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래드 피트(가운데)가 이끄는 파이트클럽의 첫번째 규칙은 입소문을 내지 말라는 것이다. 이 규칙이 오히려 클럽의 신비감과 신뢰성을 높이면서 급속한 성장을 가져온다. 출처=영화장면 캡춰

돈 한 푼 안쓰고 입소문 만으로 사업을 확 키울 방법이 없을까? 마케팅 대가로 꼽히는 세스 고딘의 신간 <마케팅이다>에는 입소문 관련 ‘멧캘프의 법칙’이 작용된 사례들이 나온다.

로버트 멧캘프(Robert Metcalfe.73)는 LAN의 근간이 된 이더넷(Ethernet)을 공동개발하고 3Com사를 공동창립한 미국 텍사스대 교수다. 그가 제시한 법칙은 네트워크 기술을 사용하는 사용자의 증가율이 어느 임계 지점에 도달하면, 그 시점부터 비용의 증가는 일정한데도 유용성(가치)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는 것이다.

세스 고딘은 멧캘프의 법칙이 입소문에도 작동된다고 강조한다. 관건은 가장 먼저 사람들이 주위사람들에게 소문내고 싶어서 입이 근질근질할 정도의 탁월한 '스토리'를 만들어 내는 것.

세스 고딘은 대표적 사례로서 영화 <파이트클럽(the Fight Club)>을 소개한다. 브래드 피트와 에드워드 노튼이 나오는 영화 속 '파이트 클럽'은 말 그대로 주먹으로 치고받는 모임이다. 처음에는 목적이 없었다. 하지만 클럽은 급속도로 커지면서 집단화된다. 나중에는 물질문명을 혐오하며 기성 사회체제를 부수려는 군대형 조직으로까지 발전한다.

세스 고딘에 따르면, 파이트 클럽을 키운 마케팅기법은 '입소문'이었고, 입소문의 동력이 된 스토리는 바로 '입소문을 내지 말라는 규칙'이었다. 파이트 클럽의 규칙은 모두 8가지다. 그중 첫번째가 ‘파이트 클럽에 대해 절대 말하지 않는다(You do not talk about the Fight Club.)’이다. 두번째 규칙도 동일하다.

세스 고딘은 “만약 파이트 클럽에 적합한 세계관을 가진 인물이라면 이 비밀스런 첫번 째 규칙을 전해 듣자마자, 마치 초대장을 받은 느낌이 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나머지 규칙들도 소문을 들은 반항아들의 피를 끓게 했을 법하다. △싸움은 1대 1로만 한다. △한 번에 한 판만 벌인다. △ 싸울 수 있을 때까지 싸운다. △여기 처음 온 사람은 반드시 싸운다.

한편, 20년전인 1999년 국내 개봉된 데이빗 핀처 감독의 <파이트클럽>은 흥행에 참패했다. 당시 관객수는 1만6000명에 불과했다. 시대를 너무 앞서간 것일까. 이 영화는 이후 DVD나 케이블, IPTV, 동영상으로 더 많은 국내 관객을 만날 수 있었다. 물론 ‘입소문’ 덕분이었다.