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네이버가 지난 4일 웹툰 <틴맘> 1화를 공개하며 논란의 중심에 섰습니다. 작 중 19세로 등장하는 청소년 주인공이 임신을 하는 설정인데, 문제는 이를 묘사하며 부적절한 장면을 연출한 것에 있습니다. 엄연히 남자친구가 있음에도 임신에 대한 책임감을 온전히 여성이 책임져야 한다는 뉘앙스가 대표적입니다.

 

청소년 임신에 대한 중요성을 간과하고 ‘모든 것은 여성의 책임’이라는 결론만 내리는 것은 분명 부적절하다는 말이 나옵니다. 심지어 여성 주인공의 신체를 성적 대상화하는 장면도 있습니다. 네이버는 논란이 불거지자 내용을 대폭 수정하는 한편 웹툰 페이지를 통해 작가 국적의 특수성 등을 설명했습니다.

이 문제를 어떻게 봐야 할까요? 우선 <틴맘>이 필요이상으로 불합리하고 선정적인 묘사를 한 것은 사실이라는 쪽에 무게가 실립니다. 나아가 중요한 임신이라는 아이템을 지나치게 왜곡해 독자들에게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주장에도 힘이 실립니다. 사실 네이버 웹툰은 전체이용가 웹툰에서 지나치게 성적인 대상을 삽입하거나, 잔혹한 범죄를 묘사하는 등 논란에 휘말린 사례가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틴맘>은 여성과 임신이라는 매우 민감한 문제를 자극했고, 비판을 자초했다는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 웹툰 플랫폼의 균형이 중요하다. 틴맘 소개 페이지. 출처=갈무리

여기서 흥미로운 것은, <용비불패>와 <신 암행어사>의 반응입니다. 두 작품은 과거 만화책 형식으로 출판된 것이 웹툰으로 재구성된 것이며, 많은 독자들이 쿠키를 굽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두 작품의 댓글을 보면 재미있는 반응이 나옵니다. 일부 원작을 알고있는 독자들 사이에서 “네이버의 과도한 검열이 짜증난다”는 비판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용비불패>의 경우 여인이 목욕을 하거나 속옷을 잃어버리는 장면이 네이버 웹툰에서는 사라졌고, <신 암행어사>에서는 어사 문수의 산도인 춘향의 복장이 원작에서는 다소 노출이 심했으나 네이버 웹툰에서는 그러지 않았습니다. 이를 두고 독자들은 “네이버가 작중 캐릭터의 특성을 살릴 수 있는 작가 표현의 자유를 지나치게 억누르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물론 <틴맘>과 <용비불패>, <신 암행어사>의 비판을 동일선상에 두고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특히 <틴맘>의 경우 실생활을 배경으로 하며, 이 세상에서 벌어지는 일에 주목하기 때문에 단순히 복장 등의 논란에 휘말리는 <용비불패>, <신 암행어사>의 논란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그러나 플랫폼 사업자인 네이버 입장에서는 모든 사례가 참 어려운 일입니다. 검열을 하면 표현의 자유 침해, 검열을 하지 않으면 ‘사회악’으로 치부되기 때문입니다.

▲ 웹툰 플랫폼의 균형이 중요하다. 용비불패의 네이버 검열을 지적하는 글. 출처=갈무리

이러한 논란의 결론은 사실 정해져 있습니다. 아직 웹툰 비즈니스는 성장하는 중이며, 그 과정에서 빠른 실책 보완과 더 나은 가능성 타진만 생각하면 됩니다. 현재 한국의 웹툰 경쟁력은 글로벌 무대에서 통한다는 것이 입증됐으며, 그 시장성에 주목해 파이를 키우면 됩니다.

플랫폼 사업자는 항상 고민하고 또 실수합니다. 만약 실수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방치하거나 문제를 키우면 심각한 사태가 발생하지만, 빛의 속도로 변하는 입체적 플랫폼 사업의 중앙에서 다양한 방식을 고민하고 유연하게 대응하려는 행보만 존재하면 그 이상의 미래를 잡을 수 있습니다. 비판과 지적, 견제는 필요하지만 뭐든 ‘과유불급’인 셈입니다. <틴맘>은 초반 분명 잘못된 장면을 연출했고, 이를 바로잡을 수 있는 네이버의 확실한 대응이 나오면 됩니다. 아니면 우리가 미처 작가의 진의를 잘 몰랐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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