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앞으로 1년에서 5년 사이에, 고용주들은 직장 내에 불안감이 높은 Z세대에 대한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출처= Exposure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최근에 대학을 졸업한 Z세대는 과거 그 어느 세대보다도 더 높은 수준의 불안감을 보인다. 회사의 관리자들은 어떻게 그들이 두려움을 극복하고 업무 성과를 향상시키도록 도울 수 있으며, 그들은 어떻게 불안감을 진정시키고 더 효과적으로 일을 할 수 있도록 시킬까에 고민하고 있다.

Z세대는 1995년이후 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세대로 어린시절부터 디지털 문화에 익숙한 '디지털 원주민(Digital native)'으로 불리워진다. 밀레니엄 세대인 Y세대를 뒤이은 세대로 부모세대인 X세대의 경제위기를 보고 자라나 실용성과 경제적 가치를 우선시 한다. 

마이클 펜런이 근무하는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미국에서 신규 대졸자를 가장 많이 고용하는 회사들 중 하나다. 그는 최근 신입사원들을 보면서 하나의 해일이 다가오는 것 같다고 말한다.

그가 아는 대학 학장들은 그에게 Z세대들을 고용하면서 그들의 불안과 정신 건강 문제를 최우선적으로 다루어야 했다고 거듭 조언했다.

PwC의 인사업무 최고책임자(CPO)인 펜런은 "대학마다 정신 건강 서비스에 대한 Z세대들의 요구에 골치를 앓고 있다는 말을 수 없이 들었다. 정말 놀라운 일이다”고 말했다.

Z세대가 취업에 들어가면서 이 신참들이 과거의 어느 세대보다 더 많이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심리학회(American Psychological Association)가 2018년에 18세 이상 성인 3458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23세 미만인 Z세대 근로자의 54%가 지난 한 달 동안 스트레스 때문에 불안감이나 신경과민증세를 느꼈다고 답했다.  밀레니얼들이 40%로 그 뒤를 이어 전체 평균인 34%를 넘어섰다.

이러한 성향이 나타나는 원인 중 하나는, 감정적인 문제에 대해 20대 젊은이들이 (장년층들보다)더 많이 (남에게) 이야기를 하고 도움을 청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불안감은 마치 상사를 귀신같은 존재로 만드는 것과 같은, 몇 가지 당혹스러운 사내 행동을 유발하고 있다. 이에 따라 더 많은 고용주들이 불안해하는 신입사원들이 침착함과 명석함을 유지하며 직장에서 기꺼이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돕기 위한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유타주 플레전트 그로브(Pleasant Grove)에서 컨설팅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애드리안 고스틱은 자신이 컨설팅하고 있는 한 회사의 임원으로부터 “한 젊은 직원이 전화도 없이 처음 5일 동안 이틀을 출근하지 않아 당황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최고의 팀이 이긴다>(The Best Team Wins)의 공동 저자인 고스틱은 “회의에서 그 직원은 공황발작과 복통 등 마비를 불러 일으키는 불안감 때문이었다고 실토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 임원이 공감하는 반응을 보이자 그 직원은 위로를 받는 듯 보였지만 다시 같은 행동을 반복했다.

고스틱에 따르면, 직원들의 불안감을 직원들이 성과를 내게 하기 위한 무기(직원들을 강압적으로몰아붙이는)로 사용하는 관리자들도 있는데, 그런 방법은 역효과를 낼 가능성이 있다. 리더십 솔루션 개발회사인 인사이드아웃 디벨로프먼트(InsideOut Development)가 18세에서 23세 사이의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Z세대 직원 4명 중 1명은, 회사 대표가 강압적으로 회사를 경영한다면 회사를 그만두겠다고 말했다.

불안감은 직원들을 위축되게 만들고, 부정적으로 변하게 하며, 스트레스에 과민 반응하게 만든다. <인간성으로 되돌아 가자>(Back to Human)의 저자이자 직장생활 전문연구원인 댄 쇼벨은 "불안에 시달리면 집중력이 떨어진다"고 말한다.

"앞으로 1년에서 5년 사이에, 고용주들은 이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이들 Z세대에 대한 프로그램을 마련하지 않으면 직원들의 몰입도를 높이는데 많은 비용이 들 것으로 보이니까요.”

PwC는 직원들에게 정신 건강 문제를 보다 공개적으로 논의하도록 장려하고 있다고 펜론은 설명한다. 그는 최근에 이 문제에 관해 도움을 받은 내용을 내부 팟캐스트에 올리면서 자신의 어머니도 우울증을 앓고 있었음을 고백했다.

