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릴리가 전이성 유방암 치료제 '버제니오' 시판 허가를 획득했다. 버제니오 제품 모습. 출처=일라이릴리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한국릴리는 2일 호르몬 수용체 양성(HR+)과 사람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 음성(HER2-) 진행성 혹은 전이성 유방암 치료제 ‘버제니오(성분명 아베마시클립)’가 지난 1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국내 시판 허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식약처의 허가사항에 따르면 버제니오는 HR+/HER2- 진행성 혹은 전이성 유방암이 있는 폐경 후 여성의 치료를 위한 일차 내분비요법으로서 아로마타제 억제제와 병용요법, 또는 내분비 요법 후 질병이 진행된 HR+/HER2- 진행성 혹은 전이성 유방암 여성의 치료에 풀베스트란트와 병용요법으로 사용 가능하다.

버제니오는 세포분화와 성장에 관여하는 단백질인 사이클린 의존성 키나아제(CDK) 4/6을 선별적으로 억제해 암세포 증식을 막는 차세대 표적 치료제다. 현재까지 국내에 허가된 CDK4/6 억제제 중 유일하게 휴약기간 없이 매일 복용이 가능하며, 아로마타제 억제제 또는 풀베스트란트와 병용요법 시 1일 2회 식사와 관계없이 경구 복용하는 약제다.

서울대학교병원 혈액종양내과 임석아 교수는 “조기 유방암의 5년 상대생존율이 98.4%로 높은 것과 달리 전이성 유방암의 5년 상대생존율은 38.4%에 불과해 사회적, 의학적으로 미충족 요구가 여전히 높은 질환이며 HR+/HER2- 타입 환자가 전이성 유방암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이라고 설명했다.

버제니오는 여러 임상시험을 통해 효능과 안전성 프로파일을 확인했다. 한국을 포함한 22 개국에서 이전 유방암 치료를 받지 않은 폐경 후 여성 HR + /HER2 - 전이성 유방암 환자 493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MONARCH 3 연구결과, 버제니오와 아로마타제 억제제 병용 투여군의 무진행 생존기간(Progression Free Survival, PFS) 중간값이 28.18개월로 아로마타제 억제제 단독 투여군의 14.76개월 대비 2배 가량 길게 나타나 유의한 개선(p=0.000002)이 관찰되었다. 종양 감소를 의미하는 객관적 반응률(ORR)은 버제니오 병용 투여군에서 48.2%로 나타나 아로마타제 억제제 단독 투여군 34.5% 대비 유의미(p=0.002)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치료제는 또 내분비요법으로 치료 받은 경험이 있는 HR+/HER- 진행성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유효성과 안전성을 비교한 MONARCH 2 연구결과에 따르면, 버제니오/풀베스트란트 병용 투여군의 무진행 생존기간 중간값은 16.4개월로 풀베스트란트 단독 투여군의 9.3개월 대비 유의미한 연장(p<0.001)을 보였으며, 객관적 반응률은 35.2%로 풀베스트란트 단독 투여군의 16.1% 대비 유의하게 높았다(p<0.001).

한편 버제니오 복용 후 빈번한 이상반응으로는 설사, 호중구 감소증, 피로, 감염, 오심, 복통, 빈혈, 구토, 탈모, 식욕 감소 등이 보고됐다.

서울대학교병원 혈액종양내과 임석아 교수는 “두 연구의 하위 분석 결과를 살펴보면, 진행성 유방암 중 간 전이, 높은 종양 등급, 짧은 재발 기간(treatment-free interval) 등 좋지 않은 예후 인자를 가진 환자군에서 개선 효과가 더욱 뚜렷한 경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한편, 버제니오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신속심사’ 대상과 ‘혁신 치료제(Breakthrough Therapy)’로 지정 받아 2017년 9월 시판을 승인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