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위메프

[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현재 국내 이커머스 업계 경쟁구도를 한 마디로 설명하면 ‘혼돈의 카오스’다. 고정 충성고객을 한 명이라도 더 확보하기 위한 특가판매 이벤트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여기에 전통적 이커머스 업체들이 아닌 ‘빅 플레이어’들의 시장 참여로 기존 업체들의 고민이 늘었다. 이러한 가운데 자사의 이름을 건 특가 마케팅으로 확실한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는 위메프가 최근 경쟁 업체와 가격을 비교하는 등 공격적 전략을 펼치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C사보다 비싸면...

지난달 30일 위메프는 온라인 마켓의 선호도가 높은 생필품 가격을 기준으로 위메프에서 동일한 상품을 타 업체보다 비싼 가격에 구매한 고객이 있으면 가격의 차액만큼 자사 사이트에서 활용 가능한 포인트로 보상하는 ‘최저가 보상제’를 알리는 내용의 참고 자료를 냈다. 여기에 위메프는 “특히 생필품 카테고리에서는 쿠팡과 진검승부를 펼친다. 위메프는 쿠팡보다 가격이 비싼 생필품을 구매한 고객에게 차액의 2배를 보상한다”는 강한 문구를 넣어 경쟁사인 쿠팡을 콕 집어 언급했다.

재미있게도 위메프의 쿠팡 견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8일 위메프는 ‘C사와 식품 가격 비교 결과 공개’라는 제목의 참고 자료를 냈다. 위메프는 지난달 생필품의 가격 비교에 이어서 이번에는 ‘C사’와 주요 식품 카테고리 상품의 가격을 비교했다. 이번에는 쿠팡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C사보다 가격이 비싸면 차액의 200%를 보상해주는 공격적인 가격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는 문구를 넣어 C사가 어느 업체인지 모를 수가 없도록 했다. 

위메프 측은 “국내 업체들 중에서 분명 생필품과 식품 분야에서는 확실히 쿠팡의 상품 구성이나 가격 경쟁력이 막강한 것은 사실이고, 그 간극을 뛰어넘고자 우리가 노력해 온 것을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표출한 것”이라면서 “쿠팡을 깎아내리려는 의도가 있는 것은 전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쿠팡 측은 “경쟁사의 마케팅 방법에 대해 특별하게 밝힐 의견은 없다”라고 말했다. 

사실 국내 이커머스에서 ‘경쟁사를 언급하는’ 식의 공격적 마케팅 경쟁이 처음 있는 일은 아니다. 지난 2015년과 2016년에는 업체들이 경쟁 업체의 실적 발표내용 중 잘못된 내용을 찾아내 자료로 배포하고 자료에서 언급된 업체가 이에 대해 반박하는 일도 있었다. 당시 국내 이커머스 업계에 불어 닥친 생필품 최저가 경쟁도 현재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위메프의 경우는 자사의 제품 가격 경쟁력 강화와 비용 통제에 성공한 것을 영업 손실 감소로 보여줬다. 실제 위메프는 지난해 영업손실 390억원으로 2017년 417억원이었던 것을 약 6.4% 줄였다. 2015년 연간 영업손실이 1424억원을 기록했다. 이것을 고려하면, 지속적으로 누적되는 영업손실이 약점으로 지적되는 국내 이커머스 업계의 경쟁 가운데서 위메프는 나름의 성과를 거뒀고 일련의 관리를 통해 자신감을 얻었다. 이것은 동시에 업계 최고의 이슈메이커인 쿠팡을 견제할 수 있는 공격적 마케팅의 근간이 됐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이커머스 업계에서는 경쟁이 점점 심화될 때에 소위 인지도가 있는 경쟁사를 언급하면서 자사 브랜드를 강조할 수 있는 전략적 마케팅이 자주 활용되곤 한다”면서 "시장에 뛰어드는 참여자들이 늘어난 만큼 이러한 방법의 마케팅은 앞으로 업계에서 더 많이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철저한 계산 

지난해 위메프는 계속되는 특가 할인전으로 주요 검색포털의 상위를 늘 장식하고 있다. 여기에 이어 최근에는 경쟁사이자 업계 최고의 이슈메이커인 쿠팡을 콕 집은 최저가 보상까지 더해 공격적인 마케팅 기조를 이어나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후자에 대해 비용구조 개선을 염두해 둔 위메프의 '철저한 계산'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최저가 보상, 200%보상 등이라는 눈에 띄는 문구들은 확실히 소비자들의 눈길을 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동일한 제품의 가격 차이가 작게는 10원대 그리고 차이가 아주 커야 1000원 정도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는 온라인 판매 상품 중 객단가가 높지 않은 생필품과 식품으로 보상 범위를 한정한 것은 철저한 계산이라는 것이다.

여기서 또 중요한 것은 '차액'에 대한 보상이라는 점이다. 이는 과거 대형마트들의 출점 경쟁이 격해질 때 경쟁사 마트보다 비싸게 판매되는 제품을 찾은 고객에게 고정 보상액과 상품 가격차액을 더해 보상해주는 것과는 엄연한 차이가 있다.    

한정된 범위라면, 위메프보다 가격이 비싼 상품을 판매하는 경우는 절대로 많을 수가 없다. 이 가운데에서 경쟁사의 판매가보다 100원이 비싸면 최대 200원의 온라인 캐시를 돌려주는 식이라면 위메프 측에서는 오히려 직접적인 특가 할인보다 비용을 덜 쓰는 마케팅을 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위메프는 자사 입점 판매자들을 설득하기 위해 판매 수수료를 낮추는 등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진짜유통연구소 박성의 대표는 "과거 위메프는 직매입을 기반으로 한 물류체계 관리 즉, 현재의 쿠팡식 비즈니스를 시도하려고 했으나, 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이를 과감히 포기했다"면서 "이제는 성장의 정체가 이른 오픈마켓 비즈니스에서 가격과 배송 경쟁력이 중요해졌고 위메프는 경쟁력의 방향성을 '가격'으로 정한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국내 이커머스 업체의 경쟁 격화에 위메프가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과연 이러한 시도는 업계의 판을 흔들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