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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기부금은 어디에 쓰일까①] 기부단체 '신뢰' 회복, '비전과 공감'부터-미국'가이드스타', 기부단체 비전과 성과 공개로 신뢰도 높여

[이코노믹리뷰=박기범 기자] '어금니 아빠' 이영학은 희귀병을 앓는 딸의 수술비가 필요하다며 기부 받은 12억여원을 횡령했다. 기부금으로 요트파티를 벌인 윤OO '새희망씨앗' 회장은 2심에서 징역 6년을 선고받아 교도소 화단에 씨앗을 심어야 할 처지가 됐다. 기부금 횡령 사건이 잇따라 일어나자 사람들은 "기부 단체는 믿을 수 없다"는 태도를 보이기 시작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이 기부를 하지 않는 이유는 ‘기부금 사용처가 투명하지 않아서’ 라는 응답이 60.7%로 1위였다. 기부를 한 사람조차도 61.7%가 제대로 썼는지 알 수 없다고 답했다.

기부는 실질적으로 증여다. 가정 형편이 어려운 이웃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는 등 사회 일반의 이익을 위해 기부자는 대가관계 없이 금전 또는 물품을 제공한다. 공익 사업은 국가란 조직이 운영되는데 필수적인 요소다. 하지만 국가는 국민에게 필요한 모든 공익 사업을 물리적·환경적 이유 등으로 직접 수행할 수 없다. 공공기능의 원활한 수행을 보장하고 장려하기 위해 국가는 비영리법인에게 보조금 지원, 세제혜택 등을 활용해 지원을 한다. 특히 신자유주의란 큰 흐름 아래 커지고 있는 빈부 격차는 더욱 더 공익 사업과 나눔의 미덕을 요구한다.
 
공익 사업도 사업이다. 사업의 목표와 성과 및 그 과정이 존재한다. 다만, 사익을 추구하는 사업보다 덜 계산적이고 사랑과 헌신이 사업 속에 녹아들어 있다는 차이가 있다.

기부자는 기부금 단체의 사업을 믿고 기부를 한다. 하지만 기부를 통한 나눔은 단순히 돈을 기부하는데 그치지 않는다. 기부는 마음을 나눈다. 기부자는 자신의 도움으로 어려운 이웃이 조금이나마 나은 삶을 살기를 바란다. 결국 기부자의 마음과 단체의 목표가 연결되기 위해서는 기부 단체에 대한 '신뢰'가 전제돼야 한다.

   
▲ 출처=이코노믹 리뷰

 

'신뢰'회복을 위한 정부의 발빠른 대처

국세청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몇 년째 계속들어 2016년 71만 5000명으로 줄었던 기부자는 2017년 78만 8000명으로 증가했다. 새희망 씨앗, 어금니아빠 사건으로 '기부포비아'라 할 정도로 위축됐던 기부 환경을 감안하면 예상 외의 증가다. 여기엔 정부의 발빠른 대처도 한 몫했다. 정부는 공익 사업의 원활한 수행, 비영리법인의 신뢰도 제고 그리고 조세 공평을 위해 2017년 비영리법인에 관한 세법과 회계 개선안을 발표했다.

   
▲ 우리나라 기부금 추이. 출처=국세통계연보

 

과거 정부는 기부단체들이 영리법인이 아니고, 기장능력이 떨어진다고 판단해 회계 및 세금 신고에 관해 특별한 의무를 부여하지 않았다. 하지만 일련의 사건 이후 정부는 2017년 12월 공익법인회계기준을 공표하고, 올 2월에는 공익법인회계기준을 반영한 공익법인 결산서류 등의 공시양식 개선(안)을 입법예고 했다.  관련 내용을 분석·연구 후 의견을 제시한 한국가이드스타도 비영리법인 신뢰 회복에 공헌했다. 

상속세 증여세법 16조에 해당하는 공익법인 중 자산 5 억원 또는 수입 3억원 이상인 법인은 매년 사업연도 종료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국세청 홈택스 시스템을 통해 공익법인 결산서류 등의 자료를 공시해야 한다. 해당 공시자료는 공익법인 투명성 확보를 위한 핵심자료다. 또한 새롭게 마련된 공익법인회계기준은 공익법인의 특수성을 고려해 재무제표 양식, 고유목적사업준비금의 인식, 순자산의 구분에 관한 내용을 규정했다.

 권오용 한국가이드스타 상임이사는 "공익법인 결산서류 제도는 미국의 면세법인 공시제도와 유사하다"며 "공시자료에는 기부자, 정부, 학계 등 공익분야 이해관계자들이 의사 결정 시 필요한 기 관정보, 재무정보, 거버넌스 정보 등 중요한 정보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비영리단체가 신뢰를 얻는 법

미국은 비영리단체의 성과를 측정하는 전문 공익법인 분석기관이 170개에 이른다. 이 중 미국가이드스타는  미국세청(IRS)자료에 기관 및 재무정보를 활용할 뿐만 아니라, 비영리단체가 스스로 추가할 수 있는 프로필 업데이트 프로그램(Profile Update Program)을 운영하고 있다.

프로필 업데이트를 통해 비영리단체는 직접 기부자들에게 해당 비영리단체가 어떤 곳인지를 스스로 증명한다.

단체가 보고하는 정보가 많을 수록 인증 등급은 높아진다. 예를 들어, 비영리단체의 기본 정보인 조직의 미션, 경영진과 이사진들의 정보, 기본 프로그램 정보 등을 제공하면 브론즈(Bronze) 인증을 받을 수 있다. 실버(Silver) 인증을 얻기 위해서는 추가로 재무 정보를 공개해야 하고,  골드(Gold) 인증을 얻기 위해선 기관의 목표와 전략, 그리고 비전 등 질적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 최종적으로 우리의 가장 높은 투명성 인증인 플래티넘 (Platinum)은 이러한 미션을 달성하기 위한 성과 정보를 제공할 때 획득할 수 있다.

미국가이드스타는 성과측정 지표인 '차팅임팩트(Charting Impact)'를 개발, 비영리법인의 비전과 목표를 기부자들에게 알린다. 비전에 따른 성과(Outcome)를 산출물(Output)보다 더 중요시한다. 결국 세제혜택 여부도 중요하지만 기부금 단체에 대한 기부자들의 '신뢰'가 선행돼야 한다.

데브라 스나이더 미국 가이드스타 부대표는 "이제 비영리 단체들은 데이터(정보)를 일반 국민에게 공유 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며 "비영리단체는 유형별로 서로 다른 특징이 있으며, 프로 그램, 산출물, 성과 또는 임팩트를 측정하는 방식도 매우 다양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그 다양성을 정직하게 반영하고자 한다"며 "그래야 비영리단체의 다양한 성과를 측정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기부금이란?

기부금이란 타인에게 사업과 직접 관계없이 무상으로 지출하는 것으로서 재산적 가치가 있는 것을 말한다. 실질적으로는 '증여'에 해당한다. 기부금은 사업과 관련해 발생 또는 지출된 비용이 아니므로 수익에 대응하는 비용이라 볼 수 없다. 그러나 사회적 존재로서 어느 정도의 기부 행위는 불가피하고 또한 기부가 가지는 긍정적인 측면을 고려해 세법은 일정 요건을 충족한 공익성 기부금에 한해 비용을 인정한다. 또한 그 기부금의 공공성의 정도에 따라 그 종류와 손금산입(비용인정)의 범위를 달리한다. 

   
▲ 차팅임팩트 5가지 질문. 출처=한국가이드스타

 

박기범 기자  |  partner@econovill.com  |  승인 2019.05.16  10: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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