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기 신도시와 중소규모 공급지는 총 30만가구 규모로 조성될 전망이다. 출처=국토교통부

[이코노믹리뷰=김진후 기자] 국토부가 ‘3기 신도시’의 추가 부지와 수도권 주택 공급의 윤곽이 드러났다. 2기 신도시는 물론 지난 2차 발표 때의 부지와 비교해 서울 접근성이 한층 높아진 입지가 선정되면서 해당 지역의 호평이 나온다. 반면 국토부가 2기 신도시의 교통대책에는 여전히 뒷전이라는 지적과 함께 경기도 지역의 ‘후분양제’가 어떤 역할을 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국토교통부는 7일 ‘3기 신도시’의 3차 공급부지를 발표했다. 약 11만가구 규모의 3차 발표 부지에는 고양 창릉, 부천 대장 등 5만가구가 포함됐다. 이밖에 서울·경기지역에서 중소규모 총 5만2000가구 등도 공급된다.

이번 발표는 지난 9.21 대책 당시 발표된 경기 동부권의 남양주 왕숙지구, 하남 교산지구, 경기 서부권의 인천 계양지구 등과 함께 동·서의 균형을 맞추려 했다는 설명이다.

국토부 측은 9.13 대책과 뒤이은 9.21 주택공급대책의 여파로 지난해 10월 이후 부동산 시장에서 하향 안정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2022년 이후 주택 공급기반 마련이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추가 공급대책을 내놓았다고 설명했다.

▲ 약 3만8000가구 규모의 고양시 창릉동 '창릉지구' 일원. 출처=카카오맵.

창릉, 대장 등 입지별 평가는?

고양 창릉지구는 고양시 창릉동, 용두동 일대의 총 813만㎡ 규모로, 수용 가구수는 약 3만8000가구다. 전체 가용면적의 40%인 135만㎡를 자족용지로 구성하고, 330만㎡는 호수공원과 녹지로 조성한다. 특히 녹지는 현재의 30사단 부지를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창릉지구의 인구를 수용할 교통대책으로는 ‘고양선’ 신설과 GTX, BRT 등이 거론된다. 서울시 도시철도망구축계획에 포함된 서부선과 연계한 ‘새절역’을 고양시청까지 연결해 이동성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또한 지구 내 3개의 역을 포함해 향동지구, 화정지구, 대곡역, 고양시청역까지 7개 역을 신설해 3호선, 경의중앙선, GTX 등을 연결한다. 지구 남측 화전역은 광역환승센터인 BRT로 조성해 접근성을 높일 계획이다. 이밖에 제2자유로 연결, 화랑로 확장, 수색로·월드컵로 입체화 등이 교통대책으로 제안됐다.

해당 지역은 지난해 계획 도면이 유출돼 한 차례 홍역을 겪은 곳이다. 김규철 공공주택추진단장은 “이번 발표 지역과 해당 지역은 약 40~50% 중첩된 곳”이라면서도 “후보지 검토과정에서 주택 수요와 지역교통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지자체 협의 후 최적지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S공인중개사는 “대체로 주민들도 환영하는 분위기이고, 보상문제는 아직 뒷일”이라면서 “가구수도 적당하고 무엇보다 서울에 바로 붙어있다는 게 입지적 장점”이라고 평가했다. 같은 지역 O공인중개사는 “서울 접근성이 가장 큰 매력 요인”이라면서 “예를 들면 서울과 같은 평수라고 하더라도 평당 최소 300만~400만원 정도, 30평 기준으로 치면 1억원 가까운 차이가 날텐데, 신혼부부라면 당연히 고려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해당 중개사는 “물론 시간이 걸리겠지만 계획된 지하철도 서울에서 두 정거장 거리이고, 버스로도 네 정거장이라, 억원대의 시세차를 감안하면 감수하고 들어오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 약 2만가구를 수용할 계획인 부천 대장동 등 '대장지구'. 출처=카카오맵.

이날 발표된 부지 가운데 두 번째로 큰 규모인 부천 대장지구는 부천시 대장동, 오정동 일대의 총 343만㎡ 규모로, 총 2만 가구를 수용할 전망이다. 가용면적의 39% 수준인 68만㎡를 자족용지로 활용하고, 공장이전적지 약 100만㎡를 공원녹지 등으로 조성할 방침이다.

