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일 아우트호반 테스트 구간에서 트럭들이 전기로 주행하고 있다.  출처= Wonderful Engineering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몸집이 큰 대형 트럭들은 보다 많은 디젤을 소모하며 마을과 도시를 오염시키고 기후 변화를 부채질하고 있다. 독일이 이 대형 장비에 전철처럼 오버헤드 라인을 사용해 전력을 공급함으로써 그 해답을 모색하고 있다.

독일 정부가 이번 주, 오버헤드 케이블에서 트럭에 전기를 공급하는 시스템을 아우토반의 10km 시험 구간에서 테스트에 들어갔다고 발표했다.

독일이 공공도로에서 이런 시험을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멘스(Siemens)가 개발한 이 시스템은 지붕에 특수 장비를 장착한 대형 트럭들이 전기가 통하는 라인에 연결해 최대 시속 90km의 속도로 운행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이 트럭들은 오버헤드 라인에 연결되면 전기 모터로 운행되고, 전통적인 도로로 들어서면 하이브리드 시스템으로 운행된다. 여러 개의 센서들이 오버헤드 와이어를 사용할 수 있는 구간을 자동으로 감지한다.

지멘스는 이 전기 고속도로(eHighway) 시스템이 전기 레일의 효율성과 화물 운송의 유연성을 결합했다고 말한다. 물론 CO2와 질소산화물의 배출량을 감소시키는 것은 기본적 장점이다.

철도 없는 지역에 유용

지멘스는 이 시스템이 기존의 도로 인프라와 통합될 수 있어 현실적으로 철도를 건설할 수 없는 지역에서도 탄소 배출과 에너지 소비를 줄일 수 있는 실질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번 주 개통된 테스트 구간은 세계적 화물 중심지인 프랑크푸르트 공항과 인근 산업단지 사이의 중요한 연결 도로의 일부다. 이 시스템을 갖춘 테스트 고속도로가 조만간 두 곳 더 개통될 것이다.

독일 정부는 이 시스템을 사용할 수 있는 트럭을 개발하기 위해 7천만 유로(900억원)를 썼다. 지멘스는 이 트럭은 10만 km 주행당 2만 유로(2600만원)의 연료비를 절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 테스트가 시작되기 전에 한 기술자가 트럭을 손보고 있다. 출처= Siemens

환경에도 기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하 국제운송포럼(International Transport Forum)에 따르면 트럭 운송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석유 수요원이다.

ITF에 따르면 2050년이 되면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 증가의 15%가 도로 운송에서 나올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트럭을 포함한 운송 수단의 탄소배출량을 줄이는 것은, 지구온난화를 산업화 이전보다 섭씨 2도 이하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는 2015년 파리 기후협정의 핵심 부분이다.

철도 및 전기 자동차 이용을 늘리는 것과 더불어, 독일의 이번 프로젝트는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한 해결책의 중요한 부분이 될 수 있다.

리타 슈바르첼류허-수터 독일 환경부 장관은 "전기 트럭은 특히 도로상의 탄소중립 수송 방안에서 효율적인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전기 고속도로 기술의 테스트와 시연은 스웨덴과, LA와 롱비치 등 미국 항구 근처에서도 소규모로 수행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