"어렸을 때, 나는 어머니 문제를 남에게 결코 말하지 않았지요. 돌이켜보면 왜 그랬는지 후회가 됩니다.”

PwC는 최근 1만 3500명 직원 전원을 온라인 명상 세션에 참여케 했다. 이 회사는 또 회의를 운영할 때 모든 사람들이 참여하도록 관리자들을 훈련시킨다. 여기에는 말수가 적은 직원들도 확실하게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한 사람을 지명하는 것도 포함된다.

불안감은 지나친 걱정을 유발하고, 싸우거나 회피하는 반응을 유발해 뇌의 자극 처리 능력을 차단해 버린다. 미시간주 질랜드(Zeeland)에 있는 가구 디자인회사에서 사업분석을 담당하고 있는 25세의 스테이시 스나이더는 프레젠테이션을 하거나 피드백을 받기 전에 먼저 불안을 느낀다고 말한다. 그리고 나중에서야 "그렇게 하지 말고 이렇게 했어야 했는데"라고 생각하며 후회한다.

그녀는 회사가 그녀를 위해 마련한 명상과 마음 다스리기 훈련을 통해 스트레스에 덜 반응하는 데 큰 도움을 받았다. 이후 누군가가 당장 하던 일을 멈추고 보고를 하라고 요구해도, 그 자리에서 거절하기보다 잠시 시간을 두고 그 요청에 대해 생각하는 법을 배웠다. 무리한 제안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타협적으로 반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녀 회사의 허먼 밀러 사장은 직원들의 정신 건강을 강화하기 위해 3년 전 웰빙 프로그램을 확대했다. 이 회사의 보건담당 관리자 케리 플뢰그는 "회사는 비밀 상담을 하기 위해 공장에 사회복지사를 배치하고 110명의 지원자들에게 정신건강 응급조치에 대해 훈련시킴으로써 불안감을 느끼는 동료들을 조기에 알아차리고 그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피훈련생 중 한 사람인 30세의 앤지 마틴은 “자신의 불안감에 더 잘 대처할 뿐 아니라 고통을 겪고 있는 다른 사람들과 공감하는 법을 배웠다”고 말한다.

"우리가 그 고통에 대해 함께 이야기하고 필요한 도구를 얻을 수 있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많은 관리자들은 소셜 미디어를 Z세대 불안감의 주요 원인으로 보고 있으며, 사회적 비교와 경쟁이 없는 업무 환경을 조성하려고 노력한다. 뉴욕에 본사를 둔 글로벌 광고 에이전시 베이너미디어(VaynerMedia)의 인사팀장 클로드 실버의 직함은 마음 담당 책임자(Chief Heart Officer)다. 그녀는 1대1 코칭 세션에서 젊은 직원들의 직장 내 승진에 대해 타인과 비교하지 말라고 권고한다.

"그들은 '제가 석 달 후에 승진하는 게 맞나요? 꼭 승진하고 싶습니다. 조니가 지난 달에 승진했으니까요’라는 식으로 말하지요.”

그러면 그녀는 그 대화를 그들 만이 갖고 있는 독특한 강점으로 다시 전환한다. 그리고 관리자들이 직원들에게 피드백을 줄 때 직원들의 바디랭귀지를 알아차리고, 친근한 악수 같이 상대방을 가라 앉히는 표현 방식을 활용해 그들의 불안감을 해소시키도록 훈련시킨다.

"나는 사람들이 육체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안전하다고 느끼는, 소속감이 강한 문화를 만들고 싶습니다."

하버드 경영대학원(Harvard Business School)의 에이미 에드몬슨 교수에 연구에 따르면, 심리적인 안정감, 즉 당혹스럽거나 거부당하거나 처벌을 받을 염려 없이 위험을 감수하거나 실수를 해도 괜찮다는 믿음의 공유는 팀이 훌륭한 성과를 내는데 매우 중요하다. <두려움 없는 조직>(The Fearless Organization)의 저자이기도 한 에드몬슨 교수는, 특히 불안감이 높은 Z세대 직원들과 함께 일할 때는 심리적 안정감이 더더욱 중요하다고 말한다.

에드몬슨 교수는 직원들의 심리적 안정감을 키우기 관리자들에게 겸손함을 보이고 실수를 인정하며 시스템적에 의한 실패의 책임을 개인에게 돌려서는 안 된다고 코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