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캐릭터가 달라도 너무 다른 주인공 경찰들, 세상 나쁜 악당들의 강력범죄, 여기에 분노하는 경찰들이 각자의 다른 성격으로 고전하다 결국 의기투합해서 악당들을 일망타진. 그리고 영화 중간 중간에 던져지는 우리 사회를 향한 메시지. 여기까지 나열된 특징으로 이것이 어떤 한국 영화의 구성인지 맞춰보자. 장담하건대 답을 찾기가 어려울 것이다. 왜냐? 이런 영화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과거 <투캅스>가 그랬고 <공공의 적> 시리즈가 그랬고 가깝게는 1600만 관객을 불러들이며 역대 박스오피스 2위에 올라있는 영화 <극한직업>의 구성이다. 이 영화들에게는 또 공통점이 있다. 바로 우리나라 관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작품들이라는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영화 <걸캅스>도 우리나라 관객들이 경찰 수사활극 영화에 기대하는 많은 요소들이 들어 있다. 

영화는 과거 ‘범인 잘 잡는’ 여성 형사로 이름을 날렸지만 지금은 경찰서에서 사건 접수 사무를 보는 주무관으로 일하는 박미영(라미란)과 불의를 보면 못 참는 현직 형사이자 미영의 시동생인 조지혜(이성경)가 우연히 한 여대생의 교통사고 사건을 목격하면서 사건의 배경에 있는 범죄 조직을 쫓는 과정을 그려냈다. 

<걸캅스>는 라미란이라는 배우가 그간 쌓아온 연기의 역량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어느 장면에서는 코믹으로 또 어느 장면에서는 그만의 카리스마가 폴폴 풍기는 진지함으로 관객들을 ‘들었다 놨다’ 한다. 배우 이성경은 이 영화가 전하려고 하는 ‘여성 차별’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한다. 이 작품에서 의외의 발견은 바로 전설의 K-POP 걸그룹 ‘소녀시대’ 멤버 출신 배우 최수영의 가능성이다. 대배우인 라미란과 함께 영화 내에서 굉장히 호흡이 빠른 코믹 연기를 주고 받아치고 하는 역량이 예사롭지 않다. 앞으로 더 많은 작품에서의 활약이 기대되는 배우인 듯하다.

영화의 제목에서부터 영화는 여성을 향한 편견어린 시선과 차별에 대한 불만의 메시지를 계속 전한다. 수사활극 특유의 유쾌한 분위기와 권선징악의 서사구조에 맞춰서 <걸캅스>는 이상의 메시지를 다양한 방법으로 잘 전달한다. 

<극한직업>이 그랬던 것처럼 <걸캅스>도 영화 내내 재기발랄한 웃음 포인트가 많다. 화면전환, 호흡이 빠른 대사의 교환 그리고 다양한 카메오 배우들까지. 극중에 등장하는 여러 카메오 배우들과 주연배우들의 묘한 관계를 떠올리면 영화의 재미는 배가 될 수 있다.

정리하자면 <걸캅스>는 즐겁게 웃는 가운데 우리 사회의 한 가지 문제점에 대해 공감할 수 있는 여유를 제공하는 그런 영화라고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