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고된 것과 다른 세포가 활용된 것으로 확인된 골관절염 세포유전자치료제 '인보사 케이주'와 관련한 논란이 지속되고 있어 주목된다. 인보사 케이주 제품 모습. 출처=코오롱생명과학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코오롱티슈진이 개발, 코오롱생명과학과 판권을 나눠 시판 중인 세계 최초 골관절염 세포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 케이주(INVOSSA-K)’의 주성분 중 하나가 앞서 허가당국에 보고된 것과 다르다는 사실이 밝혀진 가운데 이를 둘러싼 논란이 지속되고 있어 주목된다.

코오롱생명과학 측은 앞서 인보사의 성분이 인지하고 있던 것과 다르다는 것을 최근 알게 됐다고 밝혔지만, 최근 공시된 사실에 따르면 이는 2년 전인 2017년 3월에 이미 인지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달 14일까지 인보사 성분 변경과 관련한 과학적 근거를 요구한 상황으로 최근 밝혀진 사실에 따라 실사 등 관련 조사를 강화했다.

코오롱티슈진, 2017년 3월에 이미 세포 성분 다르다는 것 알고 있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코오롱생명과학은 이달 3일 기재정정공시를 통해 “코오롱티슈진으로부터 ‘위탁생산기업(론자)가 자체 내부 기준으로 지난 2017년 3월 인보사 1액과 2액의 생산가능 여부를 점검하는 과정에서 STR(유전학적 계통검사, 가족관계 확인 등에 활용) 위탁 검사를 해 2액이 사람 단일세포주(293유래세포) 이며 생산에 문제가 없음을 확인하고 생산한 사실이 있다”는 내용을 통지받았다고 밝혔다.

▲ 코오롱생명과학 이우석 대표 등 관계자가 골관절염 세포유전자치료제 '인보사 케이주' 사태와 관련, 기자회견에 앞서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황진중 기자

코오롱생명과학은 앞서 3월 31일 인보사의 성분 중 하나인 형질전환세포(TC, 2액)에 대해 새로운 내용을 확인해 해당 치료제를 자발적 출고 정지한다고 밝혔다. 당시 코오롱생명과학 관계자는 “코오롱티슈진이 인보사케이주 성분 중 하나인 TC의 특성을 분석했던 2004년의 결과를 근거로 해당 TC가 연골세포에서 유래한 것으로 인지해왔다”면서 “최근 코오롱생명과학은 이 TC가 293유래세포로 최종 확인됐다는 사실을 코오롱티슈진으로부터 전달 받았다”고 설명했지만, 공시에 따르면 코오롱티슈진은 2017년 3월부터 해당 사실을 인지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해당 공시는 코오롱생명과학이 2018년 4월 일본 미쓰비시다나베파마제약과 체결한 인보사 기술수출 계약취소와 관련한 청구 소송 진행 중에 나왔다. 코오롱생명과학은 공시에서 “신청인(미쓰비시다나베 측)이 계약취소사유로 TC의 유래와 관련된 내용을 추가한다는 주장을 함에 따라, 코오롱티슈진에 확인요청했다”면서 “신청인의 주장이 국제상업회의소(ICC) 중재 과정에서 논의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 유저자치료제 인보사의 구성. 출처=코오롱생명과학

업계에서는 코오롱생명과학이 2년 전 세포 변경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임상 결과 서류 등을 변경하지 않고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시판허가를 받기 위해 이를 고의로 은폐한 것인지를 주목하고 있다. 식약처는 앞서 2017년 7월 인보사 판매를 허가 했다. 당시에는 인보사 TC가 293유래 세포가 아닌 연골유래세포로 알려졌었다.

업계 전문가는 “연구진은 이미 알고 있었다는 말이 돌았다”면서 “결국 밝혀졌다. 업계에 미치는 파장이 클수도 있겠지만, 코오롱 측에만 미치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해명에 나섰다. 코오롱생명과학 관계자는 “코오롱티슈진 관계자가 2년 전에 해당 사실을 확인할 수 있던 것은 팩트인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생산에 문제가 없음에 대해 집중하고 있을 때라 크게 주목하지 않았던 것 같다. 더 알아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식약처, 과학적 근거 자료 이달 14일까지 제출 명령…20일께 미국 실사

식약처는 인보사 사태와 관련한 조사를 강화하고 있다. 식약처는 7일 인보사에 대한 시험 검사 결과, 현지 실사 결과, 2017년 3월 코오롱티슈진이 변경된 성분을 인지한 시점 조사와 미국 식품의약국(FDA) 임상 중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행정처분 등을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식약처 관계자는 “최근 문제가 된 코오롱티슈진이 2017년 3월 주요 성분 중 하나가 앞서 제출된 것과 달리 293유래세포라는 점을 확인했다는 부분에 대해서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현지실사를 통해 철저히 확인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달 14일이 중요한 시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식약처는 세포가 바뀐 이유를 확인하기 위해 코오롱생명과학에 2액 주성분이 신장세포로 바뀐 경위와 그 과정을 입증하는 과학적 근거 자료 등을 제출할 것을 이달 14일까지 명령한 바 있다.

▲ 형질전환세포(TC)는 원천적으로 종양원성을 보유해 방사선 조사를 통해 세포의 기능을 없애야 한다. 출처=코오롱생명과학

식약처는 코오롱티슈진이 보유한 ‘마스터셀뱅크(MCB)’에 대해 미국에서 세포를 받아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최초 세포 중 신장세포에만 있는 유전자(gag·pol)의 검출여부 확인(PCR)을 위한 검사도 진행 중이다. 종양원성을 보유하고 있다고 논란이 되고 있는 2액 세포에 방사선을 쬔 후 세포의 증식력 등이 제거되는지 확인 중이다.

현지 실사도 이뤄진다. 식약처는 이달 20일께 인보사 개발사인 코오롱티슈진과 제조용세포주 제조소인 ‘우시’, 세포 은행 보관소인 ‘피셔’ 등에 방문해 세포가 바뀌게 된 경위에 대해 조사할 방침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인보사에 대한 전반적인 시험 검사 결과, 현지실사 결과 등에 대한 종합 결과가 나오는 즉시 최종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