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자들은 보다 많은 기회를 모색하기 위해 동시에 여러 기업의 문을 두드리곤 한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글로벌 채용 컨설팅 회사인 로버트 월터스 코리아의 자체 조사에 따르면, 이직을 준비하는 직장인들은 평균 2~4개 회사에 지원한다. 자신의 분야에서 착실하게 경력을 쌓아온 30대 직장인이라면 여러 곳에서 긍정적인 제안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외국계 기업의 경우, 탄탄한 실무역량을 갖춘 지원자일수록 복수 합격률이 높은 편이다. 필자가 담당하는 재무회계 분야의 경우, 세무조사나 외부감사∙법인세 및 부가세 신고∙ 세일즈 및 기업 재무분석∙예산 수립 등을 경험한 실무자를 더욱 선호한다. CPA 등 관련 자격증까지 보유했다면 금상첨화다. 그러나 중복 합격의 즐거움도 잠시. 후회 없는 선택을 위한 고민과 스트레스가 뒤따른다.

가장 많이 고민하는 부분은 역시 ‘일정’이다. 다수의 면접을 위해 연차를 자주 사용하면 이직을 준비 중이라는 사실이 재직 중인 회사에 노출될 수도 있다. 최종 합격 통보를 받았지만, 타 지원사 채용 프로세스가 진행 중인 상황이라면 출근 일자를 적절하게 조율하는 것이 중요하다. 경험이 많은 HR 컨설턴트는 이런 상황에서 지원자를 대신해 면접 일정 및 방식을 유연하게 조율해 줄 수 있다.

복수의 기업에서 최종 합격 통보를 받았다면 어떤 회사를 선택해야 할까? 커리어를 쌓아가는 3-5년 차 직장인이라면 먼저 승진 기회 및 성장 가능성을 비교해보자. 이직을 처음 경험하는 주니어 레벨은 기업의 인지도로 회사를 선택하는 경향이 있는데, 유명한 외국계 기업이라도 성장성이 낮고 내부 분위기가 좋지 못한 경우가 있다.

시니어 레벨이라면 기업문화와 경영진의 성향을 파악하여 신중하게 비교 선택해야 한다. 가령 CFO는 CEO의 파트너이자 CEO를 감시하는 역할을 수행하는데, 서로 성향이 맞지 않을 경우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리더로서 조직을 이끌어 나가야 하기에 본인이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기업문화인지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다.

복수 합격한 기업의 조건과 연봉이 서로 비슷하다면, 조직 구성원 및 기업의 성장성을 우선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조직 내 소통과 협업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본인의 기량을 더 많이 발휘할 수 있는 곳이 어느 곳인지 비교해보는 것이 좋다.

최종 결정 후 선택하지 않은 회사의 이직 제안을 거절할 때는 가급적 대면 혹은 전화로 정중하고 정확하게 의사를 밝혀야 한다. 거북한 상황이라고 인사 담당자의 연락을 회피하거나, 이메일 또는 문자로 제안 거절을 통보하는 것은 부정적인 이미지를 남길 수 있다. 혹여나 기존 의사를 번복할 경우에는 지원자에 대한 신뢰가 하락하여 좋은 결과를 이끌어내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자.

어느 회사든 장단점은 있다. 따라서 숙고하여 결정하고, 그 후에는 자신의 선택을 믿는 것이 중요하다. 프로페셔널이라면 지나간 기회에 미련을 갖기보다 새로운 환경에서 적응하고 발전할 방법을 찾을 것이다.

이 칼럼은 로버트월터스코리아에서 제공합니다. 로버트월터스는 다국어 구사능력을 갖춘 전문가를 대상으로 하는 글로벌 인재채용 컨설팅 회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