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으로 읽는 중국사> 윤덕노 지음, 더난출판사 펴냄.

중국 음식 32가지를 통해 5000년 중국 역사와 문화를 살펴보는 흥미로운 책이다. 저자에 따르면 생선, 양고기, 복숭아 등은 중국인이 신성하게 여기는 음식이다. 훠궈, 동파육, 돼지고기 등에서는 지배층의 통치 원리를 엿볼 수 있다. 후추의 경우 중국의 역사를 바꿨다. 향신료 무역이 동기가 된 유럽의 대항해 시대처럼 중국인들도 15세기 후추를 찾아 대항해에 나섰고, 그 덕분에 명나라는 건국 초기에 안정적 기반을 다질 수 있었다. 하지만 후추로 인한 권력다툼으로 인해 명나라는 쇠약해졌다.

당나라 과거시험에서 장원 급제자가 나오면 붉은색 먹으로 급제자의 이름과 답안지 제목을 적은 ‘주제(朱題)’라는 대자보를 붙였다. 주제는 중국어로 ‘주티’라고 발음한다. 돼지족발도 발음이 ‘주티(猪蹄)’로 동일하다. 그렇기에 당나라 선비들은 시험 전 돼지족발을 챙겨먹었다. 최초의 합격기원 음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