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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여담] 데이터센터 각에서 네이버 클라우드를 말하다?클라우드 존재감 눈길

[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최근 시총 1조 달러를 다시 기록한 마이크로소프트의 놀라운 실적에는 클라우드 경쟁력이 자리하고 있으며, 아마존의 AWS는 여전히 세계를 호령하고 있습니다. 구글 클라우드도 강인한 인프라를 바탕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습니다. 이는 클라우드 기반 게임인 스타디아의 야망이 잘 보여줍니다.

   
 

IaaS(Infrastructure as a Service), PaaS(Platform as a Service), SaaS(Software as a Service) 등 다양한 클라우드의 분류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각 플레이어들은 거칠게 충돌하는 분위기입니다.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의 강자들은 한국 시장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AWS는 이미 민간 시장에 진출해 서울 리전을 중심으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이미 국내 시장 점유율 40% 이상을 달성했다는 말이 나오는 가운데, 최근에는 공공 부문에서도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부산에 리전을 설치해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서고 있으며 구글 클라우드도 조만간 서울에 리전을 설치, 본격적인 시장 쟁탈전에 돌입할 분위기입니다. 오라클도 6월 국내에 리전을 설치합니다.

이에 맞서는 토종 클라우드 업체들도 움직이고 있습니다. 올해 금융 및 공공 클라우드 시장 개방이 예정된 가운데 공공 부문에서는 전통의 KT가 절대과점의 시장 점유율을 자랑하며 글로벌 사업자의 공습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민간에서는 SK C&C를 비롯해 다양한 플레이어들이 달리고 있으며 역시 KT도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네이버의 존재감에 집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NBP를 중심으로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하는 한편, 이를 통해 데이터 주권을 지키겠다고 밝혔습니다. 최근 춘천 데이터센터 각에서 열린 테크포럼을 통해 박원기 NBP 대표는 “클라우드 매출을 2배 이상 늘릴 것”이라면서 “중요한 클라우드 산업을 글로벌 사업자에 종속시킬 수 없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여기서 재미있는건, NBP가 테크포럼을 통해 클라우드 경쟁력을 강조하기 위한 무대로 데이터센터 각을 선택한 지점입니다. 많은 국내 언론들은 당시 테크포럼을 보도하며 데이터센터 각과 NBP의 클라우드 경쟁력을 함께 보도했는데, 이는 사실과 거리가 있습니다. 사실 데이터센터 각은 클라우드와 큰 관련이 없기 때문입니다.

   
▲ 데이터 센터 각이 보인다. 출처=네이버

데이터센터 각은 팔만대장경을 보관한 합천 해인사 장경‘각’에서 모티브를 딴 이름이며 2013년 6월부터 가동되고 있습니다. 그 존재이유는 방대한 오프라인 서버에 네이버의 데이터를 모으기 위함이지, 클라우드 인프라를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NBP의 클라우드 전략을 소개하며 그 핵심에 데이터센터 각이 있다는 일부 보도는 냉정하게 말해 틀렸다는 뜻입니다. 오히려 클라우드의 대척점에 있는 것이 데이터센터 각입니다.

아마 네이버가 클라우드 전략을 소개하며 장소를 데이터센터 각으로 정하면서 생긴 오해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네이버는 왜 클라우드 전략을 소개하며 데이터센터 각을 무대로 정했을까요? 네이버는 “데이터센터 각과 클라우드가 큰 관련이 없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일반 기자회견이 아닌, 정례적인 테크포럼을 준비하며 봄날을 맞아 강원도 춘천에 위치한 데이터센터 각을 정했다”고 말했습니다. 강원도 춘천은 봄날의 산책지로 안성맞춤이지요. 결론적으로 데이터센터 각과 클라우드는 큰 관련이 없으나, 봄날을 맞아 몸과 마음을 쇄신할 겸 춘천 데이터센터 각을 테크포럼의 장소로 낙점했다는 뜻입니다. 네이버는 “사실 박원기 대표와 기자들의 질의응답은 계획되지 않았는데 현장에서 벌어진 다양한 돌발이슈로 질의응답이 진행되기도 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네이버도 데이터센터 각에서 ‘클라우드’의 박 대표가 전면으로 등장하는 것에 부담을 느꼈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그러나, 데이터센터 각과 클라우드가 전혀 관련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네이버는 “정확한 비중을 밝힐 수 없지만 데이터센터 각 일부는 NBP 클라우드 인프라를 위해 작동하고 있다”면서 “추후 클라우드 비중을 넓혀 새로운 가능성을 타진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네이버가 단순히 날씨 때문이 아니라, 클라우드 테크포럼을 굳이 데이터센터 각에서 연 진짜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봅니다. 현재 용인에 전용 클라우드 데이터 센터 설립에 나서는 등 네이버는 클라우드 전반에 다양한 로드맵을 가동하고 있습니다. 그 연장선에서 클라우드의 대척점에 있는 데이터센터 각이 조금씩 클라우드 인프라로 변하는 순간을 은연중에 공개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생각합니다.

글을 맺으며 갑자기 드는 생각이 있습니다. 바로 데이터 주권입니다.

사실 데이터 주권이라는 말에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 초연결 시대를 맞아 모든 데이터가 ‘무(無)국경’의 시대로 돌입했고, 여기에 굳이 주권이라는 개념을 이입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필요하면 취하고, 나쁘면 버리면 그만입니다. 클라우드 업계의 고민이 더 이상 보안이 아니라 인재 확보에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러한 생각은 더욱 강해집니다. 그런 이유로 박 대표가 데이터센터 각에서 “데이터 주권”을 말한 것은, 글로벌 기업에 대한 역차별 논란을 겪은 네이버의 오래된 정서가 아닐까라는 생각도 듭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NBP는 성장해야 합니다. 데이터의 무국경 시대가 도래하는 상황은 막을 수 없는 대세라고 해도, 본연의 플랫폼 사업자 정체성은 여전하기 때문입니다. 그 연장선에서 네이버가 NBP를 통해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하는 것은 그 자체로 고무적입니다. 네이버가 ‘절대 선’은 아니지만, ICT 인프라의 기본에 한국의 네이버가 튼튼히 작동하는 것은 국내 ICT 인프라 업계에도 분명 고무적인 일이기 때문입니다. 올해 국내 클라우드 업계의 큰 시장이 예고되는 가운데, NBP의 거침없는 행보를 기대해봅니다.

*IT여담은 취재 도중 알게되는 소소한 내용을 편안하게 공유하는 곳입니다. 당장의 기사화는 어려워도 나름의 의미가 있는 지점에 집중합니다.

최진홍 기자  |  rgdsz@econovill.com  |  승인 2019.05.03  15: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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