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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각진의 중년톡 ‘뒤돌아보는 시선’] "길을 건너갑니다!“
   

산불이 휩쓸고 지나간 동해 지역을 지난 주에 오래된 친구들과 1박2일로 다녀왔습니다.

무슨 행동을 하던 싫은 소리 없이 그저 보듬고, 챙겨주는 사이,

그래서 오래된 친구들이 좋은가 봅니다.

그 모임에서 가장 거구이면서도 활기차고, 재미있으며 화통하기까지 해서

누구보다 건강해보였던 친구가 함께 하지 못했습니다.

암이 발병했고, 성인병 몇 가지가 겹쳐 치료와 함께, 식이요법을 하고 있어서죠.

사십 오년 전, 뭘 모르던 고1 까까머리 때 만나 나이 들어서도 같이 모여 살자고

다짐들을 한 사이라 그랬을까요?

다른 때 같으면 왁자지껄 했을 텐데 다들 침울해하고, 착잡해했습니다.

같이 못한 그 친구가 제일 약 오를 거라고 애써 분위기를 살려보았지만, 역부족이었습니다.

공교롭게 동해안의 구름 낀 하늘이 일정 내내 지속되었는데,

우리들의 처진 마음 같았습니다.

개인적으로 금년 들어 허리와 목 부위가 아파서 계속 고통 받고 있습니다.

진찰 결과 경미한 허리 디스크와 목 디스크로 현 단계에서는 운동과 약간의 약으로

넘어가자고 의사가 권합니다. 직업병의 결과라고 내 스스로에게 투덜거리지만,

꾸준한 운동 등으로 극복해야할 일임을 알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이빨이 하나 부러져,

임플란트를 앞두고 치료받고 있습니다. 이 또한 먼 일이자 남의 일이라 생각했었는데,

어느새 내 몫이 된 겁니다.

말 할 때 적절한 용어 선택에 종종 어려움을 겪기도 합니다.

아직도 성숙한 어른으로 더 성장해야 하는데, 몸도, 마음도 쪼그라들고, 증발되는 것 같아

봄 날씨와 다르게 마음이 가라앉음을 느끼게 됩니다.

최근 어느 할머니의 수기를 보았습니다.

구십 가까이 되신 분인데, 매우 열려있는 분 같았습니다.

자녀들을 출가시키고 건강, 경제, 취미 등에서 독립적인 어른이 되어 자녀들에게

부담이 되거나 의지하지 않겠다고 마음먹고 멋있게 한 세대를 넘어왔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고령이 되어 어쩔 수 없이

자녀들에게 일정 부분 의지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 되었습니다.

할머니는 다시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그것은 바로 한 자식한테 부담이 쏠리지 않게 신경을 쓴다는 겁니다.

착한 자식, 정 많은 자식, 가까이 사는 자식만 고생시키지 않도록 하겠다는 거죠.

많은 생각에 잠겼을 할머니의 마음을 보니,

숙연해지고, 마음이 먹먹해집니다.

내 자신도 나와 주변에서 일어나는 여러 일들을 보면 경계에 서있는 듯합니다.

그 할머니가 지금 이 순간에도 지혜를 발휘하듯,

나도 더 생각하고, 성장을 계속 해야겠습니다.

다가올 날들을 기대하며, 발걸음을 옮겨 길을 건너가야겠습니다.

오각진 기업인/오화통 작가  |  expert@econovill.com  |  승인 2019.04.29  15:5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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