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가가 꼭 명심해야할 사항이 있다. 특히 내가 생각하는 그 무엇인가를 타인에게 전달하는 과정이 필수인 이 분야는 기존에 없던 제품이나 서비스를 설명해야 하기에 더욱 그러하다. 이런 행위들은 사실 어렵고,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에너지 소모도 크게 한다. 그럴 땐 차라리 창업가가 아니라 그냥 구직 중이라고 말하는 편이 정신건강에는 더 이로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래서 이러한 고민을 하는 덜어주고자 창업가가 가져야 할 ‘소통의 기술’에 대해 이야기한다.

몽타주는 흔히 범죄 수사에서 목격자의 증언을 모아 용의자의 수배 전단을 만드는 데에 이용하는데, 여러 사람의 사진에서 얼굴의 각 부분을 따서 따로 합쳐 만들어 특정 사람의 형상을 이루게 한다. 이 몽타주 그리기를 통해 창업가들이 실제로 자신이 전달하고자 하는 정보는 제대로 전달하는 지를 실험해보았다. 방식은 창업가가 자신만이 정보를 알고 있는 인물의 그림을 보고 대중에게 10가지의 정보를 전달한다. 강연의 참여자는 이 정보를 듣고 바로 그리기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실제로 창업가는 제대로 정보를 전달하고 있는지, 또 이를 듣는 참석자를 이를 어떻게 해석했는지를 알아볼 수 있었다.

<참고 그림1. 창업가가 본 인물 그림의 원본, 이 정보를 하는 사람은 창업가 본인뿐이다.>

창업가는 인물의 정보를 잘 전달했을까? 창업가의 역량에 따라 결과는 달라졌지만 대표적인 오해가 만들어진 예시를 통해 창업가의 말하기를 되짚어 본다.

1. 큰 범주의 정보를 먼저 전달하라. 대부분의 경우 인물의 정보를 전달하면서 머리스타일과 안경과 같이 눈에 먼저 띄는 특징을 이야기한다. 인물이라면 당연히 남성/여성, 나이, 인종 등의 크게 구분이 가능하도록 정보를 전달해야한다. 어떤 창업자의 경우 성별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은 적도 있었다. 놀랍지만 사실이다.

2. 빠진 핵심 정보들이 생각보다 많다. 아래 그림은 창업가가 코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아 자의적으로 해석한 다소 평범한 코를 그려넣었다. 10가지의 정보를 전달하면서 전달하지 않은 핵심정보들이 나올 수 있는데, 이러한 경우는 매우 빈번하다.

<참고 그림2. 코를 언급하지 않은 창업가의 말하기로 참여자는 자의적으로 해석한 코를 그려넣었다.>

3. 특정 부분에 대한 확대 해석은 듣는 이로 하여금 과도한 해석으로 이어지게 만든다. 한 창업가는 인물을 해석하면서 귀가 엄청나게 크다는 발언으로 참여자의 대부분이 아래와 같은 부처님 귀를 그려넣게 만들었다. 정보를 혼자 알고 있는 한사람의 주관적인 판단은 전체에게 과도한 해석으로 이어지게 만들 수 있다.

<참고 그림3. 그저 조금 더 큰 귀를 과도하게 표현한 창업가의 발언으로 부처님 귀를 가지게 된 몽타주>

4. 안경을 썼다가 아니다, 어떠어떠한 안경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 필요한 디테일에 신경을 쓰지 않으면 다른 것과 무엇이 다른지 절대 알 수 없다.

5. 듣는 이는 자신의 취향으로 정보를 판단한다. 이는 어쩔 수 없다. 오히려 이 부분은 마음을 비우자.

<참고 그림4. 청춘만화에 등장 할 법한 분위기의 몽타주, 각자의 취향으로 바라보는 시각은 어쩔 수 없다.>

마지막으로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 10가지 이상의 정보는 동시에 던져도 소화할 수 없다. 10가지 이내의 정보 안에서 잘 던지려는 노력을 하자. 내가 하고 있는 일을 매력적으로 전달하고, 정보의 비대칭성을 줄여주는 일. 창업가가 갖추어야 할 필수적인 소통의 기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