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기범 기자] 미얀마에선 축제 때 돈을 뿌리는 전통이 있다. 돈을 주은 사람은 축복을 받는다고 전해져 행사 참가자들에게 인기 만점이다. 놀라운 것은 사람들은 주운 돈을 절에 다시 기부한다. 미얀마는 불교의 영향으로 수도승에게 시주하고 사찰에 기부하는 것이 일반화돼 있다.

국제 자선단체인 영국자선지원재단(CAF)이 발표한 ‘세계기부지수2018(CAF World Giving Index 2018)’에 따르면  현금 기부 경험 점수가 가장 높은 나라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미얀마였다. 세계기부지수의 5년 평균 점수도 1위다. 다만, 지난해 순위는 9위로 내려갔다.  2017년 2위였던 인도네시아가 기부지수 59%로 1위에 우뚝 섰다. 이어 호주, 뉴질랜드, 미국, 아일랜드 순이었다.

▲ 세계기부지수 순위. 출처=CAF

 

기부지수 상위 TOP20 국가 중 14위인 아이티공화국이 전년 대비 41계단 상승해 순위가 가장 많이 상승한 국가였으며, 싱가포르가 23계단, 나이지리아도 12계단이 상승해 7위, 16위에 각각 랭크됐다. 가장 많이 상승한 국가는 콩고 공화국으로 67계단 상승해 58위를 기록했다.

기부지수 100위 이하 국가 중 주요 나라로는 일본(128위), 중국(142위), 멕시코(114위), 브라질(122위), 러시아(110위), 그리스(143위), 터키(131위), 크로아티아(132위), 체코(125위) 등이 있었다.  조사대상 국가는 총 144개다.

우리나라의 기부참여지수는 34%로 60위에 그쳤다. 이 지수는 전 세계 주요 144개국에서 1000명을 인터뷰해 1년 동안 △낯선 사람을 도와준 비율 △기부 경험의 비율 △자원봉사시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뒤 산출한 점수다.

OECD 회원 국 36개국 중 우리나라는 21위를 차지했다. 또한 OECD회원 36개국 중에서 기부지수 TOP3는 호주, 뉴질랜드, 미국 순이었다. 우리나라는 OECD국가 중 GDP 순위는 8위지만, 기부순위는 21위에 그쳤다.

정혜경 한국가이드스타 선임은 "우리나라는 국가 규모와 비교해 기부에 참여하는 수준은 떨어지는 것으로 풀이된다"며 "국내총생산(GDP)대비 기부금액도 미국에 비해 3분의 1 수준이다"고 지적했다.

▲ 세계기부지수 순위. 출처=CAF

 

기부순위 142위 중국.. 지난 10년간 기부금 385%증가

CAF에서 선정한 세계기부순위에서 중국은 거꾸로 3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지난 10년간 기부금이 꾸준히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중국자선연합회(中国慈善联合会)에 따르면 2007년 중국은 국내외 자선기부금이 309억2500만위안(5월9일 기준 약 5조 3308억원)으로 GDP의 0.13%에 그쳤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후 기부금 총액은 5배가량 증가했다. 2017년 총 기부금은 1499억8600만 위안(약 25조 8395억원)으로 GDP의 0.18%를 차지했다. 또한 재단이 수령한 기부금은 2007년 50억 7000만위안에서 2017년 658억 4000만위안으로 1197.91%증가했다.

중국 사회는 주로 교육, 의료건강, 빈곤구제를  목적으로 기부했다. 정 선임은 "2016년부터 실시한 자선법의 효과가 점차 뚜렷해지고, 기부금이 꾸준히 증가해 사회 조직이 왕성하게 발전하고 있으며, 기부환경이 점차 개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50쌍이 9조 기부하는 미국

크로니클 오브 필랜스로피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가장 많은 기부를 한 개인 또는 부부 50쌍의 기부금액 총계는 78억달러(약 9조1000억원)였다. 우리나라 국민 전부가 낸 1년 기부금 총액인 12조 8000억원 수준의 71.3%수준이다.  

50인 중 1위는 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족들을 돕기 위해 20억달러(약 2조3400억원)를 기부한 아마존닷컴 최고 경영자인 제프&맥켄지 베조스(Jeff and MacKenzie Bezos)다. 이어 마이클 블룸버그(Michael Bloomberg)가 7억6700만달러(약 9000억원)를 기부해 2위에 올랐다.

이베이(eBay)를 설립하며 재산을 모은 피에르&팜 오미디야르(Pierre and Pam Omidyar)는 민주주의와 시민운동, 그 밖의 여러 가지 원인들을 알리려는 비영리단체에 3억9200만달러(약 4500억원)를 기부해 3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미국 기부의 특징은 미래에 대한 강조였다.  많은 기부자들은 인공지능과 같은 기술(IT)의 발전을 돕는 일에 많은 지원을 하 고 있다. 미래기술에 대해 가장 지원을 많이 한 자선가는 스티븐 슈워츠먼(Stephen Schwarzman, 4위)이었다. 그는 미국이 인공지능 분야 의 세계 선두 주자로 자리매김하는 것을 지원하기 위해 매사추세츠 공과대학에 3억 5000만달러를 인공지능 연구비로 기부했다.

공익법인 온율의 이사장인 소순무 법무법인 율촌의 대표 변호사는 "미국은 우리나라보다 빈부차이가 크지만 우리만큼 사회 갈등이 심하지 않다"며 "우리나라와 다르게 빌게이츠 등 고액 자산가들이 엄청나게 자기 돈을 사회에 내놓는다"고 말했다.

이어 "기부는 국민의 수준을 높여주고 사회를 통합하는 기능을 한다"며 "또한 인간미가 넘쳐흐르는 사회가 되는데 기부는 큰 공헌하고 사회 갈등을 줄이는데 큰 기여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