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을 호령하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행보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중국발(發) 위기가 고조되며 점유율과 수익성 모두 낙관하기 어렵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전반의 수출 전선에도 이상기류가 감도는 가운데, 국내 스마트폰 시장의 새로운 미래를 개척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삼성전자의 갤럭시S10이 가동되고 있다. 출처=삼성전자

삼성 아슬아슬 1위...중저가 탄력 받을까
2일 업계 등에 따르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최강자 삼성전자의 최근 성장 동력이 주춤하고 있다. 올해 1분기 고무적인 성과를 냈으나 전체 점유율 측면에서는 화웨이로 대표되는 중국 제조업체의 추격에 흔들리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전반적인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삼성전자는 1분기 매출 52조4000억원, 영업이익 6조2000억원을 기록한 가운데 IM부문에서 매출 27조2000억원, 영업이익 2조2700억원을 올렸다. 반도체 부문의 실적이 크게 하락했으나 스마트폰을 책임지는 IM부문은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전년 동기 IM부문 영업이익 3조7700억원과 비교하면 무려 40%나 하락했다. 큰 틀에서는 성장 동력이 약화됐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갤럭시S10이 선방했으나 중저가 라인업이 생각보다 강렬한 존재감을 남기는 것에 실패했다는 평가다. 그 결과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크게 하락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7180만대를 출하해 점유율 21.7%로 1위를 유지했으나 전년 동기 7820만대와 비교하면 점유율이 약 8%p 떨어졌다. 전작인 갤럭시S9보다 갤럭시S10이 더 높은 판매고를 올린 것으로 추정되지만, 중저가 라인업이 의미있는 점유율 확대에 성공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중국 제조업체의 반격이 거세지고 있는 대목이 문제다.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화웨이는 17.9%의 점유율로 2위를 지켰으며, 화웨이는 지난해 2위를 유지하던 13.0%의 애플을 압도하며 삼성전자와의 격차를 빠르게 줄이는 모양새다. 샤오미는 8.3%의 점유율로 4위, 오포는 7.7%의 점유율로 5위다. 1분기 기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톱5 중 중국 제조업체 3개가 이름을 올린 가운데, 이들의 점유율을 더하면 34%에 육박한다.

중국 제조업체들은 자국 시장에서의 성장을 바탕으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집계한 중국 스마트폰 시장 판매량 상위 10대 모델에 따르면 애플 아이폰 모델 2종을 제외하고 모든 모델이 중국 제조업체 모델이다. 특히 오포는 1위를 비롯해 톱10에 무려 5개의 모델을 올려 눈길을 끈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판매량 상위 10대 모델에는 삼성전자의 갤럭시 모델 3종, 애플 아이폰 모델 6종이 이름을 올렸으나 중국 스마트폰 시장은 오포를 비롯한 자국 제조업체의 천국이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10을 중심으로 갤럭시 폴드 등 다양한 기회를 통해 새로운 트렌드를 선도하는 한편, 중저가 라인업을 중심으로 플랜B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희망은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에 따르면 떠오르는 신진 스마트폰 시장 중 가장 중요한 격전지인 인도에서 삼성전자의 '한 방'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 고동진 사장이 인도에서 갤럭시S10을 공개하고 있다. 출처=삼성전자

삼성전자는 1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720만대를 출시해 점유율 22.7%를 기록했고 1위 샤오미는 960만대를 출하해 점유율 30.1%를 달리고 있다. 갤럭시M 등을 위시한 삼성전자의 중저가 라인업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리면, 인도에서 1위를 재탈환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그 여세를 몰아 중저가 라인업 집중에 매진한다면 올해 점유율 측면에서 안정적인 선방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5G 정국을 적절하게 활용하면서 갤럭시 폴드 출시 연기 등 기민한 상황 대처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 LG전자 하이퐁 공장 전경이 보인다. 출처=LG전자

혼돈의 LG전자
LG전자 스마트폰은 끝을 모르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LG전자는 올해 1분기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가 매출 5조4659억원, 영업이익 7276억원을 달성했고 TV를 담당하는 HE사업본부는 매출 4조237억원, 영업이익 3465억원을 기록했다. 모두 안정적이다. 다만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는 매출 1조5104억원, 영업손실 2035억원을 기록했다. 전 분기 영업적자 폭이 다소 줄었으나 이번에 다시 늘어난 셈이다.

LG전자는 최근 창원 공장을 해외로 이전하는 초강수를 통해 원가 절감에 나서기도 했다.

실제로 LG전자는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사후지원을 통해 믿고 오래 쓸 수 있는 스마트폰 브랜드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LG전자는 “하이퐁, 평택, 창원 등 생산거점의 생산시설과 인력을 재배치해 생산 효율성을 높이고 글로벌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로 했다”면서 “스마트폰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침체되어 있는 가운데, 스마트폰 사업의 수익성을 개선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2014년 준공된 하이퐁 스마트폰 공장은 연간 600만 대 생산 능력을 바탕으로 베트남 내수 및 수출용 중저가 제품을 주로 생산해 왔다. 이번 재배치에 따라 연간 생산 능력이 1100만 대로 증가되는 하이퐁 스마트폰 공장은 올 하반기에 본격 가동한다.

평택 사업장은 글로벌 스마트폰 생산 전략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올해 안에 생산라인 이전과 인력 재배치를 마치고 양산성 검증 및 효율성 확보에 주력한다. LG전자는 평택 생산 인력 750여 명을 생활가전제품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 창원 사업장으로 재배치해 생활가전 물동 증가에 대응한다. H&A사업본부는 공기청정기, 건조기 등 신가전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공급망을 갖춘다.

5G 전략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퀄컴과의 부품 수급 문제로 LG V50 씽큐 가동이 늦어지는 상황에서, 초반 시장 선점에 어려움이 예고되고 있다.

LG전자 스마트폰의 고난이 이어지고 있으나 플랫폼화 및 모듈화 전략, 원가절감 등을 통한 사업구조 개선은 지속되고 있다. 5G를 기점으로 다양한 초연결 생태계를 창출하려면 스마트폰 경쟁력이 존재해야 하며, LG전자는 그 연장선에서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하며 활로를 뚫겠다는 각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