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강민성 기자] KDB생명이 올해 상장과 매각을 동시에 추진하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상장을 통해 산업은행이 투자 자금을 회수할수 있을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KDB생명의 대주주인 산업은행은 그동안 국내와 해외를 불문하고 KDB생명의 매각을 수차례 시도했지만 연이은 실패로 투자금이라도 회수하고자 상장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상황이 녹록치 않다. 우선 기업공개(IPO)과정에서 해외투자자 유치가 크게 영향을 받게 되는데, KDB생명은 낮은 신용등급과 핵심상품 포트폴리오 부재탓에 투자유인이 부각되지 않는다.

또한 지난해 대주주의 증자로 지급여력(RBC)비율이 상승했지만 부채적정성평가(LAT)에서 준비금 결손금이 1조원을 육박한 만큼 자본확충이 더 필요할 것으로 예상돼 투자부담이 높을 전망이다.

◇ 부채적정성평가(LAT) 준비금 결손 1조원 육박 ‘추가 자본확충 필요’

▲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KDB생명은 지난해 유상증자, 신종자본증권, 후순위채 발행으로 자본규모를 확대했지만 아직 신 지급여력기준(K-ICS)를 감안한 준비금을 적립하기 않았기 때문에 추가 자본확충이 필요하다.

지난해 말 금융당국이 실시한 부채 적정성평가에서 KDB생명은 총 9364억원의 준비금 결손이 발생했다. KDB생명은 과거에 고금리 확정형의 저축성보험과 연금상품 판매로 추가로 적립해야할 책임준비금 규모가 크다. 오는 2022년 신 K-ICS기준에서 부채적정성 평가 방식은 준비금의 잉여금과 결손이 상계되지 않고 더 보수적으로 평가하기 때문에 평가액 반영금액이 늘어날 전망이다.

책임준비금을 더 적립하게 되면 RBC비율이 하락하기 때문에 자본건전성 문제도 다시 발생한다. KDB생명은 지난해 실시한 세 차례의 자본확충으로 자본총계가 1년간 5090억원 확대됐고 RBC비율도 2017년 결산 108.48%에서 215.03%까지 상승했지만 자본조달 비용이 부담되는 상황이다.

특히 신종자본증권의 조달비용이 높아 올해 또 결손이 발생했다. KDB생명은 지난해 9월 216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는데 발행금리가 7.5%에 달해 연말에 75억원이 배당으로 지출됐다. 신종자본증권 이자비용은 배당형식으로 잉여금에서 차감되기 때문에 자본삭감효과가 발생한다. 자산이 우량한 기업은 조달비용이 높아도 문제없지만 KDB생명은 조달비용에 영향이 크다.

◇ 외국인 투자자, 해외법인 수준으로 정보공개 투명하게 요구

외국인 투자자 유치가 가장 큰 문제다. IPO를 할 때 공모가를 올리기 위해서는 해외 투자자 유치가 관건이다. 공모가 밴드를 높이기 위해서는 시장상황이나 규제환경 변화도 고려 대상에 해당하지만 기업 자체의 신용도가 중요하다. 신용도가 낮을수록 투자 흥행이 저조해지기 때문이다.

▲ KDB생명 본사 건물

KDB생명이 기업공개를 추진하려면 우선 해외신용평가기관에 신용등급을 받아야한다. KDB생명은 최근 무디스로부터 보험금지급능력에 ‘Baa2’ 등급을 받았고 등급전망은 ‘안정적’을 부여받았다.

최근 국내 신평사인 나이스(NICE)신용평가는 KDB생명의 장기신용등급 등급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또한 해당 신평사는 KDB생명에 대해 저조한 수익성과 미흡한 영업력 회복을 이유로 무보증 후순위사채 신용등급을 ‘A+’로 유지하고 등급전망은 ‘안정적’에서 ‘부정적(Negative)’으로 낮췄다.

해외 신평사로부터 부여받은 평가는 신용등급이 아닌 보험금지급능력에 관한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 해외 투자자들의 요구조건에 맞는 기업설명회(IR)를 열어 회사의 재무상황을 공개를 해야한다.

현재 국내 보험사는 보험회계 기준이 부채 평가기준이 IFRS9기준이기 때문에 IFRS17 기준으로 고 있는 해외기업과 차이가 존재한다. 2017년에 상장한 오렌자라이프(옛 ING생명)은 외국인 투자자가 요구하는 재무적 수준과 정보공개 조건을 맞춰 해외기관 투자자들을 통해 막대한 자금을 끌어오는데 성공했다. 현재 오렌지라이프의 외국인투자자 비율은 시가총액의 35.3%에 달한다.

오렌지라이프는 당시 외국인투자자에게 기업 가치에 대해 크게 강조했고 해외보험사 기준으로 재무제표 요건을 구비하고 기업설명회에 필요한 정보를 투명하게 오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해외투자자는 오렌지라이프의 자본건전성과 고배당에 대한 매력을 인정했고, 상품포트폴리오에 대해 높이 평가받아 기업공개를 성공적으로 마쳤고 상장 이후에도 외국인 투자로 공모가 이상의 주가를 끌어올렸다. KDB생명이 오렌지라이프처럼 해외 기관 투자자들을 모으기 위해서는 기업설명회(IR)에서 지속가능한 수익성을 인정받아야 한다는게 업계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산업은행은 2010년 칸서스자산운용과 공동으로 사모투자펀드를 만들어 KDB생명(옛 금호생명)을 인수한 이후 지금까지 약 1조원을 투자했지만 수익성이 낮아 계속해서 지급여력이 떨어졌다.

혈세가 1조원가까이 투입된것이나 다름없어 산은은 최대한 빨리 매각되는 방향으로 진행중이지만 현재는 매각 이전에 투자금을 회수하는것도 검토하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기업공개를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려면 순이익 흑자뿐만 아니라 외국 기관투자자들의 투자이점을 강조해야만 한다.

현재 KDB생명은 올 하반기를 목표로 상장 검토만 진행했고 주관사는 선정하지 않은 상황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공모가 밴드를 올리기 위해서는 해외기관의 투자가 중요하다”며 “안정적인 자본건전성과 다양한 수익기반이 존재할 경우 해외 투자자에게 인기를 모을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