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동규 기자] 올해 반도체 시장이 생각보다 더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됐다. 시장조사·컨설팅 업체인 IHS마킷은 7일 “세계 반도체 시장이 올해 초부터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면서 “2019년 성장률을 10%포인트 이상 큰 폭으로 낮췄다”고 밝혔다.

▲ 반도체 매출 전망치. 출처=IHS마킷

IHS마킷에 따르면 올해 세계 반도체 시장의 매출은 전년대비 7.4%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2018년 4820억 달러 규모에서 2019년 4462억 달러 규모로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는 올해 반도체 시장이 2.9% 성장할 것이라 기대했던 작년 12월의 전망에서 크게 바뀐 것이다. IHS마킷은 “반도체 매출이 11% 가까이 급감했던 2009년 이래 연간 성장률 7.4% 감소라는 최악의 실적을 기록하게 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마이슨 로블즈 브루스(Myson Robles Bruce)IHS마킷 반도체 벨류체인 리서치 팀장은 “2018년 반도체 산업이 15%로 급성장한 뒤 2019년 초 많은 반도체 업체들이 올해에도 어느 정도 서장을 거둘 것이라 낙관했지만 급속도로 악화 중인 불황의 흐름을 보면서 이들의 자신감은 빠르게 우려로 바뀌고 있다”면서 “최근 데이터는 현재 반도체 산업이 10년 만에 최악의 불황기로 접어들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시장이 급작스럽게 침체한 이유는 수요가 점차 감소세에 접어든 데다가 1분기 재고량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IHS마킷은 “이로 인해 일부 반도체 부분이 크게 영향을 받았는데, 그중에서도 D램, 낸드플래시, 범용 마이크로프로세서(MPU), 32비트 마이크로컨트롤러(MCU)를 비롯해 아날로그 주문형 반도체(ASIC)가 가장 큰 피해를 본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들 모두 2019년 1분기 수익률이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하락을 면치 못했다”고 설명했다.

D램의 경우 평균 판매가(ASP) 급락 및 수요 약세를 기록하고 있어 2019년 매출 전망치가 크게 하향 조정됐다. 낸드플래시는 지속적인 과잉 공급이 심각한 가격 하락을 초래했다는 평가다.

성장세 급락을 맞이한 또 다른 부문은 로직 특정용도 반도체(ASSP)다. 휴대폰 시장이 로직 ASSP의 수요를 견인해왔는데, 현재 거의 포화상태에 이르러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반도체 시장 침체는 2분기까지 이어지다가 3분기부터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IHS마킷은 “올해 상반기 매출 급감으로 인해 2009년 이래 최악의 기록을 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시장이 3분기에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예상한다”면서 “SSD와 고사양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낸드 플래시 메모리 부문이 회복세를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노트북 PC와 데이터센터 서버에 사용되는 MPU 역시 반도체 매출이 회복세로 돌아서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IHS마킷은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