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언리얼엔진 개발사 에픽게임즈의 창업자 팀 스위니 대표가 에픽게임즈를 디지털 콘텐츠 생태계를 만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팀 스위니 대표는 14일 서울 그랜드인턴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언리얼 서밋 행사에서 기자들과 공동 인터뷰를 열고 “에픽게임즈는 디지털 컨텐츠 에코시스템을 만드는 회사”라면서 “디지털 콘텐츠를 만드는 언리얼엔진을 개발하고 에픽스토어를 통해 운영 배급 사업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 에픽게임즈 팀 스위니 대표(가운데)와 에픽게임즈코리아 박성철 대표(오른쪽) 모습. 출처=이코노믹리뷰 전현수 기자

스위니 대표는 과거에는 영화, TV프로그램, 게임 등 콘텐츠 비즈니스는 모두 쪼개져 있었지만 요즘은 이들 사이 콘텐츠 교환이 활발하고 설명했다. 그 예로 에픽게임즈는 슈퍼카 맥라렌을 비주얼라이징한 적이 있고 실제로 차가 출시됐으며 또다시 그 차가 비디오게임 로켓리그에 등장하기도 했다. 

팀 스위니 대표는 자사의 언리얼엔진이 비주얼라이제이션이 필요한 부분에 모두 사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건축, 엔지니어링, 자동차, 우주항공, 매우 위험한 작업 환경과 교육환경에서 시뮬레이션이 필요할 때 사용할 수 있다”면서 “예를 들어 우주비행, 소방관 교육 등에 활용 된다”고 말했다. 

스위니 대표는 언리얼엔진이 방송 생태계에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내다봤다. 언리얼엔진은 현재도 실시간 TV쇼에 활용되고 있다. 실제 모습에 3D를 입히는 형태로 날씨, 스포츠 경기 등에 적용된다. 그는 “언리얼엔진은 미래에 실시간으로 그래픽과 CG를 입히고 카메라로 이를 확인하는 수준까지 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런 경우 과거보다 생산 속도도 빨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언리얼엔진이 한국 게임사에게 각광받는 이유에 대해서는 한국이 PC뿐만이 아니라 모바일 게임에서도 하이엔드 퀄리티를 추구하는 경향이 크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는 “언리얼엔진은 하이엔드게임에 실감나는 비디오, 디테일 표현에 특화됐다”면서 “미국 시장 모바일게임은 대체로 로우엔드쪽으로 개발하는 경향이 있지만 개인적으로 큰 기회를 놓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VR과 AR 분야에 대한 전망도 내놓았다. 스위니 대표는 “VR·AR은 처음에는 기대치가 많이 있었지만 하드웨어의 퍼포먼스가 따라가지 못하며 일반 소비자용(B2C) 플랫폼으로 자리잡지 못한 건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기업 쪽에서는 지속적으로 사용하고 있고 결국에는 VR·AR도 소비자 시장으로 올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최근 스트리밍 게임으로 주목받고 있는 구글 스태디아와 이와 밀접하게 연관된 5G 등에 대한 견해도 내놓았다. 스위니 대표는 “에픽게임즈의 역할은 기술공급과 게임 개발이며 스트리밍 게임 서비스 시장에 직접 들어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스트리밍 게임에 대한 지원은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에픽게임즈는 구글에 1년 이상 스트리밍 게임 관련 지원을 이어왔으며 다른 파트너들과도 지속적인 협업을 이어갈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스트리밍 게임은) 아주 흥미로운 비즈니스 영역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고속 네트워크가 발달 될수록 더욱 그렇다”고 덧붙였다. 

팀 스위니 대표는 이날 세계보건기구(WHO)의 게임과몰입 질병 등재에 대해서 확실한 반대의사를 밝혀 눈길을 끌었다. 그는 병이라는 정의가 명확하지 않음을 꼬집으며 “게임을 질병으로 취급하는 건 말이 안된다”고 지적했다. 

다만 스위니 대표는 개발사도 건전한 게임 환경 조성에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업계에서도 비즈니스 모델과 수익화 방법에 신경 쓸 필요가 있다”면서 결제를 더 많이 하면 게임 내 사용자의 등급이 올라가거나 랜덤 박스를 통해 유료 아이템을 배급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내는 모델에 대해 지적했다. 

한편 언리얼 서밋은 오는 15일까지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나스에서 지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