부천 대장지구에는 ‘S-BRT’를 도입해 거주민의 이동성을 높일 전망이다. 공항철도, 5·9호선이 지나는 김포공항역과 7호선, GTX-B가 예정된 부천종합운동장역을 잇는 약 17.3km 길이의 S-BRT를 설치하는 내용이다. 이 가운데 계양지구와 부천종합운동장역 사이의 약 9.3km 구간도 신설된다. 국토부는 BRT와 GTX를 활용할 때 서울역까지 30분, 여의도까지 25분이 소요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계양IC와 광명~서울고속도로를 연결하는 ‘경명대로’와 소사로를 4차로로 신설·확장하고, 서운IC를 신설해 상습 정체구간을 개선할 계획이라고 국토부는 밝혔다.

해당 지역 D공인중개사는 “발표 이후로 현재 문의가 많이 와 사무실이 많이 바쁜 상황”이라면서 “일전에 벌말로 확장 얘기도 나왔고 BRT가 도입돼 교통망도 나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해당 중개사는 “계양신도시와 연계하면 꽤 큰 규모라 시장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구 남쪽 원종동의 S공인중개사는 “이곳과 가까운 곳에 신도시가 들어서면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여러모로 주민들도 움직일 것이고, 돈이 돌면 현재 경색된 부동산 시장도 활기를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해당 중개사는 “지하철 계획이 아직 없는 게 아쉽고, 공항 소음이 최소화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총 세 차례에 걸쳐 서울 지역에서도 중소부지 약 3만8000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출처=국토교통부.

전문가들, "2기 신도시도 챙겨야"

전문가들은 입지 자체에 대해선 높게 평가하면서도 2기 신도시 교통망 대책 등이 미비한 점을 이번 대책의 아쉬운 점으로 꼽았다.

권대중 명지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우선 고양 창릉지구는 일산이나 파주 운정지구보다 서울에 가까워 수요자들이 선호하는 지역이고, 부천 대장지구 역시 중동지구보다는 서울 접근성이 높아 그런대로 좋은 평가를 받을 것”이라면서도 “문제는 통상 3~4년 정도 걸리는 분양 시점이 ‘후분양제’ 등을 도입하려는 경기도 정책 기조 상 더 미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권대중 교수는 “나머지 5만2000가구 정도를 국공유지에서 공급할 계획인데, 이 부분의 시장 영향이 꽤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창동역과 사당역 역세권 등은 규모가 작지만 위치도 좋고 소위 ‘로또’가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부작용이 일어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회장(경인여대 교수)는 “2기 신도시보다 입지 상 매력이 높기 때문에 분양성이 더 뛰어날 것”으로 예측하면서도 “결국 이 사업들의 추진 속도와 분양 시점이 중요하다”고 꼬집었다. 서진형 회장은 “통상 3년 정도 후에 분양한다 손 치더라도, 그때까지 현재의 아파트 수요가 얼마나 유지될지는 지켜봐야 한다”면서 “지금보다 지연이 된다면 시장 환경이 급변할 경우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2기 신도시의 침체 국면과 교통망 구축에 대한 대책이 이번 발표에서도 빠진 것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서진형 회장은 “아무래도 새 부지의 입지가 2기 신도시보다 좋다보니 그 지역에 대한 성장성이나 교통 문제에 대한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고 말했다.

권대중 교수 역시 “검단신도시 등의 미분양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고, 지방 부동산 시장도 하강국면이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에 2기 신도시 교통대책과 병행해 추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이번 발표는 기존 주택시장이 아닌 분양시장을 기다리라는 시그널로, 무주택자 불안 심리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보면서 “공급확대 신호가 지속되면서 주택 시장 안정세 역시 이어질 개연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다만 낮은 분양가의 주택 쏠림 현상이 심화되면서, 가격경쟁력을 보유한 공공택지와 비공공택지의 양극화는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합리적인 분양가와 자족기능, 광역교통망 등 인프라 개선 속도가 성공의 열쇠”라면서 “장기적으로 기업이 안착할 수 있는 행정지원과 문화·교육·업무 집적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고양과 부천 등 주변지역의 미분양 문제가 남아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공급과잉 문제를 풀기 위한 공급시기 조율, 기존 지구와의 연계개발을 모색해야한다는 의견도 제안했다. 함영진 랩장은 “수십조원 규모의 토지 보상금이 부동산 시장에 유입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유동자금이 부동산 시장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토지보상 방식도 다양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