산 유동화보다는 자산 매각을 위해 리츠를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신세계는 이미 리츠를 활용해 부실자산을 매각한 경험이 있다. 이마트 학성점이 대표적인 사례다. 신세계건설은 개발·운영을 주도해 이마트 학성점을 민간임대주택으로 전환해 새로운 수익원으로 활용했다.

송민준 한신평 연구위원은 “리츠는 자금 조달 구조가 바뀌는 것이지 현재 오프라인 유통사들이 직면한 변화에 대한 근본적인 해답은 될 수 없다”면서 “롯데 리츠가 흥행에 성공한다면 향후 리츠 시장 확대의 마중물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견다희 기자  |  kyun@econovill.com  |  승인 2019.05.23  10:3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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