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동규 기자] 삼성전자가 6400만 화소 모바일용 이미지센서인 아이소셀 브라이트 GW1을 5월 9일 출시한 가운데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스마트폰에 후면에 6400만 화소 카메라가 탑재된 제품을 올해 하반기에 볼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현재 세계 이미지센서시장에서 작년 매출 기준으로 20%의 점유율로 1위 소니(점유율 50%)에 이은 2위다. 삼성전자는 이미지센서 시장에서 경쟁력을 더 높이는 한편 후각, 촉각, 미각 등 다른 감각을 인지하는 센서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미지센서는 카메라 렌즈를 통해 들어온 빛을 전기 신호로 바꿔 신호를 처리한 후 스마트폰의 두뇌인 모바일AP로 보내는 비메모리 반도체다. 일반적으로 스마트폰에 장착되는 이미지 센서는 CMOS이미지센서(CIS)라고 불린다. 삼성전자의 아이소셀 CIS는 픽셀과 신호처리 로직IC, D램의 3단 적층 구조로 돼 있다. 이미지센서는 액츄에이터라고 불리는 VCM(Voice Coil Motor), 렌즈와 결합해 카메라 모듈을 이루게 되고, 스마트폰에 전후면에 장착된다. 

▲ 박용인 삼성전자 부사장이 9일 아이소셀 이미지센서 신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출처=삼성전자

100원보다 작은 크기에 6400만개의 픽셀이 있다

삼성전자가 9일 공개한 이미지센서 아이소셀 브라이트 GW1의 크기는 100원짜리 동전의 4분의 1크기보다도 작다. 이 작은 크기 안에 6400만개의 픽셀(화소)이 자리잡고 있다. 픽셀 1개의 크기는 0.8㎛(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1m)다. 한국인의 평균 모발 굵기로 알려져 있는 100㎛미터의 100분의 1크기로 육안으로 식별이 매우 힘들 정도로 작은 크기다.

아이소셀은 '격리하다(isolate)'와 세포(cell)가 합쳐진 삼성전자 이미지센서의 이름이다. 이름대로 픽셀 사이에는 삼성전자의 초미세 공정기술이 적용된 분리막이 존재한다. 분리막은 픽셀간 간섭현상을 최소화해 성능 향상을 가져오는데 이 분리막을 미세하게 만드는 것도 기술이라는 것이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신제품에서 삼성전자가 강조한 기술은 테트라셀(Tetracell)기술이다. 이 기술은 4개의 픽셀을 1개처럼 동작시켜 감도를 4배 높여주는 기술인데 밝을 때는 6400만개의 픽셀로, 어두울 때는 4분의 1로 줄어든 1600만개의 픽셀로 변하면서 세밀함과 밝기를 조절해 준다.

권진현 삼성전자 센서 마케팅팀장(상무)은 “현재 스마트폰 카메라의 핵심 트렌드는 후면카메라의 경우 슬림사이즈, AI HDR, 차별화, 고감도, 고해상도, 멀티 카메라, 3D카메라 등이고, 전면 카메라의 트렌드는 화면 크기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 속에서 전면카메라의 경우 디스플레이 크기가 커지면서 카메라 모듈을 장착할 공간이 줄어들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는 더 작고 미세한 카메라가 필요하게 돼 미세 픽셀 기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스마트폰 수량은 정체 상태지만 스마트폰에 장착되는 카메라 수는 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TSR과 삼성전자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세계 스마트폰은 연간 14억대 수준으로 정체된 반면, 스마트폰 카메라 수는 2019년 40억 8400만개에서 2023년 53억 6100만개로 31.3%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스마트폰 후면 평균 카메라 화소도 2019년 2600만 화소에서 2023년 7200만화소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자동차용 이미지 센서 시장도 노린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카메라용 이미지 센서에 주력하면서도 자동차용 이미지센서 시장도 주목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TSR과 삼성전자에 따르면 전장향(자동차용) 이미지센서 시장은 각 국가별 안전 규제 강화와 자율주행차 확대로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자동차당 평균 카메라 수는 2019년 2.6개에서 2023년 3.4개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고, 전체 카메라 수는 같은 기간 2억 6200만개에서 2023년 3억 7900만개로 44.7%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삼성전자는 주차보조를 위한 카메라뿐만 아니라 360도를 인식하는 자율주행을 위한 카메라까지 전장용 카메라가 늘어나면 자연스레 전장용 이미지센서 시장도 함께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용인 삼성전자 시스템LSI 센서사업팀장(부사장)은 “전장용 이미지 센서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보고 있다”면서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강화 전략을 잘 진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시각을 넘어 인간의 5감(感) 센서까지

삼성전자는 현재 인간의 5감 중 시각에 집중한 이미지센서 뿐만 아니라 다른 감각에도 집중한 센서를 개발 중이다. 박 부사장은 “인간의 5감인 시각, 청각, 촉각, 후각, 미각 중 시각은 이미지 센서로 어느 정도 개발이 됐는데 후각, 미각 센서는 앞으로 가야할 방향”이라면서 “미세먼지와 유해물질 등을 감지하는 센서까지 만드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폐질환과 관련한 연구, 요리할 때 나오는 연기, 화재시 발생하는 연기 등을 감지하는 센서까지 연구 중”이라면서 “이미지센서만 하는 것이 아니고 인간을 이롭게 하는 센서를 준비 중”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디스플레이드라이버(DDI) 센서 부문에서는 세계 1위에 올라 있다. 터치 센서 사업도 진행 중이다. 박 부사장은 “현제 후각과, 촉각, 미각 등의 센서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특출난 센서가 보이지 않는 만큼 이와 관련한 연구와 사업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센서가 포함된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 133조원을 투입하기로 지난달 결정했다. 2030년까지 메모리 반도체뿐만 아니라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도 글로벌 1위를 달성하겠다는 ‘반도체 비전 2030’을 위함이다. 박 부사장은 “시스템반도체는 사람이 하는 아날로그적 방식이 기반이 된 반도체”라면서 “렌즈, 모듈, 센서, AP와 같은 시스템반도체 생태계가 잘 갖춰져야 하는 만큼 각 방면에 유능한 인재를 지속적으로 모집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